김정현B
[The Psychology Times=김정현B ]
숏폼이란?
SNS를 사용하면서 숏츠, 릴스, 틱톡 등을 한번도 안 본 사람이 있을까? 이른바 ‘숏폼 콘텐츠’라고 불리는 짧은 형식의 이런 동영상 콘텐츠는,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한 번만 본 사람도 없을 것이다.
2016년 등장한 동영상 플랫폼 ‘틱톡’은 짧은 동영상 형식이라는 특징을 갖고 무섭게 성장했고, 다른 SNS에서도 숏폼 콘텐츠를 시작했다. ‘유튜브’에서는 ‘유튜브 쇼츠’를, 인스타그램에서는 ‘릴스’ 기능을 추가했다. 한국에서는 가수의 춤을 따라 추는 ‘챌린지’라는 숏폼 콘텐츠를 통해 숏폼 콘텐츠가 대중적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내 플랫폼인 네이버에서도 이런 대세에 맞춰 숏폼 크리에이터 공모전을 열었다.
숏폼 콘텐츠의 이런 엄청난 인기와 달리,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중국은 틱톡이 개발된 나라인 만큼, 숏폼 콘텐츠가 엄청난 인기지만, 어린이의 중독을 방지하기 위해 숏폼 콘텐츠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런 규제의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숏폼 콘텐츠가 만들어 내는 ‘도파민’ 때문이다.
숏폼, 도파민, 그리고 팝콘 브레인(Popcorn brain)
우리 뇌는 즐거움을 느낄 때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을 생성한다. 도파민은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것으로, 즐거움을 느껴 행동을 반복하는 동기를 만든다. 이것을 담당하는 곳이 뇌의 ‘보상회로(복측피개 영역의 도파민이 중격측자핵과 전전두엽피질로 도파민을 분비하는 과정)’다.
문제는 숏폼 콘텐츠를 소비할 때 도파민이 활성화되는 것이다. 숏폼 콘텐츠를 통해 도파민이 자주 활성화. 되면, 도파민 역치가 높아져 작은 자극으로 도파민이 활성화되지 않고 더 강한 자극을 찾게 된다. 이것은 마치 도박이나 마약 중독을 만드는 도파민의 과잉 활성화와 비슷하다.
또한 숏폼 콘텐츠는 그 특성이 마치 도박의 슬롯머신과 유사하다. 심지어 그 효과는 더 치명적이다. 숏폼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은 손가락만 움직이는 최소한의 노력을 통해 도파민을 생성해 낼 수 있다. 슬롯머신은 돈을 잃지만, 숏폼 콘텐츠는. 시간을 소비하는 것 외에 특별한 손해가 발생하지 않아, 손해를 본다는 체감이 쉽게 들지 않는다. 그리고 이것은 조작적. 조건형성 원리에 의해 강화된다. 모든 숏폼 콘텐츠가 모두 재밌지는 않다. 그러나 예측할 수 없는 재미가 주어지면서, ‘부분(간헐적) 강화 계획’이 이루어진다. 마치 슬롯머신에서 당첨되는 것과 같다. 이렇게 부분 강화 계획이 이루어진 뇌는. 도박 중독자들이 슬롯머신을 계속 작동하는 것처럼 계속 숏폼을 소비하게 된다.
그리고 숏폼 콘텐츠의 중독은 뇌 구조까지 영향을 바꾼다. 인터넷 장시간 사용자의 뇌를 촬영한 MRI 영상을 분석한. 결과 회백질의 크기는 줄어들고 백질의 크기는 증가했다. 백질의 과잉 성장은 감정 조절, 의사 결정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자극의 질이 떨어지게 한다. 이렇게 변형된 뇌 구조를 일컫는 것이 팝콘 브레인(Popcorn brain)이다. 팝콘이 터지듯 강렬하고 즉각적인 현상에만 반응한다는 의미에서 이름 지어졌다.
팝콘 브레인(Popcorn brain). 스스로 지켜야 한다.
인터넷이 활성화된 뒤로 인터넷에 대한 중독 우려는 항상 존재했다. 최근 숏폼 콘텐츠를 두고 우려하는 뇌가 강렬한 자극에만 반응하는 현상을 말하는 ‘팝콘 브레인’ 현상도 사실 2011년에 제시된 개념이다. 이런 문제와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은 현대인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팝콘 브레인을 대처하는 방법으로 CNN이 제안한 ‘온라인 생활 기록’, ‘제한 시간 설정’ 등 여러 방법이 제시됐다. 그러나 이것은 인터넷과 온라인 생활에 관련된 대처 방법이다. 숏폼 콘텐츠는 유행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위험성과 대처에 대한 논의가 많지 않다. 하지만 숏폼 콘텐츠는 이미 유행하는, 영향력을 가진 매체가 됐다. 그렇기 때문에 숏폼 콘텐츠에 대한 위험과 대처가 관심 있게 연구될 필요가 있고, 그 전에 자극적인 콘텐츠로부터 스스로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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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David A. Lieberman. 김기중, 박영신, 장미숙, 정윤재. (2013). 학습과 기억. 교육과학사.
David G. Myers, C. Nathan DeWall. 신현정, 김비아. (2016). 마이어스의 심리학개론, 제11판. 시그마프레스.
Rafee Shameer, Killeen Ronan P ,Tubridy Niall. "'Popcorn' in the Brain: A Cause for Confusion" The American journal of medicine : 216-217.’
CNN, Does life online give you ‘popcorn brain’?. (2011).
URL: http://edition.cnn.com/2011/HEALTH/06/23/tech.popcorn.brain.ep/index.html
네이버 지식백과, 시사상식 사전. 팝콘 브레인.
URL: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932795&cid=43667&categoryId=43667
네이버 지식백과, KISTI의 과학향기 칼럼. 더 큰 자극에만 반응하는 ‘팝콘 브레인’.
URL: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409096&cid=60335&categoryId=60335
어린이 조선일보, 왜 중독되나 했더니… 보상 회로와 도파민 너희 때문이었어! (2022).
URL: http://kid.chosun.com/site/data/html_dir/2022/10/25/2022102503021.html
한국일보 라이프, 숏폼이 감춘 진실… “벙으로 돈 버는 산업, 중독뿐” [터치유]. (2023).
URL: https://m.hankookilbo.com/News/Read/A2023042009530004282
헬스 경향, “숏폼 중독 ‘팝콘 브레인’만든다”. (2023).
URL: https://www.k-health.com/news/articleView.html?idxno=63389
연합뉴스, 틱톡 중국버전, 14세 이하 하루 이용시간 40분 제한.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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