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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현은정 ]



이미지 출처 : PxHere 


임금이 말했다.



“혹시라도 동궁이 밖으로 마음을 쏟을까 걱정이오. 글공부가 지금 어느 정도 되었소?” 정술조가 답했다. “보통 사람 집에 비교하자면 열너댓 살 된 아이라도 거의 따라잡지 못할 것입니다. 삼가 동궁의 자질이 영특하고 총명함을 보건대 참으로 우리나라의 한없는 복입니다.” 임금이 말했다. “내 앞에서는 이처럼 칭찬해도 마땅하지만, 동궁이 있는 앞에서는 이처럼 칭찬할 필요가 없소.” 정술조가 말했다. “임금님의 가르침이 당연합니다. 전하의 앞에서는 비록 실상대로 아뢰지만, 동궁의 앞에서는 늘 더욱 힘쓰라는 말로 아룁니다. 어찌 감히 찬미하는 말을 하겠습니까?” 임금이 말했다. “그렇지만 칭찬할 만한 점은 칭찬하지 않을 수도 없소이다. “여기의 임금은 영조이고 동궁은 훗날 정조가 되는 세손 이산이다. (김연봉, 2009)

 

정조는 어려서부터 총명해서 영조가 늘 흐뭇하게 여겼다. 글을 보면 영조가 정조를 칭찬해 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자제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칭찬의 교육적 효과는 널리 알려져 있다. (김연봉, 2009)

 



그렇다면 왜 영조는 정조를 칭찬한 걸 자제한 것일까?


 

영조는 자신의 칭찬 때문에 정조가 자만심에 빠져 타고난 역량만큼 발전하지 못할 것을 걱정한 것이다.

영조의 생각처럼 칭찬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칭찬이 아이에게 끼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활발히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다. 주목할 연구로는 캐럴 드웩 미국 연구팀이 연구가 있다. 캐럴 드웩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팀은 10년 동안 뉴욕의 20개 초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칭찬의 효과를 연구했다. 검사를 마칠 때마다 연구자들은 한쪽 집단엔 똑똑하다는 칭찬을, 또 다른 집단에는 열심히 했다는 노력에 대해 칭찬을 해줬다. 


이후에 연구를 진행했을 때 노력을 칭찬받은 아이들 90%가 더 어려운 문제를 선택했다. 반면에 지능을 칭찬받은 쪽은 대부분 쉬운 문제를 택했다. 지능을 칭찬받은, 소위 말하는 ‘똑똑한’ 아이들이 오히려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캐럴 드웩은 결과를 이렇게 설명한다. “아이에게 지능을 칭찬해 주면 자신이 도전해야 할 시험이 ‘똑똑하게 보이기’가 되므로 실수할 수도 있는 모험에 나서지 않는다.” 이를 통해서 아이의 지능을 칭찬하는 건 아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칭찬은 초등학생만이 아닌 유치원생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유치원에서 이루어지는 칭찬은 유아, 교사, 다른 성인에 의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유치원에서 유아에게 칭찬은 긍정적인 의미에서 표출하기도 하였지만 때로는 권력관계로서의 보이지 않는 힘이 적용되는 부정적인 칭찬의 맥락도 있을 수 있다(서현, 서경의, 2015). 이는 유아와 교사가 주도하는 칭찬의 기능은 유아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지만 부정적인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는 다른 측면을 보여주는 결과이다(서현, 서경의, 2015).


특히 유아의 활동과 결과에 대하여 강화 즉, 다양한 표정, 언어적인 표현, 신체적인 접촉을 하는 과정은 유아들에게 자발적인 학습 동기를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비슷한 시사점을 둔다(서현, 서경의, 2015). 하지만 유아에게 평가의 의미가 담긴 칭찬은 유아에게 불안감을 느끼게 하며, 유아를 수동적이며 의지력이 약한 주체로 전락시키는 위험한 칭찬이라고 명명하는 만큼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서현, 서경의, 2015).

 

많은 사람들이 칭찬을 좋은 뜻으로 할 것이다. 나도 어린이들에게 좋은 뜻으로 칭찬을 많이 하는 편이다. 하지만 내 칭찬이 어린이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쳤을 거라 생각하니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든다. 앞으로는 내 칭찬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 생각하며 칭찬을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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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김영봉, '칭찬의 양면', 월간 샘터 , 2009

서현, 서경희, '유치원 유아에게 이루어지는 칭찬 특성에 관한 질적 연구: 대상과 기능을 중심으로', 한국어린이미디어학회, 2015, 354-361

한겨레, [Website], 2009, 칭찬은 때로 아이를 병들게 한다 

https://www.hani.co.kr/arti/culture/book/39019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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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10-11 08:4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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