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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그거, 나만 불편해?" -답정너야 물렀거라(2)- - 은근한 잘난 척, 조각조각 파헤치기 2편
  • 기사등록 2023-10-04 21:4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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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김민지 ]


PIXABAY


case 1. 좋아요 수 엄청 신경 쓰면서쿨한 척하는 친구

case 2. 아무도 안 물어봤는데애인에게 사랑받고 있음을 어필하는 회사 동료

case 3. 연애할 마음 없었는데상대가 너무 매달려서 받아줬다고 자랑하듯이 말하는 후배

case 4. 아파서 시험공부 전혀 못 했다더니, 매번 장학금 타 가는 동기

case 5. 남들 입에서 예쁘다는 말이 나올 때까지, 못생겼다며 스스로 자학하는 척하는 선배

 

오늘도 이들의 ‘은근한 잘난 척’에 누군가는 고통받는다.

능력도 없는데 잘난 척하고, 소위 말하는 ‘답정너’ 짓을 일삼는 그들!

타인의 일상을 피곤하게 만드는 이 사람들, 도대체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일까?

 

 

※ 이 주제는 총 2편으로 나누어져 작성되었으며, 이번 글은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잘난 척이 짜증 나는 다섯 가지 경우’ 중 case4~case5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CASE 4 : “나 공부 아예 안 했는데 어떡하지?”

 

 

가끔 만나는 모임에서 골프 같은 스포츠를 즐길 때, 친구들끼리 피시방에서 게임을 할 때. 즉, 뭔가 경쟁을 하는 상황이 되면 무조건 본인의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미숙함을 거듭 언급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른바, ‘핸디캡’ 어필을 하는 것이다. 

 

핸디캡 어필이란, 자신이 성공할 수 없을 것, 그리고 그 때문에 상처받고 좌절하지 않기 위해 들어두는 스스로를 위한 보험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핸디캡 어필이 가장 난무하는 상황을 꼽으라면 단연 시험 기간이다. 열심히 공부했다고 했는데 결과가 좋지 못하면 머리가 나쁘다는 인식만 주게 되는 것이 싫은 사람들은, 괜스레 “나 공부 못했는데 큰일 났다”라는 한 마디씩을 얹는 것이다. 어찌 되었든 타당한 변명거리가 생겼기 때문에, 그들은 결과에 상관없이 타인에게 무능하다고 낙인찍히지 않을 수 있다. 

 

이 '핸디캡 어필'에서 좀 더 나아간 것이 바로 심리학에서 말하는 ‘셀프 핸디캡핑’이 된다. 자기 제시의 일종으로 불리는 셀프 핸디캡핑은, 남에게 특정한 인상을 주기 위해서 스스로에 대한 정보를 조절하고 전달하는 행동, 즉 ‘나는 이렇게 보이고 싶다’라는 생각이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셀프 핸디캡핑을 통해 사람들은 자기 제시를 하곤 한다. 예를 들어 본인이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존재할 때, 스스로 핸디캡을 주장하거나 만들어냄으로써 평가 저하나 인상 악화를 예방하려 하는 경우가 바로 그것이다.

 



 

 CASE 5 : “나는 왜 이렇게 못생겼을까”

 

 

주로 ‘어필’을 생각하면 자랑을 하는 경우를 떠올리지만, 반드시 그런 경우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개중에는 자학적인 유형들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분위기 자체를 띄워주는 센스 있는 자학은, 그런 어필을 통해 모두에게 웃음을 선사할 수 있겠지만, 분명 웃을 수 없는 상황이 조성되는 경우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주변을 살펴보면 꼭 한 명쯤은, “난 못생긴 것 같아”, "나 못생겼지?"라며 본인의 사진을 SNS에 올리고, 타인들에게 보내거나 하며 의견을 묻는 사람들이 있다. 왜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일까? 단순하다. ‘그렇지 않다’라는 답변을 듣기 위해서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누군가가 비관을 하고 있다면 그 사람에게 “그렇지 않아”라며 격려를 해주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이 내뱉는 말이 사실에 기반해 있지 않더라도, 일단 당장은 앞에 있는 사람을 위한 어떠한 말이라도 덧붙여 주고 싶어진다. 빨리 어색한 분위기를 해소하고 싶고, 그렇기에 필요 이상으로 격려의 말을 한다. 

이러한 보편적인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하여 동정심을 유발한 말을 꺼내면서, ‘불쌍한 사람’ 어필을 하는 것이 이 ‘답정너’들의 작전이다. 결국 이들이 듣고 싶은 말은 정해져 있으나, 그 말을 타인의 입으로 직접 듣기 위해 일부러 자학적인 말을 하는 것이다. 

 

이 답정너들은 때로, 기가 죽고, 풀 죽은 모습을 보이면서 자신보다 우위에 있는 대상을 언급한다. 그리고 그 비교 대상과 스스로를 끊임없이 비교하고, 자기 비하를 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상대방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더 나아가서, 자신이 힘들거나 충격받은 상황을 강조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결국 타인에게 격려를 받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응석을 받아줘야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짜증스럽고 스트레스가 쌓이는 상황일 뿐이다. 그들이 자학을 하는 그 순간에는 동정심이 일어 공감을 해주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단순한 허세나 자랑보다도 듣는 이를 피곤하게 만들곤 한다. 

 

이들이 이런 식으로 동정심을 유발하면서 ‘나는 불쌍한 사람이야’라는 어필을 하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아무도 차마 그것을 대놓고 꼬집어 줄 수는 없다. 만들어진 상황과 분위기가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들 알면서도 격려를 해 주고, 응석을 받아주고, ‘정해진 답을 해’ 준다.

 




“너는 너, 나는 나”

 

 

보여주기 위해 누군가에게 행복을 자랑하지 말자. 

하트 수가 적다고 해서, 팔로워가 적다고 해서 인생에 실패한 것도 아닌데 괜히 남과 비교하며 불행을 자처하지 말자.

스스로 비참해지려 애쓰지 말자.

남은 남이고, 나는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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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에노모토 히로아키. (2018). 은근한 잘난 척에 교양 있게 대처하는 법. 매일경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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