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연
[The Psychology Times=김나연 ]
한때 전 세계를 휩쓸었던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을 보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같은 놀이가 등장한다. '오징어 게임' 이외에도 '짱구는 못말려', '안녕 자두야' 등의 많은 애니메이션을 보더라도 역할놀이와 같은 놀이들이 흔히 등장하곤 한다. 필자 역시 어린 시절 닭싸움, 땅따먹기, 소꿉놀이와 같은 놀이를 많이 해 본 경험이 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직접 경험해 봤거나 매체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접해본 경험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짱구는 못말려 22기 3화 중 소꿉놀이를 하는 짱구와 친구들의 모습그렇다면 이러한 놀이가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놀이에는 '치유성'이라는 특징의 요소가 있다. 과거부터 전해져오는 우리의 전통 놀이를 보면 노동의 고됨을 이겨내고 풍요로운 삶을 기원하고자 하는 역할을 한다.[1] 치유성이라는 특징은 민족 고유의 전통 놀이가 우리나라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나타난다. 이 특성 덕분에 심리치료 과정에서도 놀이과정이 흔하게 사용되곤 한다. 그러나 놀이 문화가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현재의 모습은 특히 아동들의 심리적인 고통을 해소할 공간이 사라져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석해 볼 수 있다. 그렇기에 놀이치료가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시기라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놀이치료의 정의]
놀이치료란 이러한 치유의 성격을 지닌 놀이활동을 통해 아동의 심리적인 문제를 해결해 가는 심리치료의 한 방법으로 정의된다. 최근에는 아동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청장년층과 노인에게도 치매예방 보드게임, 스토리텔링 등의 방법을 통해 많이 적용이 되고 있는 치료 방법이다.
그렇지만 주된 적용 대상은 아동인데, 아동의 경우 언어를 통해 자기 자신에 대해 표현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의사소통의 방법으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경우 놀이를 하며 넘쳐나는 신체 에너지를 발산하거나 소진된 에너지를 재생산한다. 다양한 놀이 방법 중 가장 흔하게 선택되는 놀이 방법은 피겨를 활용한 역할 놀이이다. 내담자인 아이가 피겨를 선택해 역할놀이를 하는 과정에서 사회에서 필요한 기술을 습득하기도 하고,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스트레스 혹은 트라우마나 두려움, 불안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을 자연스럽게 표출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언어가 되어주는 놀이치료는 아동의 심리적인 문제를 해결해 가는 심리치료 방법으로 정의되는데 심리학의 거장인 프로이트의 딸인 안나 프로이트가 기원이라고 볼 수 있다. 이후 구조적 놀이치료, 아동 중심 놀이치료 기법으로 발전하였으며 1960년대에는 부모를 치료 중재자로 훈련시켜 기본적인 기술을 자녀에게 실시하도록 하는 부모를 통한 놀이치료가 개발되기도 하였다.[2]
[놀이치료의 효과]
놀이치료는 아동의 주의 집중, 자기통제, 관계 향상, 긍정적 정서, 의사소통, 자존감 발달 등의 방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다. 사용되는 도구나 놀이의 방법은 유용한 상징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내담자들은 긴장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내면을 다루게 되며, 안정된 심리상태를 만드는 것에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또한 아동에게 자기주장 기술과 자신감의 증가를 가져오며 적극성을 이끌어내며 심리적, 정서적 안정의 효과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통해 증명해 볼 수 있다.
이러한 효과성은 심각한 외상 경험을 통해 PTSD를 겪고 있는 아동의 치료 사례나 ADHD 아동의 치료 사례를 통해 증명해 볼 수 있다. 논문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교통사고 피해로 인해 PTSD를 겪고 있는 아동을 대상으로 장난감을 활용하거나 공놀이, 물감으로 그림 그리기 등의 다양한 놀이 활동을 매개로 아동은 교통사고 경험으로 인한 사어와 내면에 감추어져 있던 상황의 공포, 분노, 두려움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을 안전하고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심리적인 문제를 치유하며 일상으로 회복할 수 있음을 확인해볼 수 있다.[3] 또한 ADHD 아동의 경우 다트게임, 퍼즐 맞추기 등의 놀이 활동을 하며 주의력과 집중력, 자기통제의 향상이 유의미하게 나타났다는 결과도 확인해 볼 수 있다.[4]
[놀이치료의 한계]
한국놀이치료 학회 회장의 인터뷰에 의하면 놀이치료가 계속해서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지만 아직 전문성에서는 적절한 평가를 받고 있지 못한다고 한다. 이를 더욱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먼저 놀이를 활용한 치료방법이지만, 놀이라는 개념부터가 추상적인 개념이다. 사전적인 의미에서 벗어나 개방적으로 의미를 재정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아동의 발달 단계에 맞게 놀이 방법과 도구를 개발하는 것 역시 놀이치료를 확산하기 위해 중요할 것이다. 게다가 인터넷 게임과 같은 경우 잘못 사용한다면 오히려 신체적, 심리적으로 병을 유발하거나 악화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e-스포츠'와 같이 이름을 명명하고 건전한 환경을 제공하여 바람직한 놀이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승화시키는 작업도 중요하다. 또한 무엇보다 놀이치료의 효과성이 아동과 치료자의 관계 형성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놀이의 범주가 넓어지고 놀이치료의 개념이 확산될수록 더욱 강화되고 전문화된 능력을 갖춘 치료자가 필요하다.[5]
언어 표현이 서툰 아동들의 또 다른 언어가 되어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상처와 스트레스를 읽어내고 치유해 긍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고 건강하게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도구로서 놀이치료가 발전해 활용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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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김경희, 임맹자. (2014).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아동의 아동중심놀이치료 사례연구. 한국놀이치료학회지.17(3). 363-379
김보근. (2023.05.18). 아이 소통 도구인 '놀이', 마음속 카타르시스 만들다. 한겨레. https://n.news.naver.com/article/028/0002640334?sid=103
김지선, 전상신. (2020). 인지행동 놀이치료가 ADHD 아동의 주의집중과 자기통제 및 또래관계에 미치는 영향. 단국대학교 특수교육연구소. 특수교육논총 제36권 제1호
방은령. (2009). 놀이의 읨와 치료 및 성장을 위한 활용. 한국놀이치료학회지. vol.12, no4. 1-17
[1] 김보근. (2023.05.18). 아이 소통 도구인 '놀이', 마음속 카타르시스 만들다. 한겨레. https://n.news.naver.com/article/028/0002640334?sid=103
[2] 김보근. (2023.05.18). 아이 소통 도구인 '놀이', 마음속 카타르시스 만들다. 한겨레. https://n.news.naver.com/article/028/0002640334?sid=103
[3] 김경희, 임맹자. (2014).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아동의 아동중심놀이치료 사례연구. 한국놀이치료학회지.17(3). 363-379
[4] 김지선, 전상신. (2020). 인지행동 놀이치료가 ADHD 아동의 주의집중과 자기통제 및 또래관계에 미치는 영향. 단국대학교 특수교육연구소. 특수교육논총 제36권 제1호
[5] 방은령. (2009). 놀이의 읨와 치료 및 성장을 위한 활용. 한국놀이치료학회지. vol.12, no4.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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