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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정지혜 ]

 

나와 별다른 차이점이 없는 것 같은 친구가 사람들 사이에서 유별나게 관심을 받거나 높은 성과를 보여주면 보통 사람은 두 가지 반응으로 나누어 생각한다.

 

첫 번째는 친구의 발랄한 기운과 능력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경우이고 두 번째는 어떤 미묘한 생각이 슬금슬금 들기 시작하는 경우이다.

 


“내가 쟤보다 잘난 것 같은데...”

 

시기심을 품는 것은 자신과 같거나, 같다고 생각되는 사람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내가 말하는 같은 사람이란 집안이나 혈연관계, 연배, 인격, 세상의 평가, 재산 등의 면에서 같은 사람을 뜻한다. (중략) 또한 사람들이 누구에게 시기심을 품는지도 확실하다. 왜냐하면 다른 문제와 함께 이야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사람은 시대와 장소, 연배, 세상의 평가 등 여러 면에서 자신과 비슷한 사람에게 질투를 느낀다. -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

 

참 아이러니하게도 사람은 비슷한 사람에게서 시기 질투와 열등감을 느낀다. 나와 동일한 사람일수록 나보다 잘나가는 것이 눈꼴사나워지는 것이다. 나보다 ‘유별나게’ 머리가 좋고, 꼼꼼하고, 그림을 잘 그리고, 성격이 좋고, 예쁘고 잘생겼다면 그가 그 능력으로 받는 스포트라이트가 당연하게 생각된다.

 

하지만 나와 ‘비슷한’ 특징을 가진 친구가 나보다 인기가 많고, 능력이 더 좋다고 대우받으면 마음 깊은 곳에서 시기심이 천천히 끓어오른다. 나도 저렇게 인기가 많고, 그 친구만큼의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되는 것이다.

 

이것은, 신분제와 같은 불평등 사회에서 벗어나 인종, 성별과 관계없이 모두가 성공할 수 있는 평등사회로 접어들면서 이러한 작은 격차가 발생하게 됐다고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에서 야마구치 슈는 얘기한다.

 

모두에게 동일한 기회가 생기고, 그렇기에 성공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요인은 개인의 역량과 노력이 되었다. 어느 집안이냐, 어떤 계급이냐와 같은 거시적인 차원은 개인의 성공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에서 조금씩 물러가고 있고 얼마나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있었는지, 얼마나 뛰어난 재능이 있는지와 같은 미시적인 차원의 요인들이 서서히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조상이 황제를 배신하고 새 왕조에 착 달라붙었는지, 아니면 황제를 배신하려다가 들켜 후손이 전부 노비가 되었는지에 따라 거의 모든 것이 결정되었던 과거와 달리 개인의 특징이 강조되는 만큼 질투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세상엔 특별한 사람이 많지만, 그것은 전 세계 인구로 생각했을 때이고 막상 주변을 둘러보면 두드러지는 사람은 잘 없다. 보면 헉, 하고 놀랄 정도로 이목구비가 아름다운 사람, 복잡한 암산을 1초 만에 해내는 사람, 어린 나이에 억대 연봉을 버는 사람 등등 이런 사람들은 결코 흔하지 않다.

 

평등이 강조되는 현대 사회에서 열등감이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면 우리가 이 악의 감정으로부터 벗어날 길은 없는 것일까?

 

필자의 대답은 당연히 ‘아니’다. 각각의 개인마다 고유한 특징이 있고 그렇기에 모두가 특별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인정한다면 ‘내가 쟤보다 잘난 것 같은데...’로 시작되는 불필요한 시기 질투를 지울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질투를 피할 수 없다면, 질투를 나의 힘으로 만드는 방안이 있다. 질투를 느끼는 사람은 자신에게서 불안을 느끼고 이를 바탕으로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하려고 한다. 그렇기에 질투는 자기향상감을 촉진시키는 나의 성장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내가 쟤보다 잘난 것 같은데...” 그렇다면 자신의 고유한 세계를 사람들에게 증명해 보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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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신홍임 and 김주영. (2016). 질투와 존경의 이득 비교: 작업기억용량의 정서조절효과. 한국심리학회지: 문화 및 사회문제, 22(1), 41-64.

야마구치 슈(지은이), 김윤경(옮긴이). (2019).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다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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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10-16 19: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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