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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김정현A ]


학습 이미지 / Pixabay


기사 제목을 보고 뜨끔해 클릭한 독자들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잘 들어왔다고 말해주고 싶다. 지금 이 기사는 시험 기간에 밤을 새우는 당신 그리고 필자에게 하는 말이다. 결론부터 제시하면 밤샘 공부는 기억력 증진에 효과적이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시험 기간이 되면 자의적으로 잠자는 시간을 줄이고 공부한다. 분명 개강한 지 얼마 안 된 거 같은데 벌써 시험은 다가오고 있고, 하기 싫은 마음에 공부를 미루고 미루다 결국 또 아침이 밝아 오는 것이다. 이렇듯 벼락치기 하는 사람들이 공부하기에 앞서 자기합리화하며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나 지금 조금만 자고 밤새워서 한다.”

 


학습 수행과 수면의 관계


 

그런데 사실 밤샘 공부는 생각보다 큰 효율을 낳지 못한다. 분명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짧고 굵게 공부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숙면한 학습자의 성적이 더 좋을 수 있다. Steffen Gais와 동료들의 응고화 실험이 이를 증명한다. 이들은 고등학생들을 수면 집단과 각성 집단으로 나눈 뒤, 어휘 쌍 목록을 학습시켰다. 수면 집단은 단어들을 학습한 후 숙면을 하고, 각성 집단은 한참 동안 깨어있도록 했다. 그다음 두 집단 모두에게 단어를 검사받기 전에 휴식 시간을 제공했다. 검사 결과, 동등한 휴식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수면 집단이 더 많은 단어를 기억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면 집단의 망각률은 0.5%, 각성 집단의 망각률은 16%였다. 그렇다면 수면 집단의 수행 결과가 더 우수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응고화가 수면 도중에 증진되기 때문이다. 응고화란 새롭게 학습된 기억이 점차 확고해지는 과정이다. 즉, 수면이 학습을 뒤따를 때 기억력이 향상되는 것이다. 이는 응고화를 방해할 수 있는 여러 환경적인 요소들이 수면에 의해 제거되기 때문이다. 보통 절차기억과 감정기억 등 비 서술기억 학습의 강화는 렘수면(REM) 중에 나타나기 때문에 잠을 충분히 자는 게 중요하다.

 

또한 잠은 자기 전에 학습한 내용의 수행을 추가 훈련 없이 강화한다. 이는 낮에 학습하면서 활성화됐던 시냅스들을 재활성화시켜 해당 신경망의 연결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때 뇌에서 중요하지 않다고 여겨지는 것은 기억 형성이 억제된다. 시냅스 간 연결의 유연성은 비렘수면(NREM) 중에 높아진다. 더불어 의미기억과 일화기억 등 서술기억의 응고화가 진행된다. 쉽게 말해서 학습의 효율을 증진하는 과정은 뇌 속에서 진행된다는 것이다.

 


효과적으로 공부하려면?


 

따라서 우리는 모든 것을 한 번에 학습하기보다는 나눠서 학습해야 한다. 방대한 시험 범위를 오래 기억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벼락치기를 하게 되면 새로 입력된 지식이 기존에 지니고 있던 지식을 역행으로 간섭해 망각하는 양이 증가할 수 있다. 간격 효과에 따르면 학습은 하나의 회기에 집중되어 있을 때보다 회기 사이마다 휴식이 있을 때 더 우수한 기억을 보인다. 똑같은 음식을 계속 먹으면 물리듯이 학습도 마찬가지다. 전체 범위를 매일 조금씩 나눠서 학습하면 덜 지루하고 상대적으로 수월함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수면은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학습 효과를 증진시키는 데 기여한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공부가 덜 됐다는 이유로 카페인의 힘을 빌려 잠자는 시간을 줄이고 있다. 그러나 수면 부족은 신체적인 피로감뿐만 아니라 주의력과 기억력의 저하를 초래한다. 밤샘 공부는 성적과 건강을 모두 놓치기에 오히려 과유불급일 수 있다. 그러므로 무리해서 촉박하게 공부하기보다는 전략적으로 공부하는 걸 추천한다. 그럼에도 밤을 꼭 새워야 하는 상황이라면 스트레칭이나 환기 혹은 자세 교정 등을 통해 짧게나마 자주 휴식을 취해야 한다. 우리 모두 벼락치기의 습관에서 벗어나 보다 효율적인 시험 기간을 맞이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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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E. Bruce Goldstein, 인지심리학, 제4판 3쇄; 서울: CENGAGE, 2021, 총4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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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10-19 16:3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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