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혜
[The Psychology Times=백지혜 ]
본인의 주변에는 신체접촉을 굉장히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 사람과 한 시도 떨어져 있고 싶어 하지 않는 그 친구를 만나면, 한쪽 팔과 손은 하루 종일 내어줘야 할 정도이다. 본인은 신체접촉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친구에게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자주 묻곤 한다. 그러면 친구는 늘 장난 반, 진심 반으로 ‘나 애정결핍 있어서 그래’라고, 답해주곤 한다. 난 이런 친구의 행동과 말 덕분에 ‘애정결핍’에 대한 근본적인 궁금증이 들었고, 애정결핍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아보고 싶어졌다.
애정결핍이란?
정신의학에서는 ‘애정’이 아닌 ‘애착’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애정결핍’은 존재하지 않는 진단명이다. 애착이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정서적 유대감을 갖는 행위를 뜻하고, 모든 사람의 최초 애착은 어머니에게서부터 시작된다. 인간은 누구나 애착 대상과 함께 있고 싶어 하고 상호작용하려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 이때, 이런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지 않은 상태를 바로 흔히 말하는 ‘애정결핍’, 즉 애착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고 하는 것이다. 애정결핍은 주 양육자 혹은 부모와 애착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하여 정서적 안정감을 느끼지 못한 상태로 성인이 되었을 때 대인관계(특히 연인)에서 나타나는 부적응 현상이라 설명할 수 있다. 타인에게 지나친 관심이나 인정, 혹은 애정을 갈구하거나, 이와 반대로 정서적으로 가까워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회피하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애착과 관련된 공식적인 진단명은 3가지로 축약된다.
1. 반응성 애착 장애
2. 탈 억제성 사회적 유대감 장애
3. 분리불안장애
반응성 애착 장애와 탈 억제성 사회적 유대감 장애는 소아에게서만 나타나지만, 분리불안장애는 소아와 성인 모두에게서 나타날 수 있다.
반응성 애착 장애는 주 양육자와의 애착 형성이 실패되어 부모뿐 아니라 타인과의 상호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다. 마치 자폐증처럼 보이기도 한다.
탈 억제성 사회적 유대감 장애는 반응성 애착 장애와 마찬가지로 정상적인 애착 형성의 부재로 나타나는 장애인데, ‘비 선택적 사회 친화적 행동’이 구별되는 특징이다. 이는 낯선 사람에게 무분별하게 친밀한 행동을 보이는 것을 뜻한다.
분리불안장애는 애착 대상(주로 어머니)과 떨어지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고 무서워하는 형태를 띤다. 애착 대상을 잃어버리거나 그 대상에게 해로운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비합리적인 걱정을 하므로 애착 대상과 잠시라도 공간적으로 분리되기 어려워 학교와 직장 등에서의 일상생활이 어려워진다.
애정결핍 발생원인?
흔히 알려진 애정결핍의 발생 원인은 자녀에게 충분한 사랑을 주지 못하는 ‘부모의 불안정한 양육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타고난 기질’과 ‘환경적 요인’에 의해서도 애정결핍이 발생할 수 있다. 환경적 요인은 전쟁, 자연재해와 같은 특수 상황이기 때문에 실제로 흔한 요인은 아니지만, 타고난 기질은 본질적인 문제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애정결핍의 가장 큰 원인은 역시 ‘부모’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애정결핍의 문제를 다룰 때 원인보다는 해결책을 발견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애정결핍은 주로 유아기 때부터 발생하는 부모와의 애착 관계 형성의 부재로 발생하기 때문에, 과거에 사로잡혀 있기보다는 현재 자신의 상태를 한 번 더 확인하고 극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노력하는 것이 훨씬 좋다.
애정결핍, 자가 치료와 정신과 치료
애정결핍은 치료하지 않으면 우울, 불안, 불면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만성화되기 쉽다. 애정결핍 치료가 중요한 이유이다. 지금부터 애정결핍 치료 방식에 대해 알아보자.
다음 다섯 가지는 스스로 할 수 있는 애정결핍 치료이다.
1. 안정적인 사람을 만나 결핍된 애정 채우기
2. 반려동물 키우기
3. 종교 활동
4. 명상
5. 자기 자신과 치료적 대화 나누기
위의 방법들은 자가 치료법이라고도 불린다. 여기서 치료적 대화란, 나 자신에게 정기적으로 편지를 쓰는 등의 행위를 함으로써 스스로에 대한 위로와 지지, 칭찬을 마음껏 건네는 일이다.
애정결핍은 병이 아니다.
애정결핍은 정도가 다르게 나타날 뿐, 모든 사람이 인간이라면 가지고 있게 된다. 부모와의 이상적인 애착 관계 형성, 이상적인 유전자는 상상 속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애정결핍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죄책감을 느끼거나 자괴감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자신의 상태를 조금 더 명확히 알 수 있게 된 계기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조금 더 다정하고 따뜻하게 인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애정결핍은 고치지 못하는 특질이 아니다. 누구나 조금이라도 노력하면 보다 나은 나로 발전할 수 있고, 애정결핍에서 나타나는 특징들 또한 최소화할 수 있다. 나를 나로서 인정해 주는 시작은 나에게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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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건강상식 [Health it]. (2020). https://healthit.tistory.com/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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