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우
[The Psychology Times=정지우]
왼쪽부터 lu42 꽃 테스트, SPTI 스낵 테스트, 대학교 학과 테스트 순.
사진출처 : 프리미엄 셀렉트샵, snackpot, myuniversitytest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각종 “심리테스트”들이 SNS상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꽃, 과자, 동물, 대학교 학과, 꼰대 성향, 여행 등 주제를 가리지 않고 등장하는 ‘심리테스트’ 들은 SNS상에서 ‘공유하기’ 기능을 통해 하나의 유행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이러한 유형의 심리테스트들은 작년 초반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성격 검사인 MBTI를 기반으로 하여, 사용자의 성격 유형을 분류해주는 것이 주요한 콘텐츠다. 사용자들은 자신의 성격 유형 결과를 SNS에 공유하며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
사진출처 : 포레스트 ‘나만의 꽃 심기’ 사이트
이러한 심리테스트가 SNS에서 큰 인기를 끌자, 각종 기업에서는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를 심리테스트의 형식으로 홍보하는 바이럴 마케팅으로도 활용하기도 한다. 스마트폰 사용을 절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어플리케이션인 ‘포레스트’는 ‘나만의 꽃 심기’라는 심리테스트 마케팅을 진행했는데, 이것이 SNS상에서 큰 인기를 끌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를 정도였다. ‘나만의 꽃 심기’ 테스트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이틀 간, 테스트 사이트에는 약 800만 명의 참여자가 접속하였고, ‘포레스트’ 어플리케이션은 평소의 50배가 넘는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였다. ‘나만의 꽃 심기’의 성공은 심리테스트 마케팅은 이후 다양한 기업들의 마케팅 소재가 되어 다양한 심리테스트가 등장하였다.
이러한 심리테스트들은 심리검사로써 신뢰도와 타당도는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음에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코로나 19가 가져다준 고민,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는 사람들 간의 관계를 차단하였지만, 역설적으로 자신과의 관계는 더욱 가깝게 해주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일상이 전개되는 상황은 사람들에게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주었다. 그때 등장한 성격 검사인 MBTI는 이러한 질문에 시원한 해답을 주었다. 참여자들은 자신의 언행을 자신의 성격 유형과 대조해보며 의미 부여를 하기도 한다. 이는 ‘전경-배경 원리’에 따라 자신과 관련된 정보에 대해 임의로 가중치를 부여하여 해석하는 지각 오류의 대표적인 현상임에도, 사람들은 ‘MBTI 과몰입’이라는 말까지 만들어 낼 정도로 결과를 신뢰한다.
코로나 19가 가져다 준 관계 단절에 대한 해결책
심리테스트 유행의 원인은 그 결과를 SNS에 공유하고 함께 이야기하는 데에서 비롯된다. 타인과 관계를 맺고자 하는 욕구는 인간의 기본적인 심리적 욕구이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은 이러한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게 하였다.
그러한 상황에서 SNS에 공유된 심리테스트 결과는 타인과의 대화가 시작되는 하나의 요소로 작용하여 관계성 욕구를 충족할 수 있게 해주었다. 집 안에서 반복되는 일상 속, 직접 만나지 않고도 공감대를 형성하며 이야기할 수 있는 소재로써 심리테스트 결과가 사용되며, 타인과의 대화를 이끌어내고 관계성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이다.
결국, 작년부터 이어진 심리테스트의 유행은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에서 자신을 표현함으로써 관계성 욕구를 충족하는 데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그동안 돌아보지 못했던 ‘나’의 대한 탐구와, 그 결과를 공유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며 온라인 상에서도 안전하게 관계성 욕구를 충족시키는 수단으로 심리테스트가 선택된 것이다.
‘전경-배경 현상’은 지각과정에서 중요한 부분과
보다 덜 중요한 부분으로 분리하여 인지하는 현상을 말한다.
사진출처 : Unsplash
다만 유의할 점은,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러한 심리테스트들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러나 우리는 왜 심리테스트의 결과를 쉽게 믿을까? 바로, ‘바넘효과’ 때문이다.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성격특성을 자신의 성격과 일치하다고 믿으려는 현상을 일컫는 바넘효과는 ‘전경-배경 원리’에 따른 지각 오류로 인해 발생한다. 자신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것은 자기 자신이기 때문에, 자기와 일치하는 정보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게 되는 것이다. 사실 심리테스트 결과는 이러한 의식을 가지고 보면 대부분 애매모호하다. 그러니, 신뢰도와 타당도가 입증되지 않은 심리테스트에 ‘과몰입’하여 일상을 망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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