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연
[The Psychology Times=이정연 ]
피곤하지 않은데도 주변에 있는 사람이 하품하면, 덩달아 하품이 나오는 경험을 해본 적 있는가?
화자는 친구든 가족이든 상관없이 주변 사람이 하품하면, 곧바로 하품이 하고 싶어지는 경험을 한 적 있으며, ‘네가 하품하니까 나도 나온다.’와 같은 말을 종종 들은 경험이 있다.
우리가 익숙하게 여기던 이러한 현상은 정서 전염과 관련되어 있다. 정서 전염을 알아보기 전에 먼저, 정서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도록 하자.
정서란?
정서는 생명체가 내부와 외부의 자극을 받으면서 인지적, 생리적, 행동적으로 반응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인간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을 도우며, 타인의 정서를 파악하여 올바르게 정서를 조절함으로써 좋은 대인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든다. 정서는 아주 다양하지만, 대표적인 정서로는 놀라움, 두려움, 혐오감, 분노, 행복, 슬픔이 있다.
정서의 종류
놀람
놀람은 오래 지속될 수 없는 짧은 감정이다. 그러므로, 놀란 것인지 아닌지 헷갈린다면 그것은 놀란 것이 아니다. 또한, 놀람은 예상치 못한 일이나 예상과는 다른 일에 의해 발생하며 오감(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을 통해 느낄 수 있다.
두려움
두려움은 우리에게 신체적 또는 심적으로 해로운 것들에게서 느끼는 감정이다. 인간은 대상이 동물, 사람, 생각 등 어떤 종류인지와 관계없이 위험한 것이라면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두려움은 실제로 벌어지거나 직면한 상황이 아닌 예상이나 상상만으로도 느낄 수 있다.
혐오감
혐오감은 사람뿐만 아니라 사물에도 느낄 수 있으며, 이를 일으키는 원인은 문화에 따라 다르고 살아가며 바뀌기도 한다. 혐오감과 경멸을 헷갈리는 경우가 많은데, 둘은 다른 감정이다. 경멸은 오로지 ‘사람’에게만 느끼는 감정이며, 대상을 ‘업신여기는 마음’과 ‘우월감’이 내포된 감정이다.
분노
분노는 사물과 사람에게 모두 느끼는 감정으로 화가 풀리는 시간에는 개인차가 있다. 그러나, 너무 화가 오래 지속된다면 그것은 감정이 아닌 태도로 보는 것이 맞다. 또한, 친밀감이 높을수록 분노의 강도가 높아지는데, 이는 상대에 대한 기대치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이다.
행복
행복은 오감을 통해 경험하며, 성격이 외향적이거나 낙천적일수록 더 잘 느낄 수 있다. 또, 행복감은 재미, 만족감, 안도감, 대견함 등의 감정들이 포함되는 큰 의미의 감정이다.
슬픔
슬픔은 짧은 감정으로, 짧게는 몇 분에서 길게는 몇 시간 또는 며칠 정도 느낄 수 있다. 인간은 모든 것에서 슬픔을 느낄 수 있지만, 주로 상실에서 슬픔을 많이 느낀다. 슬픔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소리 없이 울고 침묵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나누고 소리 내어 울어야 한다.
정서 전염이란?
정서 전염은 같은 종 내 개체의 감정적 반응을 표출하는 시각적 자극과 청각적 자극에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선천적 경향으로, 우리가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하면서 흔히 겪는 보편적 경험이다.
친구와 대화할 때, 친구가 울먹이거나 화내며 직장, 알바, 팀별 과제에서 겪은 안 좋은 일에 관해 이야기한다면, 우리는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같이 화가 나거나 속상해 울음이 나기도 할 것이다. 이렇듯 친구의 감정을 똑같이 느끼는 것을 정서 전염이라고 한다. 다른 예시로는 예능에서 중간중간 웃음 효과음을 넣어 웃음을 유도하는 것, 한 아기가 울면 다른 아기들이 따라 우는 것, 앞서 얘기한 하품 등이 있다.
정서 전염 발생 과정
정서 전염의 발생 과정에 관한 연구에는 대표적으로 ‘모방-피드백 메커니즘’, ‘고차원 인지 메커니즘’, ‘직접 유도 메커니즘’이 있다.
먼저, 모방-피드백 메커니즘은 ‘사람은 주변인의 표정과 말, 자세 등을 모방함으로써 타인의 정서를 알아낼 수 있다’라는 가설이다. Ekman의 1993년 연구에 따르면, 정서가 드러나는 표정을 따라 하거나 지을 때, 인간은 이전 경험을 떠올리거나 특정 정서를 표현하는 안면 근육을 조정한다. 이는 특정 정서와 관계있는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이를 통해 정서를 느낌으로써 정서 전염이 일어나게 된다. 실제로, 타인의 표정이 어떤 감정을 표현하는지 추측하기 어려운 경우, 그 표정을 따라 지으면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고차원 인지 메커니즘은 ‘언어가 매개된 연합’과 ‘적극적 관점수용 메커니즘’으로 나뉜다.
언어가 매개된 연합은 ‘타인의 상황을 언어나 글을 통해 묘사하는 것이 관찰자가 경험했던 비슷한 상황을 떠오르도록 만들며, 이러한 상상이 타인과 유사한 정서적 표현을 유도한다.’라는 가설이다. 예로는 이별 노래를 들을 때, 노래 내용과 비슷한 자기 경험을 떠올리며 우는 것이 있다.
적극적 관점수용 메커니즘은 ‘타인의 상황에 자신을 대입해, 정서적 반응을 경험하는 것’으로, 예로는 드라마 속 설레는 장면을 보며, 등장인물에 자신을 대입해 똑같이 설렘을 느끼는 것이 있다.
마지막으로, 직접 유도 메커니즘은 ‘타인의 정서 표현을 직면하는 것이 관찰자의 정서 유발 버튼을 활성화해, 정서 전염이 발생한다.’라는 가설이다.
지난 기사
<출처>
김미애,and 이지연. "상담과정에서의 정서전염에 대한 이해와 임상적 활용." 상담학연구 14.2 (2013): 1067-1092.
이현용. "상담자의 정서전염에 대한 민감성과 상담성과 간의 관계." 국내석사학위논문 숙명여자대학교, 2019.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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