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리
[The Psychology Times=김승리 ]
오늘은 시험 전날,
시험 한달 전부터 공부한 내 친구는 하나도 모르겠다는데…
정작 하나도 공부하지 않은 나는 잘 볼 것만 같은, 다 아는 것만 같은 이 이상한 자신감은 뭘까?
맞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지금 우매함의 봉우리에서 야호를 외치고 있습니다.
책 한권 읽은 사람이 제일 무섭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 하룻강아지가 범 무서운 줄 모른다. 한 번쯤은 들어 보셨을 이 말들을 심리학 용어로 설명할 수 있다는 사실 아시나요?
바로 1999년 David Dunning과 Justin Kruger 이 두 사람이 코넬대학교 학부생을 대상으로 연구해 발표한 The Dunning–Kruger effect, 한국어로 더닝-크루거 효과입니다.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이 기사로 더닝-크루거 효과를 처음 접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이전부터 알고 계셨던 분들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더닝-크루거 효과는 종종 보셨을 아래의 사진과 같은 그래프로 설명되곤 합니다.
하지만 잘 알려진 이 그래프는, 더닝과 크루거가 제시한 자료가 아닙니다. 그들의 연구 결과보다 몹시 극적으로 표현된 과장된 그래프임을 밝힙니다.
이 그래프는 우매함의 봉우리 -> 절망의 계곡 -> 깨달음의 오르막 -> 지속가능의 고원의 순서로 이루어지는데, 우매함의 봉우리는 모든 것을 다 안다는 착각의 상태로 자신의 역량을 과대평가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우매함의 봉우리의 정상을 찍으면 급격히 자신감이 떨어지며 평생 이것을 이해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절망의 계곡에 빠지게 됩니다. 이후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깨달음의 오르막을 오르게 되는데, 절망의 계곡에서 이를 이겨내고 깨달음의 오르막에서 역량을 쌓기 위해 배우고 노력하면 마침내 지속가능성의 고원의 단계에 다다를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럴듯하죠? 이 그래프를 바탕으로 사람들은 일상에서 마주치는 ‘자신이 멍청한지도 모르는 멍청한 사람’을 드디어 설명할 수 있게 되었지만, 이는 대중들의 경험적 논리에 의한 생각입니다. 이 그래프를 제시하며 주장을 뒷받침하는 과학적인 근거로 더닝-크루거 효과를 드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1955년, 맥아더 휠러라는 중년의 남자가 환한 대낮에, 별다른 분장 없이, 피츠버그 시내의 은행 두 곳에 걸어 들어가 은행을 털었습니다. CCTV에 본인의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대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해가면서요. 당연하게도 CCTV에 찍힌 그의 모습이 11시 뉴스에 방송 된지 한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그는 체포되었습니다. 이후 경찰이 그에게 CCTV 화면을 보여주자 믿을 수 없다는 듯한 얼굴로 말했습니다.
“but I wore the juice”
레몬즙으로 글씨를 쓰면 불에 그을리지 않는 이상 눈에 보이지 않는 것처럼, 휠러는 자신의 얼굴에 레몬즙을 발랐으니 불에 가까이 가지만 않는다면 얼굴이 보이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입니다. 이 황당한 진술을 들은 경찰은 각종 검사를 실시했으나 휠러에게 인지적인 문제는 없었다고 합니다. 단지 그렇게 믿었을 뿐이죠.
이 황당한 이야기를 전해들은 더닝 교수가 관련한 심리 연구를 시작하였고, 우리가 아는 더닝-크루거 효과가 탄생하였습니다.
이처럼 자신에게 유리하게 편파적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것을 심리학에서는 자기 위주 편향(self-serving bias)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자기 위주 편향이 모두 나쁜 것은 아닙니다. 자기 위주 편향은 지나치게 현실을 왜곡하는 양상으로 나타나지 않는 한, 개인의 자존감 향상을 촉진함으로써 개인의 정신 건강 및 심리적 안녕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위에서 언급한 것 처럼 지나치게 현실을 왜곡하는 방향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4가지의 단계를 소개하겠습니다.
2) https://orale.co.kr/%EB%8D%94%EB%8B%9D-%ED%81%AC%EB%A3%A8%EA%B1%B0-%ED%98%84%EC%83%81/
3) Fuoco, Michael A. (March 21, 1996). "Trial & error". Pittsburgh Post-Gazette. p. D-1. Archived from the original on July 25, 2021. Retrieved October 16, 2022 – via Newspapers.com.
4) Taylor, Lerner, Sherman, Sage, & McDowell, 2003
5) https://neurofied.com/the-dunning-kruger-effect/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ririkim0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