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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읽는 내 이미지, 이제는 바꾸고 싶다면 - 가장 간단한 방법: 권위 효과
  • 기사등록 2023-11-08 14:2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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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한유진 ]




당신은 '무슨 상' 입니까?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무척 다를 수 있다. 당장 인터넷에 '강아지상'이라는 단어를 검색하기만 해도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아이돌이나 타인의 얼굴에 강아지, 고양이를 넘어 토끼, 뱀 등 다양한 동물을 가져다 붙이고, 얼마나 '그런 이미지'인지 논하는 것이 하나의 유행처럼 되어 있다. 똑같이 눈, 코, 입을 지닌 사람이라도 그 위치나 형태는 모두 다를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 유행이 그렇게 부당한 일은 아닐 것이다. 실제로 어떤 사람들은 이런 이미지 메이킹 또한 셀프 브랜딩의 일부라고 생각하여 평소 일상생활 속에서 참고하기도 한다. 


하지만 만약 남들이 보는 내 이미지와 내가 원하는 이미지가 맞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만약 당신이 흔히 보이는 '강아지상' 인물이라고 가정해 보자. 어쩌면 순해 보이는 모습이나, 누구나 쉽게 귀여워하는 자신의 이미지가 싫을 수도 있다. 변화를 바란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려간 눈꼬리를 올리기 위해 성형수술을 받아야 할까? 누구도 함부로 대할 수 없을 것 같은 강인한 성격을 갖추도록 행동부터 뜯어고쳐야 할까? 이런 극단적인 방법까지 동원해야 할 이유는 없다. 의외로 이미지를 바꾸는 방법은 아주 쉽기 때문이다. 바로 '옷을 갈아입는' 것이다.



옷만 바꿔도 사람들의 시선이 변한다?


심리학자 비크맨은 단순히 권위적인 복장을 하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을 쉽게 뒤흔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험을 통해서 이 가설을 증명했는데, 젊은 실험 보조자를 구한 뒤 거리의 행인들에게 갑작스러운 지시를 내리도록 한 것이다. 실험 보조자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쓰레기를 주우라고 시키거나 건너편에 잠깐 서 있어 달라고 하는 등 간단하지만 다소 황당한 지시를 이어 나갔다. 실험 보조자가 평상복을 입고 지시를 했을 때에는 아무도 이에 따르지 않았지만, 경찰 제복처럼 생긴 옷을 입고 나섰을 때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지시에 따랐다. 그 사람이 경찰 신분증을 제시하거나 실제로 경찰이라고 말하지 않았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옷만 보고 그 말에 따른 것이다. 비크맨은 이 현상에 권위의 효과(Authority effect)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사례는 단순히 '에이, 경찰이니까 당연하지!'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사례 또한 있다. 유명 바이올리니스트 피호영 교수는 길거리에서 연주를 하는 대신,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해 주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70억 원을 호가하는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을 들고 강남역으로 향했다. 이때 피호영 교수는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도록 낚시 모자와 후줄근한 청바지를 입고 거리에 나섰다. 그는 웬만한 바이올리니스트들도 연주하기 어렵다는 파가니니의 소나타 12번 등을 포함해 여러 악곡을 총 45분이나 연주했지만 지나가는 행인들 중 그의 연주에 1분 이상 관심을 둔 사람은 단 5명뿐이었다. 주변을 지나친 사람들은 총 만 명 정도로 추산되었다. 단 0.0005%의 사람들만이 그 연주의 진가를 알아본 것이다. 


이러한 효과는 권위적인 옷 이외에도 단순히 특정 인상을 가지고 있는 옷, 헤어 스타일, 장신구 등에 폭넓게 영향을 준다. 머리 모양만 바꾸어도 주변에 비춰지는 이미지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작은 변화도 큰 결과로 다가올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 내가 남에게 어떻게 보이는지는 정말 중대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이미지와 내 자신 안에 괴리감이 있다면 그만큼 괴로운 일 또한 없을 것이다. 계속되는 괴리는 정체성에 혼란을 불러일으키거나 스트레스로 인한 다양한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타고난 이미지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며, 굉장한 노력과 뼈를 깎는 수준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지레짐작하고는 한다. 하지만 대중은 그런 매의 눈으로 타인을 보지 않는다. 단순히 옷차림이 바뀌는 것만으로도 알던 사람을 눈치채지 못하고, 큰 생각 없이 그들의 '권위적인 착장'에 고개를 숙이고는 할 뿐이다.


스스로의 이상과 맞지 않는 이미지 때문에 고민이었다면, 이제는 천천히 작은 변화부터 시도해 나가 보는 것은 어떨까? 머리 모양을 바꾸고, 이제껏 시도해 보지 않은 새로운 스타일의 스웨터를 사는 것부터 말이다. 작고 사소한, 별 것 아닌 것 같은 변화일지 모르지만 아마 그 효과는 하지 않은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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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규,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 더난출판사(2005), 40p

황윤용, 오민정. (2015). 권위소구가 광고효과에 미치는 세대별 차이 연구. 경영연구, 30(4), 551-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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