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현A
[The Psychology Times=김정현A ]
오늘날 여성의 사회적 진출과 개인 삶의 질을 고려하는 가치관의 변화에 따라 아이를 낳지 않거나 한 명만 낳는 가정이 많아지고 있다. 즉, 하나뿐인 아이를 어떻게 하면 잘 키울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된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도 외동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많은 편이다. 형제자매 관계에서의 상호작용과 타인의 의도 및 사회적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환경이 외동아이에게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한 부모의 과잉 보호적 양육 태도가 외동을 이기적이고 의존적인 아이로 만든다고 본다. 필자의 주변에도 외동이라고 하면 고개를 내젓는 사람들이 있다. “외동은 곱게 자라서 자기밖에 몰라.”가 이들의 입장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 봐야 하는 점이 있다. 정말 외동아이라서 이기적인 걸까?
어쩌면 색안경이었던 것
사실 그렇지만은 않다. 애초에 외동아이는 어렸을 때부터 부모와의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발달하기 때문에 사회적 기술을 습득하는 데 있어서도 형제자매가 있는 이들과는 다르다. 또한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방식 역시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실제 외동아이의 사회적 능력을 조사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한 결과, 어머니의 양육 태도가 애정적일 경우 유아의 비협조성은 낮은 경향을 보였고, 반대로 거부적일수록 유아는 비협조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어머니의 양육 태도가 자율적일 경우, 유아의 사회적 활동성은 높은 결과를 보였다. 이는 곧 단순히 형제 관계가 아닌 부모의 역할이 자녀의 태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시사한다.
더불어 형제 유무에 따른 아동의 사회적 능력의 차이는 연령에 의해 다른 결과를 보였다. 초등학교·중학교 아동의 경우 부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 외동아이가 더 부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그러나 유치원 아동과 고등학교 아동의 경우, 형제 유무에 대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고등학생의 연령에서는 성장하면서 또래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사회적 기술을 학습하게 되면서 형제아와의 차이는 점차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동아이 육아법
따라서 외동아이의 부모가 자녀 양육 시에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 언제까지나 “쟨 외동이라서 그래.”라는 말을 들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첫째, 부모는 아이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야 한다. 외동아이의 부모는 퇴근 후 휴식을 취하고 싶다가도 하나뿐인 아이를 재밌게 해줘야 한다는 생각에 무리해서 놀아주곤 한다. 이때 아이에게 부모도 쉬고 싶다는 사실을 알림으로써 아이가 남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게끔 해야 한다.
둘째, 아이에게 협동할 수 있는 기회를 일찍부터 줘야 한다. 부모는 아이와 자주 대화하며 형제자매 대신 놀이 친구 역할을 해주고, 이를 통해 아이가 상대방의 처지를 헤아릴 기회를 많이 제공한다면 외동아이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기대감으로 아이에게 부담을 주지 말아야 한다. 대개로 외동아이의 부모는 “우리는 너뿐이니 너가 잘 돼야해.”라는 말을 하곤 한다. 그러나 이는 아이에게 좋은 자극이 아닌 부담과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아이가 건강하게 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넷째, 때로는 아이에게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는 것도 좋다. 아이는 말썽을 부렸을 때 부모의 관심이 자신에게만 쏠려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이때 아이의 실수에 관대해져서 부모가 늘 지켜보고 있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날 수 있게끔 해야 한다.
다섯째, 무한 보상보다는 적절한 규제가 좋다. 아이에게 물질적인 보상이란 그저 순간의 기쁨일 뿐이다. 따라서 아이에게 예절과 규율을 가르쳐주는 게 아이의 성장에 더 좋은 보상이 될 것이다.
외동아이를 둘러싼 불편한 편견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외동아이가 이기적이라는 편견이 존재하지만, 이는 외동이라는 이유보다 부모의 양육 태도 혹은 환경의 영향이 크다. Adler의 개인심리학에서도 알 수 있듯이 외동아이는 가족 내에서 경쟁할 사람이 없어 비교적 안정적인 환경에서 자랄 수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환경이 이기적인 성향의 결정적인 원인이 될 수는 없다. 그러므로 부모는 외동아이에게 자율성과 책임감을 키워주고 적절한 통제를 통한 일관성 있는 양육 태도를 가져야 한다. 이 기사를 통해 조금이나마 외동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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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송나리. 1993년. 외동이의 사회적 능력 및 인지능력 발달에 관한 연구. 이화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
도미향. 2005년. 외동이의 특성과 부모양육태도에 관한 연구. 한국부모교육학회. 제2권 제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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