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서정
[The Psychology Times=권서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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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통화를 하거나 고민하면서 거리를 걸어가고 있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아는 사람이 인사를 했는데 못 듣고 그 사람을 보지 못해서 그냥 지나칠 때가 한 번씩 있었다. 그 후 아는 사람을 다시 만나면 “왜 인사 안 했어?, 내가 인사했는데 그냥 가더라.”라고 물어본다. 고의를 가지고 인사를 안 했던 것이 아니라 못 봤기 때문에 이러한 질문에 당황할 때가 있었다. ‘내가 아닌 사람을 잘못 본 거 아닐까?’라는 생각했을 때도 있었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보지 못해서 미안했었다.
또한 내가 보지 못했을 때 상대방의 경우처럼 반대의 경험으로 “왜 못 봤을까?”라는 생각했을 때가 있었다. “눈앞에 있었는데 왜 못 보았을까?”
무주의 맹시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 심리학에서는 ‘무주의 맹시’라고 한다. 눈이 특정 위치를 향하고 있지만 주의가 다른 쪽에 있어서 눈이 향하는 위치의 대상이 지각되지 못하는 현상이나 상태를 뜻한다. 인간의 인지와 주의 과정에 대한 특성이다. 목표와 관련이 없거나 어떤 것에 대해서 기대하지 않은 정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일종의 주의력 착각이다.
시각, 청각을 비롯한 다양한 감각자극이 심한 경우와 주어진 과제에 집중하는 경우, 직면한 상황에 대해서 개인의 해석이나 기대가 확고한 경우 등에서 목표와 관련 없는 감각자극 또는 기대하지 않은 감각자극이 우리의 자극 인지 과정에서 배제됨으로써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이 생활 속에서 시각뿐만 아니라 청각, 촉각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무주의 맹시’는 개인의 잘못, 결함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인지 못 하는 정보 자체의 특성, 개인의 주의력 차이, 상황 자체에 대한 기대 등에 영향을 받아 발생한다. 인간의 인지에 대한 정상적인 특징이다. 누구나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 겪을 수 있는 것이다. 관련한 연구 실험이 있다.
보이지 않는 고릴라
‘무주의 맹시’는 유명한 연구 실험을 통해서 ‘투명 고릴라 실험’ 또는 ‘보이지 않는 고릴라’라고도 불린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대니얼 사이먼스와 크리스토퍼 차브리스는 위의 상황과 같은 현상을 1999년 실험으로 증명했다.
실험에서 6명의 학생을 두 팀으로 나누었다. 한 팀에는 검은색 셔츠를 입혔다. 반대 팀에는 흰색 셔츠를 입히고 두 팀을 섞은 후 농구공을 서로 패스하게 했다. 그리고 이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었다. 영상을 참가자들에게 보여준 후 검은색 팀은 무시하고 흰색 팀이 행동한 패스의 수만을 세게 시켰다. 영상을 다 보여주고 나서 참가자들에게 물었다.
“혹시 고릴라를 보았나요?”
실험에 참여한 참가자 중 절반 이상 고릴라를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렇지만 동영상 중간에 고릴라 의상을 입은 학생이 나타나는 장면이 있다. 무대에서 가슴을 두드리면서 킹콩 흉내를 내는 장면이 있었다. 그 후 동영상을 다시 본 참가자들은 놀라워했다.
“저걸 어떻게 못 볼 수 있지?”
참가자들이 고릴라를 보지 못한 이유는 흰색 팀의 패스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흰색 팀 패스의 수’라는 목표에 선택적 집중을 한 것이다. 목표 수행 능률을 높여서 불필요한 자극을 배제하는 능력을 갖춘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을 듣게 된다. 이러한 점으로 직접 확인한 것이라 할지라도 정확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의 직관과 인식이 확실하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무주의 맹시’ 생활 속 위험성
‘무주의 맹시’의 생활 속 위험의 예를 들면 운전 중 신호등을 보고 있어 길을 가로질러 가는 사람을 못 보고 사고가 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처음의 예시뿐만 아니라 휴대전화로 통화하면서 길을 걷고 있을 때가 있다. 하지만 반대쪽에서 걸어오는 사람을 발견하지 못하고 어깨를 부딪치는 경우가 있다.
우리는 이처럼 생활 속에서 '보이지 않는 고릴라' 현상을 자주 경험할 수 있다. 한가지 목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지만 어떠한 것에 대해서 선택적으로 집중하면서 주변 다른 상황은 확실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하나만 보면서 위험할 수도 있다. 인간은 실수할 수 있기 때문에 한 가지만 작은 것만 보는 것이 아니라 주변도 보면서 다시 한번 살펴보자.
지난 기사
대놓고 당사자 앞에서 못 하는 말 왜 할까? -뒷담화 1편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무주의 맹시: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272193&cid=50294&categoryId=50294
박재원, 박미미 and 김경자. (2018). 병원 간호사의 무주의 맹시 경험: 포커스 그룹 연구. 성인간호학회지, 30(6), 586-598.
[네이버 지식백과] 보이지 않는 고릴라 [Invisible Gorilla]: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2166852&cid=51043&categoryId=51043
[네이버 지식백과], 14살에 시작하는 처음 심리학, 주의력 착각: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4351325&cid=47336&categoryId=47336
"보고 싶은 것만 보인다! 부주의맹" [YTN F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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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nowk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