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지
[The Psychology Times=김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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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자신의 유년기를 기억하는가?
단순히 과거의 조각일 뿐이라 생각했던 이 '어린 시절'이란 사실, 한 인간에게 있어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부분이다.
그리고 그렇게, 어른이 된 지금도 누군가의 삶과 내면에 그대로 남아 있는, 과거에 거쳐 온 어린이의 모습을 일컬어 우리는 ‘내재과거아’라 이야기한다.
이 글의 이어지는 내용을 통해 읽는 이가 내재과거아에 대해 이해하고, 더 나아가서는 스스로의 과거를 들여다보고 마주하게 될 용기를 얻었으면 한다.
“ 내재과거아(inner child of ther past), 어른이 된 지금도 당신의 삶 안에 그대로 남아서 지속되고 있는, 당신이 과거에 거쳐 온 어린이의 모습. ”
모든 사람들은 언제나 어엿한 ‘어른’이 되길 바라고,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동시에 그들은, 그들 모두가 경험했던 ‘어린이’ 시절을 무시해 버리는 과오를 범한다. 어쩌면 너무나 명백하고 당연해서 간과되어 버린 우리 모두의 ‘어린 시절’은, 사실은 그런 식으로 생략해 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결국은 그 잘못 하나가, 많은 어른들에게 고민과 불행을 가져다주는 근본적인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당신의 어린 시절은 지금 현재에도 당신의 내면에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당신의 모든 정서와, 당신이 하는 모든 일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린 시절의 감정, 그리고 태도는 당신을 둘러싼 인간관계에 실제로 자주 영향을 끼친다. 가까운 친구부터 동료, 적당히 친밀한 지인들, 사랑하는 가족들까지, 당신의 ‘어린 시절’은 그 관계를 지배하며, 당신은 그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일하고 사랑하는 것에 있어서도, ‘어린 시절’은 지장을 가져온다. 그리고 때로는, 당신이 호소하는 극심한 두통, 불안증 및 피로감, 위장 장애의 주된 원인이 되기도 한다.
어린이에게 일어난 문제는, 어른에게도 거듭해서 일어날 수 있다. 이 감정의 뿌리를 찾는 과정에서, 이것이 어린이에게서 나타나는 ‘문제 유발성 태도’에서 기인했다는 점이 드러난다. ‘문제 유발성 태도’란 ‘부모’와 같은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의 부당한 태도 또는 요구에 부응하는, 어린이 나름의 방식을 일컫는다. 즉, 유년기의 반응이 성인이 된 후에 불안증, 우울증, 외로움, 지나친 성적 충동, 성공을 향한 강박적인 집착 등의 결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내재과거아는 사실, ‘그대로 지속된다’기보다는, ‘자란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알맞다. 좋든 싫든 간에 우리 모두는 지난날의 정서에 묻혀 살며 ‘현재’에 끼어들고자 하는 어린이이면서, 한편으로는 과거를 잊으려 노력하는, 오로지 ‘현재’에 집착하며 살아가는 어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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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인식하지는 못했어도 당신은 이미, 이런저런 모습으로 내재과거아를 다뤄 왔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살면서 부딪혀 온 많은 문제들의 이면에 그 흔적들을 남겨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는 청소년기 이후부터 각자의 내재과거아를 나름대로 다루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정도로는 결코 충분하다고 말할 수 없다. 어린 시절이 어른인 당신에게 어떠한 모습으로 계속 영향을 미치는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언젠가 당신은 지쳐 버릴 것이며, 끝내는 좌절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스스로의 내재과거아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며 살아가는 요령에 대해 깊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된다면 마침내 당신은, 당신을 괴롭혀 오던 피로감과 수많은 걱정들, 내면의 공허함, 그리고 외로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될 것이다.
내재과거아는 성인기에도 계속 영향을 미친다. 이 내재과거아라는 것을 벗어 버릴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성숙하거나 나이 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지난날의 태도가 더는 우리의 생활을 지배하지 못하도록, 그 원인을 제거해야만 한다.
원인을 찾고, 제거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어렸을 때 보호자로부터 깊은 상처를 주는 태도를 겪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태도 수정에 있어 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람들일수록 더더욱, 총 세 가지로 이루어진 다음의 단계들을 제대로 밟아 감으로써, 자신에 대한 감정을 고쳐 나가야만 한다.
첫 번째 단계는 혼란을 초래하는 감정에 대해 파악한 뒤, 그 감정이 유년기로부터 비롯되었음을 깨닫는 것이다.
두 번째 단계는 어린 시절이 우리에게서 분리할 수 없는 부분인 것처럼, 감정 역시 스스로의 일부임을 받아들이고 존중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단계는, 이러한 어린 시절의 감정이 스스로의 행동이나 능력 발휘를 지배하거나, 제어하지 못하도록 제약을 가하는 것이다.
당연히, 이러한 일련의 노력이란 무척 힘겹기 마련이다. 따라서 인내가 필요하고, 무수히 반복해야만 한다. 불평하고 자책만 해서는 아무런 진전도 없다. 다행스러운 점은 위의 세 단계를 꾸준히 반복한다면, 자신에 대한 감정을 수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내재과거아를 통해 현재와 미래에도 대처해 나갈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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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W. 휴 미실다인. (2020). 몸에 밴 어린 시절. 도서출판 일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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