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다희
[The Psychology Times=강다희]
코로나19와 함께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논란이 된 종교집단 신천지는 코로나 집단 감염으로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았다. 신천지 대구교회 관계자는 방역 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모두 무죄가 선고돼 또 한 번 논란이 됐다. 이렇게 큰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기 전에도 신천지는 다양한 포교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특히 이들은 사람의 심리를 이용하는 심리조작으로 신도를 늘리고 빠져나가지 못하게 한다.
심리조작에 쉽게 걸려드는 요인 5가지
일본의 정신과 의사 오카다 다카시는 심리조작에 쉽게 걸려드는 요인으로 다섯 가지를 말한다.
첫 번째는 높은 의존성을 보이는 의존성 성격장애이다.
의존성이 높은 사람들은 타인의 눈치를 보며 상대가 자신을 떠날까 봐 두려워한다. 자기 생각과 반대되는 의견에도 쉽게 반대하지 못하고, 타인에게 자신의 결정을 맡긴다. 높은 의존성은 심리조작에 걸린 사람들의 가장 큰 공통점이다.
두 번째는 높은 피암시성이다. 피암시성은 의존성 성격에서 볼 수 있는 하나의 특징으로 모든 정보를 비판 없이 수용하는 경향을 말한다. 높은 피암시성의 사람들 또한 높은 의존성의 사람들과 같이 타인의 말에 따라 행동한다는 특징이 있다. 피암시성이 높을수록 경계심이 낮아 심리조작을 통한 신천지의 접근과 세뇌 등에 걸려들기 쉽다.
세 번째는 불균형한 자기애이다. 스스로 원하는 자신의 이상과 현실의 불균형이 클수록 자존감이 낮아지고, 자기애가 손상된다. 손상된 자기애에 대해 보상받기 위해 신천지의 접근을 ‘나는 선택받은 사람이야.’라고 생각하기 쉽고, 스스로 한 자신의 행동을 부정하는 것이 어렵다.
네 번째로 주변에 믿고 의지할 대상이 없는 지지환경이 취약한 사람들이 심리조작에 걸려들기 쉽다. 고립감을 느끼는 사람일수록 소속감을 충족시켜주고, 친절을 베푸는 신천지의 심리조작에 걸려들기 쉽다. 지지환경이 취약한 사람들은 신천지에 빠지더라도 주변에서 이를 눈치채고 도와줄 사람이 없고, 소속감을 충족시켜주는 신천지에서 굳이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신천지는 혼자 있는 사람에게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 요인은 스트레스와 갈등이다. 신천지에 빠진 사람이라고 해서 특별할 것 없이 스트레스에 노출된 사람이라면 누구나 취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외부의 여러 스트레스 원과 갈등하는 많은 현대 사람이 신천지의 심리조작에 쉽게 걸려들 수 있다.
‘콜드리딩’과 ‘핫리딩’을 통한 접근
신천지는 ‘콜드리딩’과 ‘핫리딩’으로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접근해 상대와 친밀감을 쌓는다.
콜드리딩(cold reading)은 상대에 대해 사전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상대의 심리를 파악하는 것을 말한다. 상대에게 많은 질문을 하면서 상대의 어떠한 대답에도 상관없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대화를 이끌어간다.
핫리딩(hot reading)은 반대로 상대에 대해 미리 정보를 아는 상태에서 대화를 이끄는 방식을 말한다. 사전에 상대를 파악해 대화를 맞춰나감으로써 마음을 열게 하는 것이다. 미리 상대에 대한 충분한 조사를 통해 심리조작에 취약한 유형의 사람들에게 접근해 핫리딩 방식으로 다가간다. 이미 심리조작에 취약한 유형의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 잘 알아주는 듯한 핫리딩 기술에 쉽게 걸려들고 만다. 최근에는 사람들의 관심사가 높은 심리검사와 성격검사 등 상대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동시에 마음을 열게 할 수 있는 방식의 핫리딩 기술이 많이 이용된다.
일단 행동을 하면 빠져나오기 어려운 ‘인지 부조화 원리’
신천지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운 이유는 ‘인지 부조화 원리’로 설명된다.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과 생각 사이에 불균형이 생기면 불편을 느낀다. 이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행동 혹은 생각을 바꾸려 한다. 인지 부조화 원리로 이미 신천지에서 작은 것일지라도 일단 어떠한 행동을 하거나 시간 및 돈을 투자 한 사람은 이상하다고 생각하더라도 빠져나오기 어렵다. 자신이 이미 한 행동을 부정하는 것보다 자기 생각을 바꾸기가 더 쉽기 때문이다. 자기 생각과 행동 간의 괴리에서 생각을 바꿔 행동을 정당화하는 것이다.
‘문간의 발 들여놓기 기법’이라는 심리학 용어가 있다. 작은 부탁을 들어준 후에는 더 큰 부탁을 들어주기 쉬워지는 경향을 말한다. 가끔 신천지에서 사람들에게 접근해 음료를 사주라는 등의 부탁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작은 행동을 유도해 점차 더 큰 행동을 이끄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전의 행동과 일관되게 행동하려는 경향이 있다. 일단 신천지에 응하는 행동을 했다면 이후에 신천지에 응하기는 더 쉬워진다. 계속되는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기 위해 자기 생각에도 조금씩 변화를 준다. 결국 신천지에 계속해서 응하는 자신의 행동과 생각 사이의 괴리가 줄어들면서 신천지와 동화된다. 이렇게 사람들은 인지 부조화 원리에 따라 자기 생각을 쉽게 바꾸며 점차 신천지에서 원하는 방향대로 계속해서 행동하게 된다.
신천지는 이렇게 접근 방식부터 사람들이 행동하기에 이르기까지 심리조작을 통해 우리에게 다가온다. 치밀하고 집중적인 심리조작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사람들은 빠져나오기 어렵다. 이들이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주변에서 관심을 갖고 도와줘야 한다. 빠져들기까지 오랫동안 지속적인 심리조작과 세뇌가 이루어진 만큼 빠져나오게 하기 위한 노력 또한 치밀하고 집중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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