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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에 오로지 자신밖에 없는 사람들. - 인정욕구와 자기애성 인격장애에 관하
  • 기사등록 2023-11-14 19:4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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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유의연 ]


넷플릭스 <안나> 공식 티저 예고편

드라마 <안나>에서 사람들은 남들이 보지 않는 일기장에도 거짓말을 쓴다는 대사가 기억에 남습니다. 안나는 보여지는 것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한 캐릭터였습니다. 돈은 없지만 보여지는 자신의 모습이 중요했기에, 각종 명품 옷을 빌려입고 결혼식에 부모님조차 고급스러운 사람들로 고용합니다. 점점 원래 모습인 ‘유미’를 잃어버리고 자신이 그토록 증오하던 이들의 모습을 닮아가기까지 합니다. 왜 이렇게까지 보여지는 자신의 모습에 집착하며 자신을 잃어가면서까지 거짓된 모습을 만들어낸 걸까요? 

 


나= 보는 나 + 보이는 나


인정욕구란 타인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를 말합니다. 이때 의식하게 되는 것이 ‘보이는 나.’ 즉 다른 사람에게 비치는 자신의 모습입니다. 근대 심리학의 창시자인 윌리엄 제임스는 ‘자아’를 순수한 자아인 동시에 경험적 자아라 이해하며, 주체인 동시에 객체도 되는 것을 ‘자아의 이중성’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자아를 ‘인식 주체로서의 자아’와 ‘인식 대상으로서의 자아’라는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누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들여다보는 주체로서의 나’와 ‘들여다보는 대상으로서의 나’가 동시에 존재하지 않으면 들여다볼 수 없다는 겁니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이유


바로 타인의 시선은 나를 비추는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타인의 시선이라는 거울이 있어야 비로소 나의 성격이나 능력같은 내면적인 특징을 알 수 있습니다. 타인의 반응에 따라 자신의 내면적인 특징이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자신의 언행과 태도가 올바른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타인이 나에게 호의적으로 대해준다면 기쁘기도 하고 자신감도 생깁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으면 기분도 우울해지고 자신감도 없어집니다. 다만 후자의 경우라도 타인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면 개선점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자기애 과잉


누구에게나 자기애는 있으며, 누구에게나 나 자신은 특별한 존재입니다. 그러나 그 자기애가 극단으로 치달으면 자기애성 인격장애가 될 수 있습니다. 자기애성 인격장애를 겪는 사람들은 근거 없는 자신감과 자신은 특별한 존재라는 믿음이 있다고 합니다. 상대방 앞에서 우쭐한 태도를 보이거나 성공을 거듭하는 자기 모습을 상상하면서, 자신은 이런 곳에 있을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에 사로잡히기도 한다고 합니다.


자기애성 인격장애는 그야말로 자기애가 매우 강한 유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기애 과잉에는 자기애성 인격장애와 구별되는 유형이 있다는 것이 최근 심리학회나 정신의학회의 공통 주장입니다. 또 다른 유형은 언뜻 보기에는 자기애가 강하지 않는 듯한 유형입니다. 무엇을 하든 자신감이 없고 무력감에 시달리거나,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이기도 합니다. 또 타인을 대할 때 주저하고 소극적이며, 상대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머릿 속에는 오직 나 자신뿐이라는 점에서 이 두가지 유형은 모두 자기애 과잉이지만 표현양상은 정반대입니다. 이를 두고 미국의 정신의학자 글렌 개버드는 자기애를 ‘무감각형’과 ‘과민형’으로 나누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자기애가 지나치게 강한 유형은 자신감이 과도하여 타인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 무감각한 유형과 자신감이 없어 소극적이고 타인의 시선에 과민 반응하는 유형으로 나뉘는 것입니다. 

 


타인의 시선이 신경쓰이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누구나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기 마련입니다. 상대방의 눈에 자신이 어떻게 비춰질지, 주변 사람에게 자신이 어떻게 보일지 의식하는 것은 수많은 타인과 살아가는 사람이기에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타인의 시선을 적절하게 의식하면 자신의 성장의 거울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하면 안나처럼 결국 자신을 잃어버리 게 될 것입니다. 자신을 적당히 사랑하고 타인에게 약간의 관심을 가지며 행복한 하루를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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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노모토 히로아키. (2023). 인정욕구. FIKA(피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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