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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정지혜 ]


  1. 어두컴컴한 밤이 찾아오면 고된 하루가 끝났음을 깨닫는다. 폭신한 침대에 누워 잠을 자고 새롭게 떠오르는 태양을 본다. 잠자는 동안에는 무의식이 여러 가지 결합을 이루어 허구의 세계를 보여준다. 이 허구의 세계는 우리가 영향을 받았던 어떤 요인들에 의한 것이며, 이 세계가 어떤 때는 달콤하게, 어떤 때는 잔혹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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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국어사전에서는 꿈을 ‘잠자는 동안에 깨어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사물을 보고 듣는 정신 현상’,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 ‘실현될 가능성이 아주 작거나 전혀 없는 헛된 기대나 생각’으로 정의하고 있다. 꿈을 영어로 한 Dream 또한 ‘잠자는 동안의 정신 현상’, ‘희망’을 뜻하는 단어로 칭해지고 있다. 한국, 영어권 국가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이러한 양상을 찾아볼 수 있는데, 한자인 꿈 몽(夢) 또한 희망과 꿈을 모두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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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잠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고, 희망과 이상을 품는 것. 사회와 문화를 막론하고 다의어로 존재하는 ‘꿈’은 사람에게 있어서 공통된 현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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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하지만 희망 혹은 수면을 가리키는 ‘꿈’은 우리 사회에서 조금씩 작아지고 있다. 어떤 일을 이룰 것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어떻게 사회의 틀에 잘 끼워맞춰 들어갈 것인지가 더 중요한 것으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2021년 OECD 통계 자료에 따르면, 국가들의 평균 수면 시간은 8시간 22분인 반면 한국은 7시간 51분으로 확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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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꿈이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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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활발한 기운으로 가득했던 어린 시절 숱하게도 들었던 질문이다. 어느 정도 삶의 윤곽이 서서히 잡히고 있는 현재는 나의 이상을 실현할 기회가 없다고 생각되어, 꿈이 무엇이냐고 물어봤던 질문들이 조금은 그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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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다만 한 가지만은 못했다. 다른 애들이 하듯이 내 안에 어둡게 감추어진 목적을 끄집어내서 내 앞 어딘가에 또렷이 그려보는 일이었다. 그들은 자기들이 교수나 판사, 의사나 예술가가 되고 싶다는 것을 분명히 알았고, 그것이 얼마나 오래 걸릴지, 어떤 이점이 있을지 잘 알았다. 나는 그러지 못했다. 어쩌면 나도 언젠가 그런 뭔가가 되겠지만. 그게 뭔지 내가 어찌 알겠는가. 어쩌면 여러 해 동안 찾고 또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 다음에도 아무것도 되지 못하고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어떤 목적지에 도달하긴 하지만 그것이 사악하고 위험하고 끔찍한 것일지도 모른다.” -헤르만 헤세, 데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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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필자가 <데미안>에서 인상 깊게 읽었던 구절이다. 삶을 살아갈수록 현실과 이상의 충돌, 타인의 삶과 나와의 차이가 더욱더 깊게 방황의 늪을 만들어 낸다. 꿈을 꿀수록 꿈과 멀어지는 아이러니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일까? 점점 줄어드는 사람들의 수면시간처럼 꿈을 꾸는 시간조차 줄어들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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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그렇다면 현대인들에게 꿈은 이제 이룰 수 없는 막연한 목표의 환상으로 통하고 있는 것일까? 순수했던 시절에 잠깐 빛났던 잡을 수 없는 별에 불과한 것일까? 놀랍게도 <데미안>에서는 이 질문에 대한 답변 또한 제시해 준다.

  10. “이제야 나는 이 모든 것이 그냥 파묻힌 채 어두워져 있었을 뿐임을 알고 황홀해졌다. 자유롭게 되어서도, 어린 시절의 행복을 포기하고 나서도 여전히 빛나는 세상을 볼 수 있고, 어린이처럼 바라볼 때 느끼는 내면의 전율을 맛볼 수 있는 것이다.” -헤르만 헤세, 데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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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무엇이든 될 무궁무진한 가능성은 그때 그 시절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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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가 빛나는 이유는 우리가 지나왔기 때문일 거야

내가 말했지? 쟤네 사귈 거라고!

비상구는 우리 앞에 있어요

내가 쟤보다 잘난 것 같은데...

나는 왜 똥차만 탔을까?

더 이상 못하겠··· 어? 재밌겠다






참고문헌

헤르만 헤세(저자). 안인희(엮은이). (2013). 데미안.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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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11-22 13:4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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