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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의 2지점의 절벽에서 나를 구해주는 것 - 심리상담
  • 기사등록 2023-11-24 19:01:47
  • 기사수정 2024-01-31 16:3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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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김시은 ]


필자는 상담심리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 상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아주 어린 초등학교 시절이었는데요. 친구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다툼도 당시 담임 선생님은 어른들의 진지한 일인 것처럼 대해주셨습니다. 당시 어린이였던 저의 억울함을 끝까지 들어주는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드라마<나의 해방일지>에서 구 씨 역을 맡은 배우 손석구는 이렇게 말합니다. “사는 걸 너무너무 괴로워하는 사람한테 상담은 절벽에서 떨어지지 않고 3분의 2지점까지 떨어지는 거라고.” 이는 미국에 있는 자살 절벽에서 떨어져서 죽지 않고 살아남은 사람들이 3분의 2지점까지 떨어지게 되면 죽고 싶을 만큼 본인을 힘들게 했던 일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게 된다는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드라마<사랑의 불시착>에서 윤세리 역을 맡은 배우 손예진은 극 중에서 마음의 상처로 인해 자살을 결심하고 스위스로 갑니다. 실제로 스위스에는 디그니타스라는 자살 조력 기관이 있습니다. 그들은 죽음을 선택할 권리를 주장하며 의사와 간호사에 의해 조력 자살을 제공합니다. 기사에 따르면 암이나 알츠하이머와 같은 질환으로 조력 사망을 선택하기도 하지만 우울증, 강박증, 공황장애와 같은 정신적 문제로 디그니타스에 가입한 사람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저는 이들에게 절벽의 3분의 2지점에 해당하는 상담을 권유하고 싶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상담은 말로 사람을 살리는 것입니다. 상담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상담사에게 상담 받음으로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죠. 단언컨대 현대 사회에서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는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각자 그 어려움의 무게가 다를 뿐입니다. 누군가에겐 가볍게 지나갈 수 있는 정도의 문제라면 누군가에겐 인생이 걸린 심각한 문제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심리 상담은 무거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효과적인 도움을 제공합니다. 


한 논문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상담 경험이 없는 일반인의 경우 상담자의 역할을 <잘 들어주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경향이 많다고 합니다. 상담자 집단에서는 그들이 경청에 비해서 공감을 더 많이 해주는 존재라고 인식하는 반면 일반인 집단은 공감에 비해서 경청을 3배 이상 인식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필자는 많은 사람들이 상담을 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간으로 인식하며 상담사가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을 얻는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마치 주변의 친구에게 나의 답답한 마음을 토로하며 고민을 상담하는 것처럼 말이죠. 그래서인지 상담 관계를 친구 관계로 인식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마음의 병을 다스리는 것은 어렵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우리가 바라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따뜻한 관심과 말 한마디일지도 모릅니다. 


제가 상담심리라는 학문의 매력을 실생활에서 느낀 것처럼 많은 사람들도 상담을 어렵고 무겁게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과거보다는 인식이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상담을 받았다고 하면 정신 치료를 받았다는 부정적인 낙인을 찍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낙인이 두려워서 문제가 심각해질 때까지 방치해두고 나서야 상담에 오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우 자기 주도적인 개방이나 자기표현을 어려워한다고 합니다. 대신 요즘은 대면 심리상담뿐만 아니라 온라인 상담과 집단 상담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상담의 경우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익명이라는 특성을 활용하여 더 솔직한 마음을 이야기할 수 있으며 집단 상담의 경우 다대일로 진행되어 개인적 부담감이 덜합니다. 자신에게 맞는 심리 상담을 통해 진솔하게 나의 이야기를 해보는 시간을 가지고 나에게 온전히 집중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긍정적으로 가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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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천성문, 이영순, 박명숙, 이동훈, 함경애(2015). 상담심리학의 이론과 실제(3판). 서울: 학지사

심재은(2008). 상담과 상담자에 대한 사회적 표상: 상담자 집단과 내담자 집단, 일반인 집단의 비교를 중심으로

신융아, 이주원(2023). 한국인 조력사망 희망자 살펴보니.. 2023, 암 가장 많았다[금기된 죽음, 안락사]. [단독]한국인 조력사망 희망자 살펴보니…2030·암 가장 많았다[금기된 죽음, 안락사] | 서울신문 (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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