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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백지혜 ]


‘안인득 사건’을 들어본 적 있는가? 아마 많은 사람이 사건의 명칭을 듣자마자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이라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 안인득 사건은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조현병 범죄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우리 사회는 너무나 많은 사람이 한데 어울려 살아간다. 그리고 그 속에는 정신질환자들 또한 존재한다. 오늘은 우리가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조현병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조현병이란?


조현병이란 환각, 망상, 이상행동 등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일종의 만성 사고장애이다. 만일 발병 기간이 6개월 미만이라면 그 기간에 따라 ‘단기 정신증적 장애(0~30일)’, ‘조현양상장애(1~6개월)’로 진단된다. 많은 사람이 망상과 조현병의 차이에 대해 헷갈리는데, 둘의 대표적인 차이점이란 조현병의 경우 망상과 환청이 있는 경우가 흔하다는 것, 그 외의 사고 과정과 내용 등이 모두 와해하며 전체적인 기능 수준이 많이 떨어진다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현병에 비해 망상은 해당 망상 영역을 제외하면 일상생활을 하는 데 있어 기능 수준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 또한 대표적인 차이점으로 볼 수 있겠다.


조현병의 발병 원인은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이 없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생물학적 소인과 환경의 상호작용에 의해 발병된다고 추정하고 있다. 즉, 현재 조현병을 바라보는 시선의 대부분은 뇌의 생화학적 이상과 연관된다는 견해라는 것이다.

 


안인득 사건


대한민국 조현병 사건의 대표적인 예시라 불리는 안인득 사건에 대한 기본적인 개요를 설명해 보겠다. 해당 사건의 개요를 살펴보며 조현병 환자를 다루는 올바른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2019년 4월 17일 새벽 4시 30분경, 진주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났다. 연기를 본 주민들은 급하게 대피하기 시작했고 그나마 불길이 덜한 비상계단으로 차례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비상계단엔 칼자루를 쥔 안인득이 자신의 분노를 표출할 희생양을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 안인득의 범행 시각은 단 12분이었지만, 사상자는 22명이었다. 안인득에게 희생된 피해자 중 대부분은 사회적 약자라고 불리는 여성, 아이, 노인이었다. 검거된 안인득은 ‘이웃이 괴롭힌다.’ 등 피해망상과 관계 망상적인 이상행동을 보였고, 이런 이상행동이 원인이 되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사건 발생 전에도 안인득에게는 과거 68차례나 조현병 치료를 받은 기록이 있었다. 안인득은 사건이 발생하기 직전에도 바로 윗집에 사는 여고생이 자신을 욕했다며 따라가 오물을 투척하는 등 이상행동을 보였다. 그렇다면 안인득의 가족은 이상행동을 보이는 안인득을 그저 방치한 것일까? 아니다. 안인득의 가족들은 안인득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고 주기적으로 내원하여 치료받게 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보여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016년 7월, 안인득은 돌연 조현병 치료를 중단했고 치료를 중단한 이후 한 번도 조현병 치료를 받은 적이 없었다. 조현병 환자는 치료 중단 기간이 3개월이 넘어가면 이상행동을 보일 확률이 현저히 커진다. 우리는 이 사건을 무작정 미치광이가 난동을 피운 사건이라고만 치부하고 넘어가면 안 될 것이다. 안인득 사건은 우리 사회에 보내는 메시지가 많이 담겨있다.

 


우리는 조현병 환자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대부분의 사람은 조현병을 포함한 정신질환자들이 우리가 살아가는 삶 속에서 격리되긴 바라곤 한다. 그리 극단적으로 치닫지 않더라도, 자기 삶에 정신질환자가 피해를 주지 않기를 무작정 바랄 뿐이다. 하지만 과연 이런 이분법적인 시선은 바람직한 걸까.



나는 보다 건강한 우리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이런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더 빠르게 탈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신질환자들을 바라보는 이분법적인 사고는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편견, 색안경으로 작용하고, 이는 정신질환자들을 더더욱 고립시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현재 WTO에서는 조현병 증상이 발현한 뒤 치료를 시작하는 권고 기한을 12주 이내로 정했다. 실제로 조현병 증상 발현 후 12주 내로 병원에 내원하여 입원 치료를 받으면 예후가 상당히 좋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의 조현병 첫 치료 평균은 무려 발병이 시작된 후 56주 이내이다. 이 또한 현재 우리나라가 정신질환자들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각, 이분법적인 시각이 부정적인 결과로써 표출된 사례이다.


결국 우리나라는 조현병 환자를 무작정 사회적으로 격리하고 무서워할 것이 아니라,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조금은 올곧게 하여 그들이 국가, 사회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주 좋은 선례로, 현재 호주에서 실시하는 ‘CTO(지역명령제도)’가 존재한다. CTO란 조현병 환자가 발생하였을 때 지역주민, 가족, 의사, 경찰이 함께 모여서 조현병 환자와 공동체를 위한 회의를 진행하는 제도이다. 회의 결과로써 만약 조현병 환자가 치료받지 않으면 위험하다는 판단이 든다면, 3개월까지 환자의 입원 치료를 강제할 수 있다. 그리고 해당 치료 비용은 국가가 전액 부담한다. 우리는 해당 사례를 통해 조현병 환자를 가장 위하는 방법은 환자의 가족에게 모든 책임과 부담을 떠넘기는 것이 아니라, 나라와 이웃이 나서서 부담을 덜어주는 것임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다. 또한 결국 이러한 나눔은 곧 우리 사회를 이롭고 더 건강히 만들어 주는 해결책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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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_알쓸범잡2[알쓸범잡2].(2022.07.14).https://youtube.com/watch?v=bArympWhtoc&si=FjDbyHLhKyKrkY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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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11-29 07:5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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