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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윤혜린 ]


pixabay사진. (한국일보 '프루스트의 마들렌' 재인용)

우리는 냄새를 통해 많은 것을 경험한다. 나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음식의 상태를 판단하기도 하며 향을 통해 힐링하거나 위급 상황임을 알기도 한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냄새는 특정 상황 속의 분위기나 느낌에 대한 기억을 시간이 지난 후에도 정확히 떠오르게 한다는 것이다. 다른 감각 정보들과는 다르게 냄새를 맡는 행위만으로 확실하게 과거의 기억이 재생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프루스트 현상이란?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주인공 마르셀은 홍차에 적신 마들렌의 냄새를 맡고 과거 어린 시절을 회상하게 된다. 이 작품에서 유래해 특정한 향기에 자극받아 과거의 기억이 되살아나는 현상을 ‘프루스트 현상’이라고 한다.


인간의 후각은 다른 감각들과는 다른 경로를 통해 정보를 뇌에 전달한다. 시각, 청각 등의 감각은 중간 과정인 시상을 거쳐 대뇌로 이동해 감각이 전달된다. 하지만 후각의 경우 중간 과정 없이 정보가 뇌로 직접 전달되므로 냄새를 통한 기억이 무의식적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우리가 냄새를 맡는 것만으로 정확히 과거를 기억해 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현상은 실제로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2001년,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미국 헤르츠 박사팀은 사람들에게 사진만 보여줄 때와 사진과 함께 특정 냄새를 맡게 했을 때의 기억 재생 정도에 관해 실험했다. 그 결과 특정 냄새와 사진을 함께 보여줬을 때 더 기억을 잘 떠올린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프루스트 현상을 이용한 마케팅


이렇듯 기억에 냄새가 관여하는 프루스트 현상을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이 실현되고 있다. 그 예로 가수 태연의 콘서트를 들 수 있다. 2018년부터 지금까지 태연은 콘서트 때마다 프루스트 현상을 이용한 향기 마케팅을 하고 있다. 관객들이 콘서트의 향을 기억하고 이후에 그 향을 다시 맡았을 때 콘서트의 분위기와 기억을 떠올렸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시작한 것으로, 강렬한 음악에는 머스크 향을, 밝은 음악에는 파우더 향을 분사했다. 또한 공연이 끝난 후 해당 콘서트에서 사용된 향을 향수 또는 룸 스프레이 등 굿즈로 제작해 판매하여 관객들의 큰 호평을 얻기도 했다. 


다음으로는 교보문고이다. 교보문고를 들어갔을 때 시원하면서 은은한 향을 맡은 적 있을 것이다. 2015년부터 매장에 방문했을 때의 경험과 느낌을 고객들이 오래 간직하고 기억하도록 진행된 향기 마케팅의 일환이다. ‘책 향(the senct of page)’를 개발해 현재는 룸 스프레이, 디퓨저 등의 굿즈로도 판매하고 있으며 해당 향을 맡았을 때 교보문고를 떠올리게 하는 것으로 고객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프루스트 현상을 통해 냄새는 우리의 기억 저장과 재생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향기를 통한 마케팅도 계속해서 증가하며 브랜드나 기업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향을 통해 사람들에게 남기려는 것이다. 향기 마케팅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일상에서 프루스트 현상을 자주 경험해 봤을 것이다. 냄새를 통한 과거로의 여행.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나만의 시간 여행이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프루스트 현상’, 2023.11.25.,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587874&cid=43667&categoryId=43667

네이버 지식백과, ‘후각과 기억’, 2023.11.25.,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719904&cid=42062&categoryId=42062

<논문>

류재한, (2023), “프루스트의 마들렌”과 감성마케팅의 관계 고찰, 전남대학교 인문학연구소, 용봉인문논총 Vol.-No.62, 93-121쪽.

<기사>

이데일리, “이거 교보문고 향이잖아?”...‘향기 마케팅’을 아시나요, 2020.05.04.,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111926625764656

엑스포츠뉴스, “태연 “콘서트위해 직접 향 제조”...향기로 기억남는 공연되길”, 2018.10.17.,

https://www.xportsnews.com/article/1032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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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11-29 07:5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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