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원
[The Psychology Times=서진원 ]
Pixabay
나이가 든다는 것
모든 사람은 나이가 들어간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시간은 흐르고 있고, 같은 시간 속 각자 다른 인생의 시점에 서 있다. 나이에 따라 고민과 생각, 가치관, 환경, 주변의 사람들이 모두 다르다. 영원히 학생일 것만 같았던 10대 때와는 20대가 되니, 시간이 갈수록 나이에 관한 생각이 많아진다. 연말이 되어 더욱 그러한 것 같다. 나이가 하나의 사회적 잣대처럼 느껴진다. 동년배인 사람들을 보며 지금까지 쌓아온 것을 비교해 내 위치를 정하게 된다. 남들보다 앞서나갔는가, 뒤처졌는가. 남들보다 뒤처져있다는 생각에 불안한 마음이 심해져 스스로의 자존감을 떨어뜨리게 되기도 한다.
Pixabay
나이와 관련된 다른 요인들과의 영향으로 인한 자존감 저하는 10대, 20대만 그런 것이 아니다. 40대~60대의 중년도 마찬가지다. 특히 40대~60대 중년은 ‘제2의 사춘기’라고 할 정도로 심리적, 환경적, 신체적 변화가 큰 시기다.
빈 둥지 증후군, 중년의 심리적 변화
가장 큰 변화는 ‘자녀의 독립’이다. 특히 중년여성은 자녀의 독립으로 자녀 양육 역할이 감소하게 된다. 가족과 자녀 중심 생활을 하며 부모로서 역할에 초점을 맞추다가 자녀가 떠난 후, 역할의 상실로 인한 자아 정체성의 혼란을 겪게 된다. 이는 ‘빈 둥지 증후군’의 양상으로 나타난다. 공허하고, 허탈감이 들며 우울과 불안감이 반복된다. 중년남성은 조기 퇴직, 실직, 직장에서의 위치 변동과 좌절, 불안한 노후에 대한 심리적 불안을 격게 된다. 또한, 직장에서의 역할과 가정 내 역할 사이에서 심리적 갈등을 느끼기도 한다.
심리에 영향을 끼치는 다른 요인으로 신체적 요인이 있다. 신체적인 변화로 노화와 질환이 나타나면서 정서에도 영향을 끼친다. 노화, 질환으로 인해 거동하기 힘들어지고 여러 치료를 받으며 자존감이 저하되기도 한다. 또 다른 요인으로 나이듦에 대한 태도가 있다. 40~65세 미만의 중년여성은 연령이 많아질수록 나이듦을 인정하고, 죽음 수용의 태도가 높아진다.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나이가 들어감에 대한 변화, 죽음을 수용하게 된다면 이는 정서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만, 반대의 경우는 정서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결과적으로 이것은 중년 성인의 자존감 저하, 삶의 만족도 저하를 유발한다.
중년층은 제2의 사춘기를 보내며 20대 때와는 다른 새로운 고민과 걱정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인생의 경험과 세월이 쌓인 중년에게도 나이가 드는 것은 항상 새로운 경험이기 때문이다.
내가 벌써 20대 중반이라고...?
필자는 내년이면 23살이 된다. 최근 "23살이면 이제 20대 중반이지"라는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큰 충격에 빠졌다. 필자가 어릴 적 상상하던 20대 중반은 어엿한 사회인이 되어 있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어릴 적 상상과는 너무 다르다. 필자는 아직 미래에 대한 걱정과 고민이 많다. ‘내가 지금까지 잘 살아 온 것일까?’, ‘내 지금까지 쌓아온 것이 있나?’ 이런 생각을 시작하면 괜히 불안함에 괜히 우울해진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기도 하다.
‘20년 뒤 내가 과연 멋진 사회인이 될 수 있을까?’
사람들의 마음에 울림을 주는 중년 여성들의 멋있는 도전, '골든걸스'
골든걸스 무대영상 / Youtube 캡쳐. KBS 골든걸스
그러다가 한 음악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바로 ‘골든걸스’. 처음엔 새로 시작한 프로젝트 아이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골든걸스는 인순이, 신효범, 박미경, 이은미 총 4명의 가수로서 최고를 찍었던 중년 가수들이었다. 평균 나이 59세의 중년 가수들이, 흔히 말하는 ‘요즘 애들이 듣는’ K-pop 곡 무대를 준비했다. 4세대 아이돌처럼 스타일링하고, 원곡 그대로 춤을 추며 노래를 불렀다.
신효범, 인순이 무대 영상 / Youtube 캡쳐. KBS 골든걸스
20대의 원곡자 아이돌보다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있었겠지만, 어려움을 이겨내고 멋진 무대를 만들어 내었다. 영상을 보고 갑자기 왈칵 눈물이 났다.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갔고, 평균 59세 중년의 나이에도 새로운 도전을 하는 모습이 무척 감동적이었고, 정말 멋있었다. 그리고 골든걸스에 비해 아직 50년의 반도 안산 내가 벌써 막막함에 도전을 두려워하고, 걱정만 하는 내 모습이 부끄러워졌다. 이제 막 사회 초년생으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 단계에서부터 벌써 무너져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중년의 내가 더 멋있는 모습을 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노력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되었다.
젊음을 보내는 새로운 마음가짐
골든걸스의 영상을 본 후 약해졌던 마음이 다시 단단해졌다. 골든걸스가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다시 도전했던 것처럼, 필자도 목표를 위한 열정을 다시 불태우려고 한다. 그리고 어쩌면, 이러한 열정의 원천은 시간이 흘러도 언제나 간직하고 있는 ‘마음속 젊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시절,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청춘을 바치고 지금까지도 음악을 갈망하는 골든걸스처럼 말이다. 필자는 앞으로 마음에 새길 젊음을, 지금의 젊은 시절 보내며 시간이 지나도 반짝이는 '마음속 젊음'을 만들어 가야겠다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지난 기사
영어로 말할 때마다 머리가 하얘지는 나... 왜 그럴까
태어나보니 내가 스타 2세?, 연예계 금수저 '네포 베이비'
출처
이선욱.(2014).중년여성의 외모관리, 나이듦의 태도, 정서, 신체 증상 및 자존감이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경남대학교 교육대학원.창원
이동귀, 양난미, 박현주, 배병훈, 천영아.(2016).한국 중년의 자존감 평가영역 중요도에 따른 하위집단별 정신건강.경성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인문학총논 제40집.135~176 page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sjwjiin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