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자훈
[The Psychology Times=김자훈 ]
운이 좋게도, 그리고 소중한 존재들의 도움으로 필자는 우리나라에서 MZ 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회사들의 인사팀에서 10년 이상 경력을 쌓아 오며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소통하며 배우고 있다. 동시에 직무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지만 다른 영역에서도 덕업일치의 삶을 살고 있다.
기본적으로 스트레스 푸는 수단이 “독서”라는 방법론일 정도로 독서를 좋아하는 데다가, 결혼 후에는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 딸에게도 필자가 독서한 내용들의 기록들과 단상들을 남겨두고 공유하면서 시간이 흐른 후에 토론하면 참 의미가 있겠다는 기대감 등이 생겨, 모두가 열람 가능한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혼자 진지했던 블로그의 글들이 모여 어느 날, 전혀 기대치 않게 포털의 이달의 블로그로 선정되었고, 네이버 인플루언서로 자리 잡게 되었다.
글을 쓰는 현재 기준, 컬처/도서 부문에 네이버 인플루언서는 545명이 있다. 그중 필자는 순위로 따지자면 Top 10 안에 들고, 인플루언서 상위 1%대에 랭크되어 있다.
그렇지만, 인플루언서 순위가 곧 사유의 깊이를 말해준다고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사유의 내공의 깊이와 다양성은 천차만별인데, 랭킹 로직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능력이 있으면 더 큰 보상을 받고 인정을 받아야 한다" 그것이 공정하다는 말들을 어느 정도는 당연시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정의란 무엇인가"로 이미 유명한 마이클 샌델은
"이런저런 직업의 시장가치가 그것이 공동선에 기여하는 정도와 비례한다고 보면 오류다(부유한 마약 딜러와 박봉의 고등학교 교사 사례)
…
그러나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 사회에는 '우리가 버는 돈이 우리의 사회적 기여도를 반영한다'는 생각이 뿌리 깊게 내려버렸다. " – 공정하다는 착각
필자 스스로도 종종 묻게 된다. "지금 쌓아나가는 지식과 스펙은 나의 행운 덕이라고 생각하니? 아니면 나 스스로의 노력과 업적 덕이라고 생각하니?"
“우리가 가진 재능과,
사회로부터 받은 대가는
온전히 내 몫일까요?”
샌델의 물음에 필자는 문득 결혼식 주례 선생님(KAIST 이광형 총장님, 은사님)께서 말씀 주셨던 내용이 떠올랐다.
"신랑과 신부는 사회에서 혜택을 많이 받은 만큼
사회에 돌려주며 살아야 합니다."
라는 말씀이다.
비록 아직은 사회적으로 필자가 무엇을 이루었다고 할 수 있는 게 미미하다고 생각하지만, 언젠가 존경하는 은사님의 말씀을 삶의 매 순간에 녹여 멋지게 지켜나갈 수 있을 날이 올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또한 아직 실천한 깜냥이 될지는 모르지만, 필자 또한 스스로가 교만하지는 않는지, 자만하지는 않는지, 어리석게 판단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내가 받은 은혜들을 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내가 받은 은혜 이상으로 사회에 갚아나가고 나누어 야지라는 물음들을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던지며, 살아가 보기로 한다.
물론, 업적에 대한 성취, 자부심도 사회 발전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다만, 성공 등으로 그만큼 혜택을 많이 받은 사람이라면, 더 겸허하게 성찰하고, 받은 은혜를 갚아 나가기 위해 더 아름답게 살아서 사회와 인류를 이롭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필자가 생각하는 공정한 사회의 한 단면이고, 공정함의 모습 중 하나이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책 내용을 인용하며 글을 맺는다.
“자연에는 신비와 경외의 대상이 아닌 것이 하나도 없다. … 우리의 생존은 우리 자신만이 이룩한 업적이 아니다. 그러므로 오늘을 사는 우리는 인류를 여기에 있게 한 코스모스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다.”
모쪼록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항상 가슴 뛰는 용기와 생의 의지와 아름다운 지금 이 순간의 신비로운 은혜와 영원성을 간직하기를 진심을 담아 마음속 깊이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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