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원
[The Psychology Times=서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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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이란 개인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성질이나 품성을 말합니다. 사람마다 다양한 자신만의 성격을 갖습니다. ‘성격’은 어떻게 형성되는 것일까요? 성격은 한순간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전 생애에 거쳐 형성되고, 변화합니다. 하지만, 그중 성격 형성에 가장 중요한 시기는 바로 ‘유년 시절’입니다. 기억이 나지 않는 갓난아이일 때부터 우리는 주변 환경과 주변 인물과의 관계를 통해 성격을 형성합니다. 그래서 태어나서 가장 처음 만나는 인물이자 가장 가까운 사람인 ‘부모님’은 성격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칩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제 유년 시절 경험을 공유하며, 발달 시기에 따른 자녀의 사회 심리 발달에 부모님이 끼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영아기의 성격 발달
영아기는 0세에서 1세까지 신생아와 영아일 때의 시기를 말합니다. 영아기에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애착 형성’입니다. 애착 형성은 영아의 심리적 안정에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영아기에 아이는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시작하게 됩니다. 부모와의 상호 작용을 통해 부모를 인식하게 되고, 낯선 사람과 친숙한 사람을 구분할 수 있게 됩니다. 이때 부모와 안정적인 애착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면, 아이는 자신이 신호를 보내면 부모가 반응해 줄 것이라는 ‘신뢰감’을 형성하게 됩니다. 그러나 부모와 충분한 애착 관계를 형성하지 않는다면, 아이는 양육자를 피하거나 불안함을 표현하는 ‘불안 회피적 애착’을 형성하게 됩니다. 이는 영아기의 아이에게 불안함과 불신감을 심어주게 됩니다.
저는 2남 1녀 중 첫째인, 장녀입니다. 부모님의 첫째 아이로 태어나면서 부모님의 관심과 사랑을 넘치게 받을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따라서 부모님과 충분한 상호 작용을 통해, 안정적인 애착 관계를 형성하였습니다. 저의 영아기에서 특징적인 점은, 일반적으로 어머니와의 애착 관계가 중심적인 경우에 비해 저는 아버지와의 친밀한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였습니다. 저의 첫 옹알이가 ‘아빠’일 정도로 아버지와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하였습니다.
유아기의 성격 발달
유아기는 1세~3세의 시기를 말합니다. 애착 이론에 따르면 이 시기는 양육자와 친밀한 정서적 유대를 형성하는 민감한 시기이고, 이는 아이의 뇌 발달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Erikson의 심리, 사회이론에 따르면 이 시기에 아이는 근육이 조절과 인지적 능력이 발달하며 주변을 탐색하고,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고자 합니다. 이때, 자녀에게 자유롭게 탐색하고, 주변환경과 상호 작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 자녀는 자신감과 자율성이 발달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때 부모님이 통제적인 양육을 하게 된다면, 자녀는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고, 수치심을 경험하게 되어 주변을 탐색하는데 소극적인 태도를 갖게 됩니다. 또한, 부모와의 애착 형성은 아이의 뇌 발달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1세~3세 시기에 저는 부모님께서 다양한 학습 놀이 도구를 제공해 주시고, 집이 아닌 다른 외부 환경에서 제가 자유롭게 주변을 탐색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셨습니다. 부모님, 주변환경과 충분한 상호 작용을 통해 안정적인 애착 관계가 굳어지고, 적극적이고 활발한 성격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학령전기의 성격 발달
학령전기는 3세~6세의 시기를 말합니다. 이 시기에 아동은 정신적 능력과 근육 조절 능력이 더욱 성장해 행동 반경이 확대되고, 호기심이 많아지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아동은 부모의 역할 모델을 모방하며 사회적 상호 작용을 하게 됩니다. 학령전기는 성에 대해 인식하는 시기이기도 하며, 남아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여아는 엘렉트라 콤플렉스를 경험하게 됩니다. 아동은 동성 부모와 자신을 동일시하며 이를 해결합니다. 학령전기 부모가 아동이 하고 싶은 일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지지해주면 솔선감이 발달하게 되고, 부모가 이를 통제 시에 죄의식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 시기의 경험은 아동의 기본 성격을 이룰 수 있도록 하므로 긍정적인 경험이 매우 중요합니다.
학령전기에 저는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또래 신체적, 인지적 성장이 빨라 말과 글을 빨리 배웠고, 활발한 성격으로 주변 환경에 적극적으로 상호 작용하며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춤추는 것을 좋아해서 친척들이 모이는 가족 행사가 있을 때면 부모님께서 제가 춤출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셨고, 제가 배우고 싶은게 있다고 말하면 하고 싶은 것을 배울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학령기에 더욱 적극적이며 자신감 있는 성격을 형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학령기(6세~12세)에 높은 자존감을 가질 수 있는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청소년기의 성격 발달
학령전기까지 매사에 적극적이고, 진취적이며 자신감이 넘치는 성격의 활발한 아이로 자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청소년기에 성격적으로 큰 변화를 겪게 되었습니다.
12세~18세의 청소년기는 자아 정체감이 확립되는 시기입니다. 청소년기는 자신의 능력, 역할, 책임에 대한 의식이 생기는 시기입니다. 미래에 대한 기대와 현재까지의 경험을 통합해 안정적인 자아 정체감을 형성합니다. 하지만 자아 정체감을 확립하지 못한 청소년은 정체감 혼미를 경험합니다. 여기서 자아 정체감은 ‘나는 누구이며,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이고, 나는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 확고한 답변을 내릴 수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저는 이 시기에 부모님과 큰 갈등을 겪었습니다. 특히,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아버지와 학업과 관련해 많이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학업에 관련된 부분에서는 엄격하였고, 아버지가 기대하는 성적을 받는 것을 우선시하도록 하였습니다. 공부를 하는 이유가 제 자신이 세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함이 아니라 아버지의 만족을 위한 것이 되었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나는 무엇이 되고 싶은지 확신이 없어 혼란스러운 시기였습니다. 청소년기에 뚜렷한 자아 정체감을 형성하지 못하였고, 자존감이 많이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학령기까지 형성되었던 성격에 비해 소극적인 성격으로 변화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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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성인기에 있는 저는 저의 능력, 역할, 책임에 대한 확신을 형성하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하며 노력하고 있습니다. 청소년기의 낮아진 자존감과 소극적인 태도를 바꾸기에 많은 시간이 필요했지만, 학업 문제가 해결되고 아버지와 다시 관계를 회복하며 전보다는 긍정적인 성격으로 다시 변하게 되었습니다. 성인이 된 이후, 부모님과의 관계는 청소년기와는 또 다르게 바뀌어가고 있고, 이에 따라 저의 성격도 같이 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사람의 성격은 살아가면서 주변 사람과 어떤 관계를 맺고, 어떤 경험을 하는지에 따라 계속해서 발전해갑니다. 여러분의 성격은 어떻게 성장해왔나요? 그 과정에서 부모님은 어떤 영향을 끼쳤나요? 이번 기사를 통해 자신의 성격을 분석해보며 부모님과의 관계, 유년 시절 자신의 성장 과정을 다시 되돌아보며 ‘나’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게 되는 기회가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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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김태임.김희순.신영희.심미경.오원옥.(2007).성장발달과 건강.교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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