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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김상준 ]




도파민의 시대



바야흐로 '도파민'의 시대가 아닌가 싶습니다.

움직임, 동기, 쾌락, 정서적 각성 등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은 파킨슨병, 조현병, ADHD, 기분장애를 비롯한 다양한 질환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도파민은 우리 뇌의 보상 체계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에 약물 중독이나 도박 중독 등 다양한 심리적 중독과도 깊게 관련되어 있다고 합니다.


중독과 도파민의 관계를 다룬 책 '도파민네이션'은 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의 한쪽을 차지하였고, 다양한 매체에서 '도파민 중독'과 '도파민 디톡스'와 같은 내용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소셜미디어에서 사람들은 '도파민 폭발', '도파민 맛집'과 같이 재미나 쾌락의 동의어로 도파민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바이브컴퍼니 생활변화관측소의 자료에 따르면, 소셜미디어에서 '도파민'의 사용 횟수는 2020년 11월 2천여 건에서 2023년 10월 6만 6천여 건으로 30배가량 폭증했다고 합니다.

 



스키너 상자



스키너 상자. Encyclopædia Britannica, Inc./Steven N. Kapusta 

행동주의 심리학자 스키너는 동물의 행동을 연구하기 위해 일명 스키너 상자라고 불리는 실험 장치를 고안하였습니다.

커다란 상자 모양의 이 실험 장치 내부에는 레버와 먹이 공급기가 설치되어 있으며, 상자 안의 동물이 레버를 누르면 먹이 공급기에서 먹이가 나오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스키너는 이 실험 장치를 이용하여 실험용 쥐와 같은 동물이 특정한 행동을 하거나 하지 않도록 만드는 방법을 연구하였습니다.

스키너는 동물이 행동을 더 많이 수행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방식으로 보상을 제공해야 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다음과 같은 네 가지 보상 제공 방식을 비교하였습니다.


① 고정간격 계획: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행동에 대한 보상이 주어집니다. 예를 들어, 2분 고정간격 계획은 행동이 수행될 경우 2분마다 보상이 주어집니다.

② 변동간격 계획: 행동에 대한 보상이 주어지는 시간 간격의 평균은 일정하지만, 규칙적이지는 않습니다. 2분 변동간격 계획에서는 행동에 대한 보상이 평균적으로 2분에 한 번 주어지지만, 정확히 2분마다 주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③ 고정비율 계획: 행동이 특정 횟수만큼 이루어질 때마다 보상이 주어집니다. 10회 고정비율 계획에서 보상은 행동이 10회 수행될 때마다 주어집니다.

④ 변동비율 계획: 보상이 주어지는 행동 횟수의 평균은 일정하지만, 정확히 특정 횟수마다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10회 변동비율 계획에서 보상은 불규칙하게 주어지지만, 보상이 주어지는 횟수의 평균을 내어 보면 10회마다 보상이 주어집니다.

 



가장 효율적인 보상 방식은?



네 가지 계획 중 가장 효율적인 방식은 무엇이었을까요.

일반적으로 변동간격 계획 < 고정간격 계획 < 고정비율 계획 < 변동비율 계획 순서로 높은 효율성을 보인다고 합니다.

또한, 고정비율 계획에서는 보상을 받은 직후 행동을 하지 않는 휴지 기간이 나타나지만, 변동비율 계획에서는 보상이 주어진 직후에도 행동을 끊임없이 계속하는 모습이 나타납니다.


심리학자들은 사람들이 도박에 중독되는 이유가 도박에서 보상이 주어지는 방식이 일종의 변동비율 계획에 해당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충분히 오랫동안 도박을 한다면 평균적으로 돈을 따는 횟수는 일정 확률로 수렴하겠지만, 당장 다음 판에서 돈을 딸 수 있을지는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도박의 특성을 빗대어 심리학자들은 슬롯머신은 현대의 스키너 상자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간헐적이고 불규칙한 보상: 당겨서 새로고침



그런데, 도박장의 슬롯머신뿐만 아니라 우리가 매일 접속하는 소셜 미디어에서도 변동비율 계획이 나타납니다.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등 소셜 미디어에서 새로운 콘텐츠를 확인하기 위해 끊임없이 피드를 새로고침 하는 것이 일종의 변동비율 계획이라는 말입니다.

여기서 보상은 우리 뇌에 자극을 주는 새로운 콘텐츠일 것이고, 목표하는 행동은 피드를 쓸어내리며 계속해서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게 하는 것이겠죠.


이런 방식으로 우리는 점점 더 소셜 미디어에 빠져들게 되고, 자신도 모르게 '도파민 중독자'가 되어 버리는 것이 아닐까요.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계속해서 '당겨서 새로고침'하는 현대인들이 스키너 상자 안의 실험동물과 무엇이 다른 것일지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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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신수정. (2023). 풍요의 역설, 도파민 중독. 나라경제, 2023년 12월호, 59.

Mazur, J. E. (2018). 학습심리학. 시그마프레스.

Schacter, D. L., Gilbert, D. T., Wegner, D. M., Nock. M. K. (2016). 심리학개론. 시그마프레스.

Yablonski, J. (2020). UX/UI의 10가지 심리학 법칙 : 사용자의 마음을 읽는 인간 중심 제품과 서비스 디자인. 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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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12-18 14: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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