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sychology Times=한유진 ]

마약 중독으로 본 우리 사회의 '중독'

대부분의 마약 중독자는 본인이 중독되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떻게 마약을 복용하면서도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마약사범으로 체포된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일상생활에는 문제가 없으며, 마약을 섭취하고도 자신이 맨정신이라고 주장하고는 한다. 자신이 약물을 통제할 수 있으며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그들은 중증 이상의 중독자고, 단순히 자신에 대한 합리화를 계속하고 있을 뿐이다. 많은 보도자료에서는 마약 사용자가 실제로 단약에 성공하는 확률은 대단한 노력과 전문적인 치료가 동반되더라도 20%를 넘기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중독은 그렇기 때문에 무섭다. 중독자는 실제로 중독을 인정하고 도움을 받기까지의 지지부진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우리 사회가 중독자에게 주는 차갑고 배타적인 시선 또한 중독자를 조기 치료로 이끄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마약은 심신이 불안정하고 마음이 약한 사람들만 접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평범한 삶을 사는 사람들도 언제든 중독자가 될 수 있다. 또한, 우리는 주사기나 알약 따위가 없어도 언제든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중독될 수도 있다. 바로 행위 중독이다.

행위 중독이란?

행위가 중독이라는 말은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간단하게 말하면 물질 중독과 비슷한 행동 패턴을 보이면서 자신의 통제력을 잃기 시작하는 경우를 모두 중독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즐거움을 위해서 그러한 행위를 반복한다면 마약이나 도박과 같은 명확한 증표가 없어도 그 행위에 중독되었다고 진단할 수 있는 것이다. 행위 중독의 가장 유명한 예로는 쇼핑 중독이나 인터넷 중독이 있다. 현대의 최첨단 기술 발전과 정적이고 소통이 적어진 생활 방식은 자연스럽게 그러한 기술들에 사람들을 중독시키는 경우가 있다. 

인터넷 중독과 쇼핑 중독은 얼핏 보면 굉장히 심각하고, 정신적인 문제를 포함하는 현상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중독은 그리 멀리 있지 않으며, 어떤 중독들은 우리 사회에서 오히려 긍정받고 있어 더욱 큰 문제가 된다. 흔한 예로 운동 중독이 있다. 달리기나 운동 중독의 경우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아주 위험할 수 있다. 부상이나 질환과 관계 없이, 조절하지 않고 계속 운동을 하며 운동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한 극심한 걱정이나 강박 사고가 존재하는 경우 중독이라고 명명할 수 있다. 또한 일 중독도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데, 업무량에 대한 인지 왜곡이 일어나기도 하며 일을 하지 않거나 휴무일을 맞게 되면 어쩔 줄 몰라 하고 우울감과 불안을 호소하기도 한다. 

우리가 행위 중독을 향해 가져야 할 자세

행위 중독은 때로 겉보기에는 사회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인다. 일 중독이나 운동 중독은 어떻게 보면 아주 무해해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운동 중독이 있는 사람들은 다리를 다치거나 몸에 문제가 생겨도 운동을 멈추지 않으며, 일 중독은 아주 쉽게 과로로 연결되어 여러 정신적 병증은 물론 심각한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행위 중독은 자기 정신의 통제력을 잃게 하는 것은 물론 심리적 의존도가 매우 높아 전문적인 치료가 함께해야만 교정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이러한 중독에도 꼭 마약처럼 금단 현상이 존재하여, 건강은 물론 일상생활에까지도 지장을 일으키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별 문제 없어 보인다'는 특징과 우리 사회 특유의 초인적 노력을 신성시하는 분위기가 이러한 행위 중독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만들고는 한다. 중독은 우리 주변에서 아주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일반적인 문제이며, 특정 정신질환 보유자나 주위 상황이 어려운 사람들만이 걸리게 되는 '병'이라고 여겨서는 안 된다. 그러한 나쁜 시선이 오히려 실제 중독자들이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고 주변의 도움을 받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가끔씩은 내 일상에도 알게 모르게 어떤 강박이 숨겨져 있지 않은지, 내 주변의 '열심인 사람들'은 정말 건강한 상태인지 한 번 정도는 돌아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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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현. "수치심 경험과 행위중독의 관계." 국내석사학위논문 서울敎育大學校, 2017. 서울

이해국. (개최날짜). 행위중독문제 현황과 정책(디지털미디어 과사용 관련 건강문제 등). 한국정신건강사회복지학회 학술발표논문집, 개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