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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할아버지. 당신의 어린 시절은 어떠셨나요? - 어린 시절 기억이 더 잘 떠오르는 이유 - 쓸쓸하던 그 골목을 당신은 기억하십니까. 지금도 난 기억합니다. -조덕배, 아이유의 노래, ‘나의 옛날 이야기’ 중-
  • 기사등록 2023-12-29 16:3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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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김정현B ]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들려주시는 옛날 이야기


한 번쯤은 할머니와 할아버지께 어린 시절을 여쭤본 적 있을 것이다. 직접 여쭤보지 않더라도, 명절에 만나게 된다면 조부모님들의 어린 시절 이야기는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세대 차이가 나서 재밌게 들을 수 있는 이야기부터 힘들게 살았던 시절 이야기까지 듣다 보면, 어떻게 저렇게 옛날이야기를 잘 기억하실 수 있을까 궁금해진다. 그리고 특히 힘들었던 시절을 더 잘 기억하신다.


 사진 출처: Pixabay 


젊을 때를 잘 더 잘 기억하는 것도 원리가 있다.


조부모님들이 젊을 때를 특히 잘 기억하시는 것을 설명할 수 있는 실험이 있다. 웨슬리 대학에서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에서, 1학년 입학할 때와 4학년 졸업할 때를 가장 잘 기억했다. 특히 55세 이상의 참가자들에게 생활 사건들을 기억해 내도록 했을 때 최근 사건과 10~30세에 발생한 사건을 가장 잘 기억했다. 이처럼 청소년기부터 젊은 성인기에 관해 잘 기억하는 것을 ‘회고 절정(reminiscence bump) 현상’이라고 부른다.

 

이 ‘회고 절정 현상’은 세 가지 가설에 의해 설명할 수 있다. 먼저 특정 생활사들이 청소년기와 젊은 성인기 동안 일어난다는 생각에 기반한다. 이것을 ‘자기 이미지 가설’이라고 부른다. 개인의 자기 이미지를 형성될 때 일어난 사건의 기억이 가장 잘 기억된다는 것이다. 한 실험에서 평균 연령 54세의 참가자들에게 자신에 대해 정의하는 진술문을 작성하라고 했을 때 대부분 평균 연령 25세 때 일어난 일을 기술했다. 이것은 회고 절정 기간 내의 연령과 같다.

 

다른 설명으로 인지 가설에 따르면, 급속한 변화 시기는 강한 기억의 부호화를 초래한다. 이것이 딱 청소년기와 젊은 성인기에 부합한다. 타지에서 하는 대학 생활, 결혼 생활, 직장 생활 등 급속한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가 딱 이 시기이다. 그리고 그 후에는 상대적으로 안정된 삶을 살기 때문에 청소년부터 젊은성인기가 가장 잘 기억난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요한 시기가 젊은 성인기 이후에 삶의 급속한 변화를 경험한 사람은 회고 절정이 젊은 성인기 이후에 일어난다.

 

마지막으로는 ‘문화적 라이프 스크립트 가설(Cultural life script hypothesis)’이다. 이것은 개인의 라이프 스토리와 문화적 라이프 스크립트를 구분한다. 개인의 라이프 스토리는 개인의 생애에 일어나는 모든 사건들이고, 문화적 라이프 스크립트는 특정 시기에 일어나는 문화적으로 예상된 사건들이다. 결혼, 대학 졸업, 취업 같기 등의 전형적으로 일어나는 시기가 문화적 라이프 스크립트이다. 흥미롭게도, 이런 사건들이 회고 절정의 시기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문화적 라이프 스크립트가 개인의 라이프 스토리가 일치할 때 더 쉽게 회상한다.

 


어린 시절, 왜 이렇게 힘든 일이 많으셨나요?


이렇게 젊은 시절을 더 잘 기억하는 것에는 심리학적으로 이런 설명이 가능하다. 특히 조부모님들의 어린 시절은 지금보다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기인 만큼, 다양한 생활 사건이 많았을 것이고 강한 정서와 함께 했을 것이다. 특히 힘든 시기를 더 잘 기억하고 말하시는 이유는 이것 때문으로 유추할 수 있다. 강한 정서와 함께하는 사건이 더 잘 기억된다는 여러 연구 결과가 존재한다. 한 실험에서 강한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단어들과 중립적인 단어들을 회상하게 했는데, 강한 정서를 유발하는 단어들의 기억이 더 우수하게 나타났다.

 


오늘은 조부모님, 부모님께 연락드려야겠다.


또한 조부모님들이 과거 얘기를 잘 기억하는 이유는 반복적인 회상 때문일 수 있다. 우리는 조부모님들의 어린 시절 얘기를 반복해서 듣곤 한다. 그 과정에서 기억이 회상돼 정보의 저장이 유지되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과거에 안 좋은 일을 잊지 못하는 것이 걱정될 수 있다. 이미 발생한 사건들은어떡할 수 없지만, 더 좋은 일을 만들어 기억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조부모님들께 좋은 기억을 만들어드리고, 좋은 얘기를 해 드리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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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E. Bruce Goldstein. 도경수, 박태진, 조양석. (2017) 인지심리학, 제 4판. CENG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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