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자훈
[The Psychology Times=김자훈 ]
지난 12월 초,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멜론뮤직어워드 2023년 MMA를 직관하고 왔다. 필자의 개인적인 성향상, 멋지고 예쁜 아이돌, 뛰어난 배우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나 기대감은 잘 생기지 않는 성향인지라, 좀 다른 관점에서 멜론뮤직 어워드 MMA 2023 공연을 감상했다.
당시 느낀 단상들을 기록해두지 않으면 또 언제 공유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서둘러 생각을 글로 녹여내어 요약해 본다.
1. 뛰어나고 지혜로운 아티스트의 예술혼이 팬들에게 긍정적인 삶의 원동력이 되고, 동시에 함께 성장하는 메시지가 담긴 관계가 되는 것이 이상적이다!! MMA 2023에서도 팬덤과의 관계가 건설적으로 느껴지는 아티스트들이 있어 내심 응원하게 되었다.
2. 에스파의 화려한 공연 중, "나로 시작되는 드라마~~"라는 가사에서 순간 빨려 들어가듯 우리나라 고전소설 "구운몽"과 생각이 연결되었고, “우리네 삶”에 대해 깊이 사유해 볼 수 있었다.
화려한 아이돌의 퍼포먼스와 구운몽의 이미지가 다소 다를 수 있어, 일견 생뚱맞다고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우리 삶의 드라마의 주인공은 우리 자신이라 할지라도, 모든 것이 우리가 어쩌면 만들어내고 인식하는 상(像) 들이기 때문에, 무상한 것은 아닐까?’라는 사유와, 동시에 ‘그렇다면 나로 시작되는 드라마의 본질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가’, ‘나로 시작되는 드라마를 어떻게 그려나가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생각으로까지 일사천리로 이어졌다.
구운몽의 내용으로 가보자.
“승상의 부귀와 풍류며 여러 낭자의 옥 같은 모습과 꽃 같은 태깔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용왕이 권한 술 석 잔의 성의가 그토록 총명하고 지혜로운 성진을 크게 미혹되게 한 것인가 싶으면서도, 우리 삶이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늘 겸손하고, 스스로를 성찰하며 갈고닦는 사람이라도 단 한순간의 방심으로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누구도 지혜와 총명을 자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소설 속 글들에서 미혹되었던 성진의 글을 나열해 보고, 무상함의 경험이 시작된 발로(또는 욕망)를 추적해 보고자 시도했다.
"남자가 세상에 태어나 어려서는 공자와 맹자의 글을 읽고 자라서는 요순 같은 임금을 만나 싸움터에 나가면 대장군이 되고 조정에 들어서면 관리의 우두머리가 되어 비단 도포를 입고 임금에게 충성하고 백성을 이롭게 하며, 눈으로는 고운 빛을 보고 귀로는 오묘한 소리를 들어 당대에 영화를 누릴 뿐 아니라, 죽은 뒤에도 이름을 남기는 것이 대장부의 일인데, 슬프다!"
...
"우리 불교에서는 단지 한 그릇 밥과 한 병의 물과 몇 권의 불경과 백팔 염주뿐이구나. 그 도가 비록 높고 깊지만 적막하기가 너무 심하다. 도를 깨닫고 대사의 법통을 이어받아 연화봉 위에 꼿꼿이 앉았다 한들, 결국 한 줌의 재와 한 줄기 연기로 사라지고 말면 어느 누가 내가 세상에 났던 줄 알겠는가"
그리고 필자는 사유를 이어간다.
나로 시작되는 드라마는 덧없고 덧없도다. 헛되고 헛되도다! 무상하고 무상하도다!!
덧없다의 의미를 조금 더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덧없다" 는 아래 세 가지 정도의 의미를 내포한다.
1. 알지 못하는 가운데 지나가는 시간이 매우 빠르다는 의미,
2. 보람이나 쓸모가 없어 헛되고 허전하다.
3. 갈피를 잡을 수 없거나 근거가 없다.
맥락상 “세월이 빠르게 흘러가는 상황에서, 흘러간 삶의 보람이나 쓸모가 없이 헛되고 허전하다” 정도의 의미로 덧없다를 이해하면 무리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에게도 진지하게 묻는다.
부귀와 풍류와, 아름다운 자태도 덧없을 수 있는 인생사에서, 내 스스로의 인생을 어떻게 그려나가야 할까??
잠시 침묵하다가 답한다.
덧없는 인생, 무상한 인생, 헛된 인생일지라도, 이 세상이 내가 쓰는 드라마이자, 한 편의 꿈일지라도... 염세적으로 삶을 살아가기 보다는, 더 높은 차원의 아름다움과 삶의 의미를 매 순간 추구하고, 더 나아가 실제 지구공동체와 인류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삶과 사명을 이루기를 소망해 본다. 동시에 창조주께 그저 기도하며 간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에스파 Drama 가사와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의 책 내용을 인용하며 글을 맺는다.
Drama "~~ 1, 2, 3 깜짝 놀랄 다음 Scene
키를 거머쥔
주인공은 나~~”
…
"잠깐, 바람 위에 일순 휴식이 오면, 그러면 또 다른 여인이 나를 낳으리라."
모쪼록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항상 가슴 뛰는 용기와 생의 의지와 아름다운 지금 이 순간의 신비로운 은혜와 영원성을 간직하기를 진심을 담아 마음속 깊이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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