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원
[The Psychology Times=이예원 ]
학창 시절 누구나 한 번쯤 발표 수업을 해보았을 것이다. 누군가는 발표 수업이 아무렇지 않았을 것이고, 누군가는 발표 수업이 기피 대상이었을 것이다. 이들 중 후자의 경우, 사회 불안 장애를 지녔을지도 모른다. 불안 장애의 일종인 사회 불안 장애는 타인과 상호작용하는 사회적 상황을 두려워해 회피하고자 하는 장애로, 흔히 ‘사회공포증’이라고도 알려져 있다. 대학생의 40%가 해당 증상을 지니고 있다고도 보고될 만큼 흔한 사회 불안 장애는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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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불안 장애란?
사회 불안 장애는 당혹감을 줄 수 있는 특정한 사회적 상황 또는 활동 상황을 두려워해 회피하려는 불안 장애의 일종이다. 다른 사람들이 주목하는 상황 등에서 창피를 당할 수 있다는 생각에 두려움이 강하고, 이에 대한 즉각적 공포 반응을 나타낸다. 사회 불안 장애는 크게 일반형과 특정형으로 나눌 수 있다. 일반형의 경우, 대부분의 사회적 상황을 두려워한다.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 모든 순간에 두려움을 느낀다는 것이다. 특정형은 특정한 상황에 유독 두려움을 느낀다. 앞서 언급한 발표 상황을 두려워하는 것이 이에 속한다.
사회 불안 장애는 매우 흔한 심리적 문제이다. 사회 불안 장애의 평생 유병률은 3~13%로 조사 방법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으나 다른 불안 장애에 비해 유병률이 높은 장애로 알려져 있다. 2016년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평생 유병률은 1.6%라고 알려져 있다. 사회 불안 장애는 다른 불안장애와 함께 나타나는 경향이 있으며, 특히 사회 불안 장애가 있는 사람의 1/3이 회피성 성격장애의 진단 기준에 해당한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역학조사에서는 여성에게 더 높게 발병된다고 보고되었으나 임상 환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남성에게 더 많거나 비슷하게 발병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사회 불안 장애의 증상
사회 불안 장애 환자들은 다음과 같은 증상을 가진다. 사회적 관계와 상황 등에 대해 과도한 걱정을 하고, 음식을 먹거나 마시는 자리와 같이 관찰되는 상황이나 발표, 연설과 같이 타인 앞에서 특정 행동을 수행해야 하는 상황 등에 대해 지나친 염려를 한다. 정신적으로는 안절부절못하거나 긴장하고, 초조하거나 신경이 곤두선 느낌이 드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신체적으로는 근육이 긴장하거나 떨리고, 근육통이 오거나 몸살, 피로감 등의 반응을 가진다.
사회 불안 장애의 진단 기준
DSM-5-TR에 따른 사회 불안 장애의 진단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타인에 의해 관찰되거나 평가될 수 있는 1개 이상의 상황에 대한 현저한 불안과 공포를 지닌다. 이들이 두려워하는 주된 사회적 상황은 일상적인 상호작용 상황, 관찰당하는 상황, 다른 사람 앞에서 수행하는 상황 등이 있다.
두 번째, 이러한 사회적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로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당하거나,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는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다. 즉, 자신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모욕이나 경멸을 받거나 거부당할 것을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사회적 상황에 노출되었을 때 과도하게 심한 불안을 경험하고 회피하고자 하는 반응이 6개월 이상 지속되어 심한 고통을 경험하거나 사회생활에 방해가 될 경우 사회 불안 장애로 진단된다.
사회 불안 장애의 원인과 치료
사회 불안 장애의 원인은 다양하다. 생물학적 원인으로는 도파민과 세로토닌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지적 입장에서는 사회적 수행 후 자신의 수행을 부정적으로 반추하는 사후 반추 사고와 타인에게 호감을 주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믿음을 가진 부정적 자기상 등이 원인이라고 추정한다. 행동주의적 관점에 의하면 환경 자극에 대한 불안 반응에 대한 잘못된 학습이 원인이다. 어린 시절에 자신에게 중요한 인물에 의해 부정적 평가를 당했을 경우 주변 인물들이 자신을 모두 비판할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에 의해 발생한다고 보기도 한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먼저, 선택적 세로토닌 흡수 억제제나 베타 억제제와 같은 항우울제를 사용하는 약물치료가 있다. 사회적 상황의 부정적 사고와 신념을 수정하고 사회적 상황에 반복적으로 노출하기 위해 인지행동 집단치료를 진행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마음챙김 및 수용 기반 치료가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라고 보고되고 있다. 마음챙김은 현재에 초점을 맞추는 알아차림을 통해 사회불안을 유발하는 자기초점적 주의를 감소시키고, 비판단적 수용은 자기 경험을 회피하거나 통제하려는 시도를 줄이고 회피 행동을 감소시킴으로써 불안의 악순환을 차단하게 한다.
남들 앞에 나서는 게 두려운 당신도 개인의 발병 원인을 파악하고 제대로 된 치료 방법을 실시한다면 충분히 사회 불안 장애를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기사
‘거봐, 내 말이 맞잖아.’, ‘이렇게 될 줄 알았어.’
<참고문헌>
권석만. <현대 이상심리학(2판)>, 학지사, 2013
권석만. <현대 이상심리학(3판)>, 학지사, 2023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https://www.mentalhealth.go.kr/portal/disease/diseaseDetail.do?dissId=68)
서울 아산 병원 홈페이지 (https://www.amc.seoul.kr/asan/healthinfo/disease/diseaseDetail.do?contentId=3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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