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The Psychology Times=정연수 ]



내가 또래 상담자를 신청하게 된 이유 



나는 대학교에 입학 후 1학년 때부터 4학년인 지금, 꾸준하게 교내 학생 상담 센터 또래 상담자 멘토로 활동하는 중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 강의가 일상이었던 나의 새내기 시절은 지루함의 연속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 홈페이지에 또래 상담자 모집 공고 글을 발견하였고, 나는 또래 상담자로 활동했던 고등학교 시절의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설레는 마음으로 망설임 없이 지원하였다. 


상담에 대해 제대로 배워본 적도 없고, 그저 고등학교 시절 또래 상담 동아리 활동을 하며 가까운 친구들의 고민을 들어줬던 경험뿐이었다. 이러한 상태에서 누군가를 상담해 줘야 한다는 사실이 두려움으로 다가오기도 했지만 나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활동이라는 확신이 들어 지원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었다. 현재 나는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지만, 세상에는 다양한 이유로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했다. 같은 학생의 입장에서 작지만 확실한 도움을 주고 싶었다.




'초보' 상담자인 '나'에게 나침반이 되어준 책




"모든 상담자는 끊임없는 실습으로 자신의 상담 기술을 향상한다." 


연습의 중요성에 관해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여태까지 나는 상담을 내 위주로 생각하였다. 혼자 내담자의 고민을 추론하며 결정을 짓고, 추후 행동에 대해 어떻게 하면 좋을 지 얘기를 했다. 이러한 지난 나의 행동들을 돌아보며 잘못된 방법이라는 사실을 깊이 있게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상담은 내담자를 도와주는 것이 아닌 친구가 살아온 인생과 가치관을 토대로 내린 결정을 끌어낼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역할이라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또한 인생의 폭넓은 시각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또래 상담자 멘토 활동 전 사전 교육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 ‘상담’에 관해 공부하다 보니 아무래도 한계가 있었다. 그러기에 또래 상담사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은 나에게 큰 기쁨을 안겨주었다. 나의 멘티에게 온전히 집중하여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에 가득 찼다. 상담은 나의 걱정과는 다르게 단순하였지만 정말 흥미로운 점이 많았다.


실제로 또래 상담을 진행하면서 친구의 얘기를 듣는 자세도 달라졌고, 어떻게 얘기를 해줘야 할지 그전보다 고민도 많이 하게 되었다. 상담을 진행하면서 상대방이 마음을 터놓고 내 얘기에 마음이 편해진 느낌을 받았다고 말하였을 때 굉장히 뿌듯하였다.

 

나는 평소 친구들에게 공감 능력이 좋다는 말을 종종 들었기에 공감을 깊게 잘 해준다고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상대방의 정확한 마음을 파악하는 것은 그 사람의 상황과 가치 등 여러 가지 영역을 모두 맞추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웠다. 그동안 ‘공감 능력’ 하나는 자신 있다고 말하며 늘 자만했던 나에게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으며, 상담을 진행할 때 늘 겸손한 태도로 임해야겠다고 다짐하였다.

 

또래 상담사 교육은 단순하게 내 주변 친구들의 아픔을 더욱 공감해 주고 알아주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또래 상담사 활동을 통하여 내가 위로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가끔 마음이 불안하거나 불안할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친구들에게 알려주라고 교육을 받았지만 사실 내가 가장 도움을 많이 받았던 거 같다.




4년 동안 또래 상담자로 활동하면서 좋았던 점 


 

활동을 통해 상담을 위해서는 반드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몸소 배울 수 있었다. 

 

동시에 타인의 이야기를 듣고 돕는 상담 활동을 통해 다양한 삶과 가치관을 수용하고 함께 나아갈 수 있는 나로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함께 해결책을 찾고 멘티의 긍정적 변화를 보면서 이야기를 경청하고 희망과 용기를 주는 일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느낄 수 있게 되었다. 

 

또래 상담을 진행한 후, 전문 상담사에게 슈퍼비전을 받으면서 중요한 것은 ‘상대방에 대한 마음의 자세’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따뜻한 관심을 가진 존재의 힘은 스킬 이상의 영향력을 갖는다는 사실에 집중하여,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실제 상담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좋았다. 상담자로 활동하면서 나의 스트레스는 현저하게 감소하였다. 또한 삶을 조금 더 긍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자신감을 형성할 수 있게 되었다.

 



대학교 또래 상담자  활동을 통해 한 층 성장한 '나'  



 

나의 대학 생활 4년을 함께한 ‘또래 상담자 활동’은 긴 기간만큼이나 매우 소중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학생이 학생 상담센터 그리고 또래 상담 프로그램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나의 경험을 기사로 작성하게 된 이유는 다른 학생들과 이 행복을 공유하고 싶어서이다. 혹시나 이 글을 읽게 될 누군가에게 나의 진심을 전하고 싶다.

 

자신을 힘들게 하는 마음의 아픔이 있다면 고민 말고 학생 상담센터의 문에 노크하였으면 좋겠다. 그 누구보다 당신의 마음에 진심으로 공감하며, 함께 슬퍼해 줄 것이니 마음을 나눈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 아니니 용기 내어보라고 조심스레 이야기하고 싶다. 더불어 당신의 행복을 바라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꼭 기억해 주길 바란다. 

 

또래 상담자 활동은 감히 대학교 생활 중 가장 의미 있었던 활동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 나 스스로 성장하였고, 그 덕분에 알찬 4년을 보낼 수 있었다. 되돌아보면 마음 한편이 따뜻해진다. 상담을 통해 얻은 것은 뿌듯함뿐만 이 아니다. 또래 상담자 활동을 통해 스스로가 성장했다고 느끼고 나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글의 마무리로 꼭 이 말을 전하고 싶다. 만약 나와 같은 성향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그리고 그 사람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망설임 없이 이와 같은 활동을 추천한다.






지난 기사


게으른 게 아니라 무기력한 거라고?

우울증은 '특성'이 아니라 '상태'이다.

오늘은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말하기 어려운 것을 캔버스에 옮겼을 때 생기는 변화는?

청소년의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는?

당신의 꿈을 이루어 주는 공모전이 있다면?

질풍노도의 청소년기 그리고 '우울증'

청소년의 부모 관계는 또래 관계와 학교 적응에도 미친다고?

몸과 마음을 동시에 병들게 하는 '청소년기 우울증'

정신과에 가려면 돈이 많이 들지 않나요?






참고문헌

- 김우리. "대학생의 진로적응성 향상을 위한 또래 진로상담자 양성 프로그램 개발 및 적용." 국내박사학위논문 부산대학교 대학원, 2021. 부산 

- 황재연. "대학생 또래상담자가 사용할 자기효능감 향상 프로그램 개발연구." 국내석사학위논문 공주대학교 대학원, 2009. 충청남도 

- 이보라. "대학생 또래상담자의 활동 시 겪는 어려움과 대처과정에 대한 근거이론적 접근." 국내석사학위논문 신라대학교 교육대학원, 2023. 부산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psytimes.co.kr/news/view.php?idx=7927
  • 기사등록 2024-01-29 12:31:47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