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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천지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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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모으기 위한 방법으로 우리는 다수결의 원칙을 사용한다. 다수결은 빠르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는 점과, 대다수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상당 부분을 결정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실제로 우리는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일상의 작은 부분부터 사회 전반의 중요한 문제까지 다수결의 원칙을 통해 많은 결정을 한다. 예를 들어 모두의 동의 하에 오늘 점심 메뉴를 통일한다고 할 때, 어떤 메뉴로 통일할 것인지부터 시작해, 우리 삶에 정말 큰 영향을 미치는 대통령 및 국회의원 선거까지 다수결의 원칙을 따라 결정한다.



다수결의 결과


그런데 이러한 다수결이 과연 믿을만하다고 할 수 있을까? 우선 다수결을 통해 결정한 결과가 믿을만한지 여부를 따져볼 수 있다. 지금까지 경험했던 다수결을 생각해 볼 때, 분명 실패했던 기억이 존재할 것이다. 점심 메뉴를 다수결에 의해 짜장면으로 통일시켰는데 그 짜장면이 불어 터져서 맛이 없을 때, 혹은 다수결을 통해 학급 반장을 뽑았는데 학급을 위한 활동은 전혀 하지 않고 자신이 편한 대로만 하고 있을 때. 이런 경우 나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라 하더라도 그 결정이 잘못되었음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다시 번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 결과를 선택한 다수의 합의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다수결의 힘이다.



다수결의 원칙


그렇다면 다수결의 원칙 그 자체는 어떨까? 다수결이라는 결정 방식은 그 자체로 정의롭고 믿을 만하다고 할 수 있을까? 다수결은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방법이다. 우리는 투표를 통해 정치에 참여하며, 그 결과는 다수결의 원칙에 따른다. 한두 명이 아닌 국민 전체의 의견을 한곳으로 모으기 위해서는 다수의 사람 쪽으로 모으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다수결의 원칙을 선택했다는 점과 역사적으로 진정한 다수결의 의미를 찾기 위해 일어났던 사건들을 생각해 보면 이러한 다수결은 정의롭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치를 위해 사용되는 다수결의 투표 방식에는 생각지 못한 문제점이 있다. 바로 다수결이 다수의 의견을 반영하지 못한 경우이다. 예를 들어 30명 학급의 반장 선거에 세 사람이 후보로 나왔다고 가정했을 때, 1위로 당선된 사람의 득표수가 11표, 2위가 10표, 3위가 9표인 경우, 당선된 반장을 지지하는 사람은 11명이지만 지지하지 않는 사람이 19명이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다시 말해 다수결로 뽑힌 사람이 다수의 의견을 반영하지 못한 결과가 되는 것이다. 또한 후보가 두 명이라고 하더라도 당선된 사람과 낙선된 사람이 16표와 14표로 나뉘어졌다면 이를 정말 다수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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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투표방식


이러한 단순다수결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선거제도가 사용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는 결선투표제가 있는데, 이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는 경우, 보통 1, 2위를 대상으로 다시 2차 투표를 진행하여 과반 당선자가 나오게 하는 것이다. 이는 당선자의 당선을 반대하는 사람보다 찬성하는 사람이 더 많기 때문에 당선자의 대표성이 확보된다고 할 수 있다. 프랑스 대선에서 이러한 간선투표제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유권자가 후보들의 우선순위를 매겨 가점을 주는 방식으로 모든 유권자 점수를 합산해 당선자를 정하는 보르다 투표법, 후보자 모두 서로 맞대결을 해 가장 많이 이긴 사람이 당선되는 방식인 콩도르세 투표법, 가장 적은 표를 얻은 후보를 지워나가는 방식인 최소득표자 소거법 등이 있다.


다수결은 의사결정을 하는 데 효과적인 방식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정말 다수결이 믿을 만한 방법인지는 끊임없이 고민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다수결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나타난 위에 언급한 제도들도 각자 나름의 단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방식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방법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모든 사람이 만족하면서 효과적인 방법을 찾기는 어렵겠지만 조금씩 단점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더 나은 방법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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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이정은, 다수결은 위험하다, 2022

洪性邦, 민주주의에 있어서 다수결 원리, 한림법학 FORUM, 한림대학 법학연구소,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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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1-24 00: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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