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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김정현A ]



‘이번 시험은 괜찮을까?’ 


필자가 매번 시험을 앞두고 하는 생각이다. 어린 시절부터 시험에 대한 강박과 불안이 심했다. 아, 정확히는 중학교 때 수학 시험에서 미끄러진 후부터다. 그 뒤로 성인이 되고 자격증 시험을 볼 때도 걱정이 앞서 연습 때보다 낮은 성과를 거둔다. 그래서 고민했다. 내가 이렇게까지 불안해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앞으로 더 많은 시험과 중요한 순간을 맞이할 텐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시험 볼 때마다 불안한 이유


 

시험 불안이란 특수한 평가 상황에서 나타나는 불안의 한 형태로, 개인이 시험을 어떻게 평가하고, 얼마나 위협적으로 느끼는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따라서 불안의 정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으며, 특히 개인의 능력과 성과가 요구되는 현대사회에서 더 대두되고 있다. 시험 불안은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정의되기도 한다.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는 이전에 실패했던 경험, 실패로 인해 생긴 죄의식, 부모의 꾸중 등이 쌓여 본능처럼 나타나는 불안이라고 정의했다. 인지적 관점에서는 시험 불안을 상황의 특수성에 따라 나타나는 특성 불안으로 봤다. 

 

시험 불안은 비단 최상위권 학생만 갖고 있는 게 아니다. 각자 나름의 고충이 있다. 최상위권의 경우, 자신의 성적 혹은 등수를 유지하기 위해 과도한 경쟁심을 느끼고 있으며, 중상위권은 성적 향상을 위해 노력하지만, 그에 비해 결과가 좋지 않을 때 자신감이 결여된다. 마지막으로 하위권은 계속적인 시험의 실패를 경험함으로써 회피 방법으로 시험을 포기하는 상황을 마주하곤 한다. 

 

Schwarzer, R.는 시험 불안은 개인과 사회의 역동적 상호작용에 의해 유발된다고 주장했다. 만약 수험생이 부모나 교사로부터 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받는다면, 수험생 스스로 시험을 더 위협적으로 느끼게 되는 경향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이전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수험자라면, 다음 시험에서 또 다른 실패를 낳게 될 가능성이 높다. 즉, 능력을 요구하고 점수에 따라 결정되는 사회에서 개인은 낮은 자기개념과 높은 불안감을 갖게 되는 것이다.

 

시험 불안의 증상은 다음과 같다. 실제적으로 주의 집중력이 저하되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으며, 두통이나 위장질환 등을 보인다. 심할 경우에는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시도하거나 시험 포기 혹은 등교 거부의 의지를 드러낸다.

 

시험 불안이 마냥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적절한 시험 불안은 개인의 학습 동기를 유발함으로써 성적 향상에 도움을 준다. 그러나 과도한 불안 증세는 오히려 학습 장면에서 효율적인 학업 성취를 방해해, 심할 경우에는 일상생활까지 전이될 수 있다.


 

시험 불안과 자기효능감


 

시험 불안은 자기효능감과 관련이 있다. 기본적으로 자기효능감은 인지적 과정에 있어서 목표 설정에 도움을 준다. 따라서 자기효능감이 높은 사람은 성공적인 계획을 목표로 세우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실패 확률이 높은 계획을 세우게 된다. 높은 자기 효능감을 가진 사람은 비교적 분석적 사고를 정확히 지니고 있어 오류가 적은 편이고, 수행의 질도 어느 정도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자신의 행동과 결과에 자신감이 있어 스트레스와 강박감이 덜하며, 일의 효율이 증진된다. 

 

실제 Nicholls의 자기 효능감 연구에서 학업적 자기효능감이 높은 사람은 도전적 과제를 선택하고, 이를 수행하기 위해 끈질기게 노력하며, 효과적인 학습 전략을 사용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반면에 자기의 능력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사람은 하는 일을 앞두고 걱정과 불안이 앞서고, 주어진 일을 보다 어렵게 생각해 능력보다 제대로 수행해 내지 못한다. 


 

조금은 불안해도 괜찮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어느 정도의 시험 불안은 괜찮다. 학습 동기를 자극하고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게끔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요 이상의 불안은 당장의 시험 결과뿐만 아니라 나 자신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그러니 조금만 더 자신을 믿고 편한 마음가짐으로 임해도 좋을 것이다. 현재 시험 불안을 겪고 있는 필자뿐만 아니라 독자들에게도 이 증상이 개선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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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김문주. 1990. 시험불안도와 그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심리적 요인에 관한 연구 : 시험불안 측정을 위한 도구개발 과정을 중심으로. 한국교육심리학회. 

강이순. 2005. 고등학생의 시험불안에 대한 비합리적 사고와 자기효능감의 영향에 관한 연구. 아주대학교, 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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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1-25 13:3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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