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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최서영 ]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올해의 끝자락이 벌써 오고야 말았다. 작년의 나를 돌이켜보았을 때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불안해하고 불안정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나를 만족하는 것도 아니다. <데미안> 속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는 그 구절을 빌리자면, '이제서야', '겨우' 한 겹을 벗어던진 느낌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겹이라도 벗고 세상에 도전장을 내민 게 어디냐며 남은 날들의 나를 다독이는 중이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았는가. 

 

필자는 심리학도로서 일상에 심리학이 스며들도록 갖가지 노력을 다하였다. 기사 하나, 신문 한 면, 뉴스의 한 사건, 전공책 한 페이지, 강의록 한 페이지 안에 스며든 마음들에 집중하고 귀기울였다. 게다가 친구들,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마음과 생각으로 이와 같은 결론에 다다를 수 있었는지 다각도에서 바라보려고 노력하였다.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라는 조상들의 말씀이 틀린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백 번, 천 번 공감한 한 해였다.

 

그러나 일상 속 심리학을 들여다보는 행위를 포기하지 않은 필자의 비법은 단연코 '1년 간의 심꾸미 기자단 활동' 이지 않을까 싶다. 초반에 마음가짐은 심리학도로서 비심리학도에게도 이 학문을 제대로 알리고, 더욱 더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것이었다. 점차 욕심이 생기다보니 전공에 대한 짙은 농도의 지식들을 널리 알리고 싶었고 그랬기에 글 쓰는 것이 참 어렵다고 느껴질 때가 많았다. 과연 나는 어떻게 살았는가. 

 



가장 애정하는 것에 대하여


 http://www.psytimes.co.kr/news/view.php?idx=7039


올 한해 심꾸미 기자단 활동을 1년 간 해오며 글을 쓰는 과정 자체에 의미가, 그리고 퇴고하는 과정까지 여운을 주었던 글 하나가 있다. 하반기 가장 첫 번째 글이었던 '절망 속에 피어난 꽃, 프리다칼로' 라는 글이다. 필자는 학교 발표 주제 '고난을 겪은 인물'에 대해 탐색하던 중 프리다칼로라는 멕시코 여성화가에 꽂힌 적이 있었다. 발표만으로 필자의 호기심이 충족되지 않아 기사를 빌미로 그녀의 일대기를 온전히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그녀는 선천적인 척추성 소아마비, 교통사고로 인한 상체 마비, 남편의 문란한 성생활 등 홀로 견뎌내기에는 너무나도 굵직한 사건들을 견뎌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림을 그리는 행위 자체에 몰두하였으며, 그것이 곧 그녀가 삶을 극복하는 방식이 되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승화'라는 일종의 방어기제로 설명할 수 있다. 


덧붙여 설명하자면, 승화란 자신으로 하여금 발산되는 충동들을 억제하지 않고 다른 목적물에게 변화시켜 긍정적으로 표출시키는 것을 뜻한다. 프리다칼로의 암울한 삶이 한 폭의 그림으로 탈바꿈되는 것처럼 말이다. 예술은 그녀가 짊어진 수많은 고통들을 떨쳐낼 수 있는 탈출구이자 숨구멍이었다. 

 

 

그녀가 자신에게 둘러싼 고통과 암울을 애써 잊으려하지 않고 승화하는 방식은 현재 필자의 삶에 대한 태도를 반성하게 했고, 초라하게 만들었다. 눈 앞에 닥친 시련에 단 한번도 의연하게 대처해보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저 압도된 감정들을 해치우기 바빴으며, 결론적으로 나는 나를 자책하며, 비난하는 일종의 자해행동 -말이 다소 거친 경향이 없지 않아 있으나, 결국 나를 싫어하는 행동을 했으므로- 을 했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글을 쓰던 당시, 나에게 '승화'란 무엇인가에 대해 수많은 고민을 했다. 끝끝내 답을 내놓지 못하였는데 이 글을 쓰는 현재까지도 여전히 물음표인 상태이다. 올 한해 가장 큰 카테고리 중 하나가 '건강한 나' 였다. 그러나 여러 소제목이 쌓이지 않은 것으로 보아 아직 매듭을 짓지 못할 카테고리인 듯하다. 

 

아쉽지만 그렇기에 내일이 존재하는 것 아닐까. 아무리 고단한 삶이래도 나 자신을 놓지 않고 계속해서 나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다음 해는 그런 '나'에 집중할 참이다. 글을 작성하는 현 시각 2023. 12. 31. 오전 2시 8분 올해의 끝자락이 끝을 향해 달려가지만,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은 올 한해의 슬픔과 기쁨을 재정비하여 더 나은 '나'를 만들어가길 바란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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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2-07 08:4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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