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수진
[The Psychology Times=안수진 ]
어렸을 때부터 심리학이 좋아서 계속 이 길만 고집해 왔다. 이것 외엔 딱히 관심이 가는 것도 없었으며, 특출나게 잘하는 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대학교도 심리학과로 진학하면서 내 꿈에 한 발짝 가까워지는 듯했다.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진 않지만, 적어도 관심 있는 분야의 수업을 듣는 것은 지난 12년 동안 국수사과영을 배웠던 것보다는 재밌는 일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단지 수업만 듣고 좋은 성적을 받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최종 목표는 심리학 전공을 살린 직업을 갖는 것이었는데, 가만히 앉아 이론 공부만 하자니 이게 정말 나의 적성에 맞는 분야인지 판단하기에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과 학술 동아리에 가입했다. 팀원들끼리 연구하고 싶은 주제를 선정하고 연구 계획을 수립하고 교수님께 틈틈이 피드백을 받으며 연구를 진행해서 최종적으로는 논문 하나를 완성하는 활동이었다. 한 학기 동안 동아리 활동을 하며 내가 무엇이 부족한지 알게 됐다. 주제와 관련된 자료를 찾고 정리하는 등의 일은 곧잘 했지만, 새로운 의견을 제시하거나, 그것을 표현하는 일은 서툳다는 것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 T.P.T 기자단의 지원 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됐다. 심리학과 관련된 기사를 쓰는 활동이기에 스스로 생각하고 탐구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사람들의 글을 통해서 나는 몰랐던, 차마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주제와 시각을 접해보고 싶었다.
나름의 최선을 다했지만, 2주에 기사 1개를 쓰는 것은 생각보다 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글을 쓰려면 주제를 찾아야 하는데, 주제를 찾는 데만 일주일을 넘게 보낸 적도 있었다. 그래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다 보면 작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거나, 잊고 있던 내 기억과 경험을 되살려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위해 생각하고, 생각한 것을 글로 표현하기 위해 고민하는 시간들이 쌓여갔다. 어떠한 책임도 없이, 그저 혼자 이런 시도를 했더라면 아마 며칠 가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기자단이란 책임감이 있어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해나갈 수 있었다.
아쉬운 점도 많고 새롭게 얻어 가는 것도 많은 활동이었다. 누구에게는 짧았을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꽤 길었던 6개월간의 이 경험을 지나가는 것이 아닌, 나의 양분으로 삼아 앞으로도 나에 대해서, 내 진로에 대해서 탐색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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