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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박지연 ]

 

식당에서 울고 보채는 아이를 달래는 건 누구? 

엄마? 아빠? 정답은 바로 ‘유튜브’다. 언젠가부터 양육자가 해야 할 역할을 유튜브가 대신하고 있다. 우리는 ‘미디어 홍수’라고 해도 좋을 만큼 자유롭게 영상을 시청하고 접할 수 있다. 이렇게 많은 미디어를 접하는 아이들은 괜찮은 걸까?

 

tv에서 보고 어린 소녀 - tv 아이 뉴스 사진 이미지

 


비디오의 특성과 심리적 영향


아이는 양육자의 사랑이 담긴 말을 듣고 학습한다. 이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는 뇌의 회로를 만들게 된다. 그런데 아직 언어가 완전히 발달되기 전에 지나치게 많은 비디오를 시청하게 되면 이 회로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다. 양육자의 말과 달리 ‘정서’가 빠진 비디오에서 제공하는 언어는 아이의 뇌 회로 형성에 방해가 된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비디오는 강렬한 시각적 자극과 한글이나 영어 알파벳처럼 기호화한 메시지만을 전달하기 때문에 오래 노출된 아이는 뇌의 특정 부분만 발달하게 되어 정신적 문제를 겪을 수 있다. 또한, 현란한 화면은 일상의 자연스러운 자극을 시시한 것으로 인식하게 만들어 양육자나 주변 환경으로부터 자극을 받아들일 기회를 빼앗는다. 그리고 우리나라 학부모들이 많이 애용하는 ‘학습 비디오’처럼 일방적으로 아이에게 정보를 주입하는 영상은 아이의 뇌를 수동적으로 만들 위험이 있다.

 

양육자의 사랑을 느끼고 일상의 작은 자극들로부터 세상을 배워야 할 아이들이 감정이 없는 비디오에 오랜 시간 노출되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심리적-정신적 문제가 ‘유아비디오 증후군’이다.

 

전화와 소셜 네트워크에 무인된 딸 쓰기 - tv 아이 뉴스 사진 이미지

 


유아비디오 증후군


유아비디오 증후군(이하 비디오 증후군)이란 두뇌 발달이 이루어지기 전인 영유아기 때부터 과도한 비디오 혹은 TV 시청으로 인해 유사 자폐증, 언어발달 장애, 사회성 결핍 등을 겪게 되는 정신질환이다. 비디오 증후군을 가진 영유아는 얼굴 표정이 없고 갑자기 짜증을 내며, 눈 맞춤을 하지 않고 언어표현이 없는 등의 병리적 증상을 보인다(가타오카 나오키, 2001; 정인태, 2003; 이종헌&이재욱, 2020).

 

문제는 스마트폰 등 영상기기가 발전하면서 자연스럽게 미디어를 접하는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더 많은 양의 미디어를 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자녀의 조기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모들 사이에서 교육용 학습 비디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가 미디어로 놀면서 동시에 공부까지 할 수 있다는 생각과 바쁜 양육자를 대신해 줄 수 있다는 편리함에 학습 비디오를 애용하게 된다. 하지만 아이를 위해 틀어주었던 비디오가 독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비디오 증후군은 아이가 말을 시작하기 전에는 알아차리기가 어려워 이미 진행이 많이 된 상태로 내원하기도 한다. 유사 자폐와 달리 치료가 가능하지만. 조기발견과 조기개입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치료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언어 발달의 결정적 시기를 놓친 경우 예후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가족 시간을 즐기는 가족 - 가족 뉴스 사진 이미지

 


비디오는 OFF, 가족과의 대화모드 ON


미국소아과학회(AAP)에서는 만 2세 미만의 아이의 TV와 비디오 시청 금지를 권고한다는 공식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바쁜 양육자의 입장에서 아이가 좋아하고, 보고 있는 동안 아이를 얌전하게 해주는 영상을 완전히 끊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에 대해 강남세브란스 정신건강의학과 김은주 교수는 “만 2세 이전에는 비디오를 보여주지 않고 청소년기까지 시청 시간을 2시간 미만으로 조절하는 것이 좋다. 만약 아이에게 비디오를 보여주어야 한다면 부모가 함께 시청하며 말을 걸어주는 등 상호작용하는 것이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부모가 먼저 모범을 보여 스마트폰이나 TV 등을 시청하는 시간을 줄이고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이는 것 역시 중요하다. 정형화된 영상 속 음성이 아닌 부모의 목소리로 감정을 실어 아이의 정서와 사회성을 발달시키고 독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책을 읽어주는 시간을 가져보자. 양육자가 관심을 가지고 아이의 영상 시청 시간을 줄여 나가야 한다.

 

이미 아이가 영상에 오래 노출되어 말이 늦거나 혼자 놀기 좋아한다면 무조건 영상을 끊고 아이와 다양한 야외 활동을 시도해야 한다. 2020년 연구에 따르면, 놀이터에서 놀거나 숲 체험을 하는 등 아이에게 영상이 주지 못하는 다양한 자극을 주는 것이 말문을 트이게 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기억하자! 영상이 주는 편안함에 빠져 소중한 아이의 건강한 성장을 망쳐서는 안된다는 것을.




참고문헌

이종헌, 이재욱. 영상물 과다 노출 발달지체유아의 어머니와 함께하는 숲 체험활동 적용 사례연구 홀리스틱융합교육연구 24(3) 113~145.

김수현. (2023년2월28일) ‘학습 비디오도 위험…’젖먹이 비디오 증후군’’ 코메디닷컴 학습 비디오도 위험… ‘젖먹이 비디오 증후군’ - 코메디닷컴 (kormedi.com).

김지영. (2018년5월9일) ‘[육아의 발견] TV시청에 집착하는 아이, 그만 보게 할 수 있을까?’ 시선뉴스 [육아의 발견] TV시청에 집착하는 아이, 그만 보게 할 수 있을까? < 1번 박스 < 육아·건강프라임 < 지식·정보 < 기사본문 - 시선뉴스 (sisunnews.co.kr)</a>.

이유현. (2019년4월23일) ”우리 아이, 유튜브 어디까지 보여줘야 할까요?” 매일경제 "우리 아이, 유튜브 어디까지 보여줘야 할까요?" - 매일경제 (mk.co.kr).

이현정. (2014년9월4일) ‘학습용 비디오, 조기교육 하려다 언어장애 온다.’ 헬스조선 학습용 비디오, 조기교육 하려다 언어장애 온다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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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3-13 14:56:09
  • 수정 2024-03-13 23: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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