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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이나경 ]


출처 : Pixabay우리는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사건들을 마주한다. 취직이나 복권 당첨처럼 간절히 원하는 일도 있지만, 자연재해나 따돌림처럼 절대 마주하고 싶지 않은 일도 있다. 이러한 충격적인 사건은 개인으로 하여금 외상으로 남을 수 있다. 외상은 흔히 트라우마라고도 부르며, 스트레스의 범주를 넘어서서 안전과 생명에 위협이 될 만한 사건을 겪었을 때 발생한다.

 

충격적인 사건에 노출된 개인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심리적 부적응 중 하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다. 사건을 경험한 후 그 사건에 대하여 공포심을 느끼고, 계속된 재경험으로 고통을 느끼는 질환이다. 이러한 공포심과 고통은 정상적인 일상 및 사회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상처에서 한 걸음 나아가기


하지만 충격적인 사건은 '외상 후 성장'이라는 긍정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외상 후 성장은 외상 사건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고군분투한 결과로 경험하게 되는 긍정적인 심리 변화를 말한다. 외상 이전보다도 더 높은 수준으로 성장하게 되는 것으로,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속담과 유사한 맥락의 개념이다. 

 

그렇다면 외상 후 성장이 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 성장은커녕 외상 이전의 상태로 회복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닐 텐데 말이다. 긍정 심리학의 창시자 마틴 셀리그만 교수에 따르면, 사람은 외상 사건에 대해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스스로 만들어 낸 이야기는 새로운 삶의 원칙을 세우도록 하여 오히려 외상 이전보다 성숙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회복력이 큰 사람들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통해 더욱 발전적인 원칙을 세워 외상 후 성장이 가능하다. 



외상 후 성장의 핵심은 '집중하는 것'


셀리그만 교수는 '서로 이해하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이 느끼는 감정을 공유할 때, 서로의 절망을 극복하는 법을 깨닫게 된다'고 말하며, 외상 후 성장을 위해서는 사회적인 관계가 중요하다고 언급한다.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외상 경험자가 자기 노출을 할 때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과정을 거쳐 외상 후 성장에 이를 수 있다. 경험을 타인과 나누는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에 더욱 집중하는 것이 외상 후 성장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이셈, 2023). 하지만 이는 외상 후 성장을 위해서 반드시 타인과 소통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최수희 교수에 따르면, 외상 사건이 떠올라 대화가 어렵거나 감정적으로 견디기 힘든 경우라면 강박적으로 '빨리 남에게 이야기해야겠다'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타인과의 소통이 상대적으로 적은 내향적인 사람들은 외상 후 성장이 어려울까? 이에 대해 셀리그만 교수는 꼭 그런 건 아니라고 답하였다. 사회적인 관계 이외에도 몰입을 통해 외상 후 성장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외상을 경험한 사람이 고도로 집중하여 고통이나 슬픔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행복한 몰입'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취미를 갖는 것처럼 자신이 열중할 수 있는 대상을 찾아 행복해지기 위해 몰입한다면 외상 후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의미 만들기' 과정이 외상 후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인생 전반에 대해 부여한 가치가 특정 사건에 대해 부여한 가치와 일치하면 외상 사건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면서 심리적 고통이 감소할 수 있다. 이는 자신이 경험한 사건들을 재구성하여 이해하는 '의미 만들기'의 과정이 외상 후 성장에 기여함을 의미한다(장유빈, 2023). 



나를 마주하는 것이 성장의 시작


외상을 경험한 사람에게 성장까지 이루라는 것은 너무나 가혹한 말일 수 있다. 외상 후 성장을 이룬 사례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외상을 경험한 모든 사람이 발전을 이루어내는 것은 아니다. 또한 외상 후 성장을 이루었다고 해서 그들의 정신적인 충격이 완전히 제거된 것도 아니다. 셀리그만 교수는 "당장 닥친 고통을 덜려고 애쓰지 마라. 거기에 쏟을 에너지를 행복해지는 데 쏟아라."라고 조언한다. 자신이 가진 고통스러운 기억을 한 번에 없애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지만, 고립에서 벗어나 나아가려는 시도는 분명 가치가 있을 것이다. 자신의 마음 상태에 대해서 충분히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며 스스로를 챙긴다면 행복에 한 걸음씩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참고문헌>

이셈. "외상경험자의 자기노출과 외상 후 성장의 관계: 정신화의 매개효과 및 사회적 반응의 조절된 매개효과." 국내박사학위논문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 2023. 서울

장유빈. "침습적 반추, 의도적 반추, 의미만들기가 외상후스트레스증상 및 외상후성장에 미치는 영향." 국내석사학위논문 성균관대학교 일반대학원, 2023. 서울 

매일경제, “[커버스토리] 트라우마 피할 수 없다면 성장 디딤돌 삼으세요”. 이새봄. (2011)

https://www.mk.co.kr/news/business/4951403

서울대학교병원 병원뉴스, “[SNUH 건강정보]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는 방법”. 최수희. (2022)

http://www.snuh.org/board/B003/view.do?viewType=true&bbs_no=6028 

정신의학신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무엇이 외상 후 성장을 가능하게 할까?”. 이희건. (2023)

https://www.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34965

네이버 지식백과,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926927&cid=51007&categoryId=51007#TABLE_OF_CONTENT1 

네이버 지식백과, 상담학 사전. 외상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5673393&cid=62841&categoryId=62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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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3-14 15:4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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