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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김민서 ]


출처: Image by StockSnap from Pixabay


“대학교에서는 알아서 친구를 사귀어야 한다는데, 마음이 맞는 친구를 못 사귈까 봐 걱정돼요.”


올해 입학하는 24학번 후배와 밥약을 하며 나눈 이야기다. ‘새 학기 증후군’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새로운 시작, 새로운 출발은 누구에게나 떨리고 긴장되는 일이다. 특히 자신이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더 걸리는 사람이라면 더 걱정될 수 있다. 고등학교까지는 학교에 있는 시간 동안 반 친구들과 거의 모든 것을 함께 하므로 자연스럽게 친해질 기회가 많았다. 하지만 대학교에서는 수업도 동아리도 각자의 선택에 따라 자유롭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훨씬 많은 사람을 접하지만, 한편으로는 친구를 자연스럽게 사귀기에는 그다지 좋은 환경은 아닐 수 있다.

 


눈에서 가까워지면 마음에서 가까워진다?


새내기들에게 ‘학기 초에 친구를 많이 사귀어야지!’ 라고 생각하며 조급해하기보다 다양한 모임에 꾸준히 ‘참여’하는데 의의를 두라고 말해주고 싶다. 첫 모임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더라도, 내가 기회가 되고 시간이 된다면 여러 번 꾸준히 나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관계가 지속되고 발전되려면 함께하는 경험을 쌓는 것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다. 즉 그만큼의 시간을 함께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작은 시간이 쌓이다 보면 익숙해져서 생기는 친밀감도 있고, 실제로 이전에는 몰랐던 나와 상대방의 공통점을 새로 발견하면서 더 가까워지기도 한다.


심리학적으로 이것을 ‘단순 노출 효과’라고 한다. 미국의 사회 심리학자 로버트 자이언스가 이론으로 정립하여 ‘자이언스 효과’라고도 불리는 이 효과는 ‘단순히 노출되는 횟수가 증가할수록 그 대상에 대한 호감이 증가하는 현상’을 말한다. 자이언스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12장의 얼굴 사진을 보여주고 가장 호감으로 느껴지는 얼굴을 고르게 하였다. 이때 사진을 보여주는 횟수는 1번에서 25번까지 각기 다른 횟수로 무작위로 보여주었는데, 실험 결과 학생들은 가장 많이 본 얼굴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었다.


단순 노출 효과는 마케팅 분야에서도 효과적으로 활용된다. 소비자에게 제품을 지속적으로 노출함으로써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호감을 높이는 방식이다.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특정 상품을 ppl로 반복적으로 보여주면서 친근감을 형성하고 궁극적으로 구매를 유도한다. 이명천, 김요한의 <광고 전략>에 따르면 특히 화장지와 같은 일용품이나 식료품은 가격에 대한 위험 요소가 크지 않아 자세한 제품의 특징을 설명하는 것보다 단순 노출 효과로 친근감을 형성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결국 눈에서 가까워지면 마음에서 가까워진다가 참인 것이다.



생각의 방향이 나를 향하게


나와 마음이 맞는 사람을 발견하지 못하였거나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이 끊이지 않는다면, 생각의 방향을 나에게 돌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가까워지고 싶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 계속 주변을 둘러보는 것은 꽤 에너지 소모가 크고 지치는 일이 될 수 있다. 그럴 땐 에너지를 반대로 나에게 돌려서 스스로를 탐색하는 것이다. 내가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어떤 분위기를 좋아하고,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목표가 있는지 등을 알아가다 보면 내가 나에게 가장 친한 친구가 되고 주변과 관계없이 마음이 채워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또한 나에게 집중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주변에 모이게 된다.


실제로 필자도 입학 후 인간관계로 인해 고민하였던 적이 있다. 그때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야겠다는 마음보다는, 전부터 연극에 관심이 많았고 궁금하다는 마음만으로 연극 동아리에 가입하였다. 내가 관심이 있어서 신청한 동아리였기 때문에 처음에는 사람들과 친하지 않아도 활동만으로도 즐거웠다. 또 활동을 계속 이어가다 보니 정기 공연 등에도 참여하며 그곳에서 소중한 인연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 몰입하며 나를 중심에 둘 때 예상치 못한 사람들과의 만남이 더 즐겁고 소중하다.


새로운 출발을 앞둔 새내기들에게, 인간관계에 대한 부담은 조금 내려놓아도 된다. 가벼운 마음으로 모임에 참여하다 보면 익숙한 얼굴들이 생기고, 빠른 속도는 아니더라도 함께한 시간만큼 분명 더 가까워질 것이다. 혹은 그동안 공부에 밀려 깊이 알아가지 못한 나의 취향을 탐색하고 스스로를 이해하는 값진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그 과정에서 여러분들 곁에 그 취향을 함께 나눌 좋은 사람들이 생길 것이라고 믿는다.



출처:

반유화. (2024). 출근길 심리학. 다산북스

이명천, 김요한. (2013). 광고 전략. 커뮤니케이션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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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3-14 16: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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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ejinwoo09112024-03-15 14:01:56

    누구나 새로운 시작이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게 쉽지 않지만, 이런 고민들은 누구나 겪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글에서 대학 입학 후에 친구를 사귀는 게 조금 어려운 상황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하고 그 과정에서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해주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에요. 특히, 다양한 모임에 참여하고 계속 시도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친구를 사귀는 것도 마치 마케팅에서 제품을 홍보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하는데, 그런 관점에서 보면 더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중심으로 돌려보고 나 자신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얘기하고 있어서 뭔가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저도 이런 방법들을 활용하면서 새로운 사람들과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고마워요, 이런 좋은 글을 추천해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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