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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을까요 [2] - 관계 심리학: 우리가 어쩌다 결혼하게 되었는지 이제는 기억조차 나지 않게 되었다
  • 기사등록 2024-03-21 14: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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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김민지 ]


PIXABAY


『  아름다운 공주님과, 능력 있는 왕자님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한눈에 반해 버렸고, 속절없이 서로에게 빠져들었으며, 또한 열렬하게 사랑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행복을 하늘이 질투라도 한 걸까요? 그들의 사랑에 뜻하지 않은 여러 시련들이 찾아왔습니다. 

  그럼에도 공주님과 왕자님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 무엇으로도 그들을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들의 사랑의 힘이 생각보다 더 대단했기 때문이었죠. 

  그리고 마침내 공주님과 왕자님은 수많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서, 성대한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이제 그들은, ‘가족’이라는 관계로 묶여 그 누구보다도 가까운 ‘부부’가 되었고, 그렇게 앞으로도 영원히, 평생을 함께할 겁니다.

 

  그런데 그들은 정말로, 그렇게 영원토록. 

  행복할 수 있을까요? 

  아니, 과연 행복했을까요?  』





 “왜 날개를 달아주고 추락하자 해”

 


결혼이 모든 사랑의 해피엔딩일 수는 없다. 

수십 년간 다른 환경 속에서 각자의 인생을 살아왔던 타인과 새로이 가정을 이루고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이 심리적 여정에는 당연히, 그만큼의 어려움과 고통이 수반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함께 잡았던 손을 놓고 각자의 길을 걷는 ‘이혼’을 선택하는 부부들도 생겨나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러한 선택을 한 부부들 중에서는 상담을 통해서 이혼에 대한 갈등을 해결하고, 재결합이라는 결론으로 끝을 맺고 다시 함께 살아가는 부부들이 있다.


물론 상담 과정을 밟는 모든 부부들이 그런 결말을 맞이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부부에게는 결혼이 고통의 여정에 불과하기에, 그저 하루라도 빨리 관계에 마침표를 찍어 해방되기를 바라기도 한다. 그들에게 있어선 결혼으로 주어지는 자신의 새로운 역할에 대해 마음의 준비가 부족했던 만큼, 모든 과정은 그저 벅차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결혼을 통해 자신이 과거에 살아온 삶에 대한 보상, 보답을 받기를 바라거나, 혹은 결혼 그 자체를 일종의 도피처이자 탈출구로 여기기도 한다. 이들로서는 결혼에 대해 품은 기대감 자체가 굉장했을 것이기에, 그와 함께 다가온 결혼 생활이라는 현실은 그저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불안하고, 강박적이며, 심지어는 불행하게마저 느꼈을지 모른다. 그렇게 되면 그 사람과 함께 가정을 이루게 된 그의 배우자, 그리고 자녀들은 그 불안함과 강박적인 심리를 고스란히 느낄 수밖에 없게 된다. 


이들의 배우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감수해야 하는 불편한 감정을 피하고 싶은 것이 자연스럽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일에 치중하게 되는 등, 상대와 더욱 거리를 두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을 보게 될 상대방 입장에서는, 배우자가 자신을 돌보지 않고 멀리하는 것에 더더욱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기대가 좌절되고, 실망감이 든다. 


그러나 이들에게 가장 괴로운 것은, 궁극적으로 결혼 생활을 통해 얻고자 했던 과거로부터의 도피가 실패했으며, 보상 또한 적절히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과거에 자신의 부모 등으로부터 받았던 상처와 트라우마가 건드려지는 것이 더 힘들기 때문에, 오갈 데 없는 그 모든 원망과 분노를 자신의 배우자에게로 쏟고야 만다. 

이것이 심각한 상황까지 치닫게 되는 경우에는, 자신의 상처에 대한 자기 파괴적 분풀이로서 ‘외도’라는 형태를 띤 채 분출되기도 한다. 그러나 배우자에 대한 복수심에 이러한 일을 감행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양쪽 모두에게 상처로 남을 뿐이다.

 

이렇게 상처를 가진 사람들은 의지하고 의존할 누군가를 찾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상처에서 벗어나서 자신을 이해하고,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자립적으로 살아갈’ 필요가 있다. 결국 스스로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어떻게 살 것인지를 잘 생각해 보아야 하는 것이다. 

본인이 원하고 만족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찾아보고, 누군가의 관심이 반드시 따라오지 않더라도 혼자서도 충분히 행복하고 편안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이 가진 장점과 자원을 발견하고, 재능들도 재발견해 나간다면 자연스럽게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개인의 삶은 자신이 노력만 한다면 얼마든지 새롭게 시작될 수 있다. 그리고 변화된 그 사람의 주변인들 또한, 그의 영향에 저도 모르게 함께 생기로 물들게 될 것이다.

 


 

   “너는 늘 끝장을 보고 모든 걸 덮으려 해”


                                   -(TEDDY, 2018)




참고문헌

이남옥. (2018). 우리 참 많이도 닮았다. 북하우스

TEDDY. (2018).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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