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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조수빈A]


사진 출처: Pixabay한때 필자는 완벽주의 때문에 고민한 적이 있었다.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강박에는 항상 완벽하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이 뒤따랐고, 그 때문에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소위 말하는 게으른 완벽주의자였다. 방바닥에 누워 걱정과 푸념만 내뱉는 필자에게 친구가 이런 말을 했었다. 자기는 원래 남 눈치 보면서 의사 표현을 잘 못하는 편이었는데,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성격이 바뀌기 시작했다고. 지금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었다니, 전혀 상상이 안 됐다. 듣기로는 그 당시에 인간관계가 힘들었던 모양이다. 주변 환경을 바꿀 수는 없으니 자신의 소심한 성격을 바꾸기로 결심하고, 열심히 노력한 결과 지금은 그때와 정반대의 MBTI가 나온다며 결국 성격을 고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친구는 성격은 마음만 먹으면 바뀔 수 있다고 주장한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이라 그런지 친구의 목소리에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당신은 이 말에 동의하는가?



성격에 대한 오해, 그리고 기질


성격의 사전적 정의는 개인을 특징짓는 지속적이며 일관된 행동양식이다. 심리학자 R.B.커텔은 성격이란 어떠한 주어진 상황에서 그가 어떠한 행동을 할 것인가를 우리들에게 예상케 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성격을 타고난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다. 성격은 그대로 멈춰 있는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평생을 걸쳐 발달하고, 변화하고, 성숙한다. MBTI가 예전과 다르게 나온다는 말, 혹은 검사할 때마다 다르게 나온다는 말을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성격이 정말 선천적인 것이라면 반전적인 결과는 나올 수 없지 않을까.


그렇다면 인간이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특성은 무엇일까? 바로 기질이다. 정정엽 정신겅강의학과 전문의에 따르면, 기질이란 사람의 행동이나 성격에서 뚜렷하게 드러나는 특성으로 쉽게 변화하지 않는 생물학적, 감정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본성이라고 한다. 기질 및 성격 검사(Temperament and Character Inventory, 통칭 TCI)에서는 성격과 기질을 구분하고 있으며 기질을 자극 추구, 위험 회피, 사회적 민감성, 인내력의 4가지 차원으로, 성격을 자율성, 연대감, 자기 초월의 3가지 차원으로 분류하고 있다. 성격과 기질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면 개인을 보다 폭넓고 정교하게 이해할 수 있다.



정말로 변할 수 있는 거 맞아?


기질은 타고난 것이므로 변화하기 어렵고, 성격도 이론상 바뀔 수 있지만, 오랜 과거의 경험이 쌓여 형성된 성격을 바꾸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이것이 변화할 수 없다는 결론으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다. ‘정신과의사 뇌부자들’ 유튜브 채널의 성격 & 기질에 관한 영상에서는 과거의 상처는 어쩔 수 없지만, 상처가 있는 부위에 새로운 좋은 경험을 덧씌운다면 변화는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한다. 또한 성격심리학 교수 에바 아셀만은 책 『무엇이 우리를 성장시키는가』에서 유년기부터 노년기까지 성격의 성장을 소개하며 성격 또한 몸처럼 변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타고 태어난 기질이나 성격을 만들어낸 환경 같은 것들은 바꿀 수 없다. 하지만 변화가 가능한 성격이 필시 불변하는 것들의 훌륭한 보완제가 되어줄 것이다.



무엇을 변화할 것인가


성공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성격과 기질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스로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을 어느 정도 받아들여야 올바른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맞는 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여러 가지 일에 주저 없이 도전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부러웠다. 필자 또한 이른바 멀티태스킹 인간이 되기 위해 이것저것 찾아보고 노력해 보았지만, 워낙 완벽주의 성향이 강한 탓에 그런 사람들을 완전히 따라잡진 못했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람의 비법을 따라 한들, 자신의 성격과 맞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 우선 자신에 대해 알아가 보자. 이는 비단 변화뿐만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데도 아주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다. 앞서 소개한 기질 및 성격 검사를 활용해도 좋고, 사소한 부분까지 나에 대한 것들을 쭉 써 내려가면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 현재 필자는 좋아하는 일에는 거리낌 없이 도전하는 성향임을 깨닫고, 우선 좋아하는 분야부터 천천히 도전 횟수를 늘려가는 중이다. 그렇게 하다 보니 새로운 일을 접할 때마다 강철 같던 완벽주의 성향도 조금씩 누그러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변화를 위한 여정


사진 출처: Pixabay

성격과 기질을 혼동하는 이유는 둘의 경계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사실 어디까지가 타고난 것인지, 어디까지 변화가 가능한 것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성격에 관한 수많은 이론이 쏟아져 나와도 아직 명확한 결론은 없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만큼 변화에 대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인간은 어디까지 변할 수 있는가? 그 끝은 알 수 없지만, 시간이 흘러 도달하게 된 ‘나’에서 멈추고 싶지 않기에, 인간은 끊임없이 자신에게 물음을 던지고, 답을 찾기 위해 경험치를 쌓아가는 과정을 거쳐 마침내 변화한 자신을 만나게 된다. 이 기사를 읽는 독자들도 그럴 수 있길 바라며 오늘도 변화를 향한 여정을 달리는 여러분께 응원을 보낸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연도 미상). "성격" 정의

URL: https://terms.naver.com/entry.naver?cid=40942&docId=1112447&categoryId=31531

정정엽. (2023). 성격과 기질, 어떻게 다른가요?

URL: http://www.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34419

네이버 지식백과. (연도 미상). "기질 및 성격검사"

URL: https://terms.naver.com/entry.naver?cid=69895&docId=6633493&categoryId=69895

정신과의사 뇌부자들, 사람은 고쳐 쓸 수 있는 걸까? 없는 걸까? 정신과 의사들의 성격과 기질 이야기, 2024.03.25 접속

URL: https://youtu.be/jKl7joepwAA?si=4xTEfNfrof3Sb9o9

에바 아셀만 & 마르티나 파르. (2023). 무엇이 우리를 성장시키는가(박성원).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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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4-08 20: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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