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다희
[The Psychology Times=유다희 ]
네이트판, 에브리타임, 링커리어 등 커뮤니티 속 사용자는 ‘익명’으로 게시판을 이용한다. ‘익명’이 주는 안정감 때문에, 다수의 사람은 ‘익명’이라는 가면 뒤에 숨어 글을 쓴다.
네이버 지식백과에 따르면, 익명성은 어떤 행위를 한 사람이 누구인지 드러나지 않는 것으로 현대의 대중사회를 구성하는 구성원인 대중이 누구인가를 모르는 현상을 말한다. 익명이 보장되는 커뮤니티에서는 비교적 혐오, 비하 발언 등의 부정적인 게시물이 빈번히 노출되고 활성화된다. 반면, 실명이 밝혀지는 커뮤니티는 활성화 정도가 덜함을 볼 수 있다.
익명성이 주는 심리는 무엇일까?
인터넷 속 익명성은 비교적 자유로운 이야기를 가능하게 한다. 예를 들어, 친한 친구에게도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익명성’이라는 단어 뒤에 숨어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된다. 반면, 비대면 상황 속 커뮤니티의 게시판은 대면 상태에서는 나오지 못할 글들이 빈번히 보인다. 예를 들어, 성적인 이야기/정치적인 이야기 등 얼굴 보고할 수 없는 말을 담은 글이 쓰여 있다. 이러한 상황 속, 익명성이 주는 심리는 무엇일까?
익명성은 제일 먼저 탈억제 효과를 가져온다. 인터넷이 발달하며 가장 활성화된 특성이라고 볼 수 있다. 탈억제 효과란, 평상시에 참고 있던 감정과 욕구들이 인터넷상에서 별다른 고민 없이 사용됨을 의미한다. 즉, 대면 상황에서는 하지 못했던 말 들을 비대면 상태인 인터넷 속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심리를 말한다.
실생활에서 볼 수 있는 사이버 익명성의 기능은 무엇일까?
익명성은 사이버상에서 ‘자신감’을 불러일으킨다. 예전에는 두려워서 하지 못했던 말들을 익명성 뒤에 숨어 이야기하게 된다. 최근 커뮤니티 속 각종 학교폭력에 대한 글들이 게시되고 있다. 학교 폭력 피해자들이 익명성이라는 단어를 빌어, 용기를 낸 것이다. 익명성이 주는 자신감의 순기능은 피해자를 그늘 속에서 나오게 할 수도 있다. 그늘에서 나온 피해자가 많은 사람의 응원 속에서 자신감을 찾기도 하고, 더 나아가 가해자의 사과까지 받을 수 있게 된 사례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익명성은 범죄로 사용되기도 한다. 사이버상의 익명성이 ‘탈억제성’을 띄는 만큼, 범죄가 더 악랄하게 이루어지기도 한다. 사이버 성폭력이 그 예이다. 현실에서 할 수 없는 악랄한 성적인 묘사와 행동들을 사이버 익명성 뒤에 숨어 별다른 죄의식 없이 행하게 된다. 다른 예로는, 일방적 명예훼손이 있다. 주로 일반인이 연예인을 향해 이루어지는 명예훼손은 익명성이라는 가면 뒤에서 상대를 향해 총을 겨눈다. 단순히 그 연예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상대의 명예를 훼손할만한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나열하곤 한다. 악성 댓글을 달고, 익명의 글을 쓰며 일방적으로 상대의 명예를 훼손시킨다.
사이버 속 익명성, 괜찮은 걸까?
현재 사이버 속 익명성으로 인해 이루어진 사건들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뜨거운 감자이다. 사이버의 익명성으로 사람들이 다치고, 그 파장이 절대 작지 않기 때문이다. 파장을 막고자 먼저 언급되고 있는 이야기는 ‘인터넷 실명제’ 도입이다. 네이버 지식백과에 따르면, 인터넷 실명제는 인터넷 이용자의 실명과 주민등록번호가 확인되어야만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릴 수 있는 제도이다. 인터넷 실명제의 도입 배경은 늘어나는 사이버 범죄 때문이다. 과연 이 인터넷 실명제로 사이버 범죄를 막을 수 있을까?
사이버 범죄의 단편적인 부분은 해결될 수 있다. 악성 댓글을 달게 되면, 자신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바로 추적 가능하다는 인식을 하고 사이버 커뮤니티를 이용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 실명제를 필수로 도입하게 된다면, 인터넷 익명성의 탈억제 효과만을 보고 단편적인 해결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비대면적 상황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가치관에 관해 이야기할 기회를 박탈당할 수도 있다.
정보통신 기술이 발달하며, 같이 발전하고 있는 사이버상 익명성에 대한 깊은 사고와 그에 따르는 해결책을 고심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참고문헌>
류승하. "사이버공간의 익명성과 그 대응방안 고찰." 국내석사학위논문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2005. 대구
네이버 실명제: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222575&cid=40942&categoryId=32854
탈억제성 :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6115216&cid=40942&categoryId=3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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