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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이나경 ]


출처 : pixabay

"사람들이 저를 쳐다보는 것 같아서 신경 쓰여요."

"작은 소리에도 깜짝 놀라고, 짜증이 나요."

 

자신의 예민한 성격 탓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필자의 경우만 하더라도 소음에 민감한 탓에 스트레스를 받았던 경험이 있다. 예민함은 자극에 대한 반응이나 감각이 지나치게 날카로운 것을 의미하며, 눈치 빠름 · 압박감에 취약함 · 결단력 부족 등의 특징으로 나타난다. 



난 왜 이렇게 예민하지?


예민함의 원인은 무엇일까? 유은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 따르면, 예민함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괴롭히는 사람이 있는 경우다. 괴롭히는 가해자가 있는 상황에서 피해자 스스로가 예민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어린 시절에 기인한 예민함이다. 어린 시절 공포스러운 분위기의 가정에서 성장하였거나 학교에서의 따돌림과 같은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때의 예민함은 타인을 의심하거나 지나치게 눈치를 보는 사회적 예민함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전홍진 교수에 따르면, 예민한 기질을 타고난 것도 원인으로 지목할 수 있다. 이러한 기질은 유전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에, 부모의 기질을 물려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특히, 예민한 사람들이 지닌 타고난 기질은 위험회피와 사회적 민감성 기질이다. 위험회피 기질이 있는 아이들은 내성적이고 걱정이 많으며, 사회적 민감성 기질이 있는 아이들은 다른 사람들의 표정이나 감정에 민감한 특성을 보인다. 



무딘 편도체와 예민한 편도체


예민함을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면 편도체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편도체는 측두엽에 위치한 뇌 부위로 정서적 처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편도체는 공포와 관련된 감정을 처리하여 뇌의 다른 부분에 정보를 전달해 반응을 유발한다. 따라서 큰 소리나 갑작스럽게 튀어나오는 물체와 같이 자신에게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는 대상에 주의를 기울인다. 

 

이러한 역할을 하는 편도체의 예민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무딘 편도체를 가진 사람은 더 무섭고 강렬한 자극을 원한다. 이들은 놀람과 무서움에 대한 반응이 크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무딘 편도체를 더욱 자극하려고 하는 것이다. 반면, 예민한 편도체를 가진 사람은 평소에도 편도체가 자극을 많이 받는 상황이므로 더 이상의 자극을 피한다. 이들은 자신이 싫어하는 자극에 노출되면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받은 것과 비슷한 상태가 된다. 

 

또한 쉽게 흥분하는 예민한 편도체로 인하여 고반응성의 행동이 나타나기도 한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제롬 케이건 교수가 생후 4개월 된 유아 45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약 20퍼센트의 아이들이 심각하게 울거나 많이 움직이는 고반응성을 보였다. 이후 이 아이들을 추적 연구했을 때, 고반응성을 보인 아이들은 불안이 많고 예민한 특성을 보였다고 한다. 또한 그는 고반응성인 아이들의 뇌에서 편도체가 쉽게 흥분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다른 아이들보다 예민한 편도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낯선 상황에서 편도체가 쉽게 활성화되고 대인관계에서 사회적 불안감을 느끼기 쉬운 것이다. 

 


예민한 나를 끌어안는 방법


그렇다면 예민한 성격은 없애야만 하는 걸까? 예민한 성격은 고치려 마음먹었다고 해서 고칠 수 있는 것일까? 만약 나의 예민함이 특정 가해자로 인한 것이라면, 그 사람과 거리를 두는 방법을 통해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예민한 편도체를 가지고 태어났다면 타고난 나의 기질을 바꾸려는 노력은 오히려 또 다른 스트레스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에 대하여 유은정 전문의는 '예민해도 편하게 사는 법'에 대해서 조언한다. 첫 번째 방법은 너무 심각하게 살지 않는 것이다. 이때 사소한 선택에 목숨을 걸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다. 두 번째 방법은 의식적으로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것이다. 생각의 몰입을 막기 위해 운동을 하거나 청소하는 것, 규칙적인 생활패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세 번째 방법은 내가 겪은 일을 확장하지 않는 것이다. 내가 겪은 일을 부풀리는 과정에서 편도체에 또다시 입력되기 때문에 예민함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방법은 순간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다. 감정에 요동치기보다는 '이 또한 지나갈 것이다'라는 생각이 중요하다. 

 

자신을 둘러싼 소음에 스트레스를 받고, 상대의 행동에 대해서 지나친 의미 부여를 하며 신경을 쓰는 것은 때론 힘들다. 어떨 때는 예민한 성격의 자신이 싫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다. 하지만 예민함은 없애야만 하는 병이 아니다. 예민한 자신의 성격을 탓하고 고치려고 애쓰기보다는 예민한 나를 그 자체로 인정한다면 더욱 편한 마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출처]

전홍진,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상담소”, 한겨레출판, (2023)

세바시 인생질문, “예민함을 내려놓고 편하게 사는 방법 | 유은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서초좋은의원 굿이미지심리치료 센터 대표” (2022) https://www.youtube.com/watch?v=5axnKi1FxQQ

표준국어대사전, 예민하다

https://ko.dict.naver.com/#/entry/koko/da6fe0a243d5457fa836632d2c23e48a

네이버 지식백과, 두산백과. 편도체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434730&cid=40942&categoryId=31531

시사저널, “본인이 가장 힘든 ‘예민한 성격’…대표적 특징 3가지”. 박선우. (2024)

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81615

매경헬스, “한여름밤 공포영화, 누군 좋아하고 누군 싫어해…그 이유는?”. 이병문. (2023)

https://www.mkhealth.co.kr/news/articleView.html?idxno=64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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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4-09 01: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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