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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유수완 ]



사람들은 자주 틀에 갇히게 된다. 프레임이란 무엇일까? 논리적으로는 같은 의미의 표현이라도 지각되는 틀에 따라 다르게 인식되는 것을 ‘틀 효과 (Framing Effect)’라고 한다. 이를 잘 나타내는 최인철 저 <프레임-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에서 발췌한 우화를 소개하자면, 신도가 신부님께 ‘기도하면서 담배를 피워도 됩니까?’라고 물었을 때, 신부님은 허락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신도가 ‘담배를 피우면서 기도해도 됩니까?’라고 묻자, 이때 신부님은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처럼 일상에서도 분명 논리적으로는 같은 말인데, 사람들이 반응하는 것에는 차이를 가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위 이야기를 현대식으로 재구성해 보자. 당신이 사장님이라고 가정한 후 어떤 신입사원이 사장님께 일하면서 담배를 피워도 되느냐고 물을 때와, 담배를 피우면서 일해도 되느냐고 물을 때를 상상해 본다면 어떨까? 사장님이 받아들이는 느낌이 다를 것이다. 왜 그럴까? 그것은 프레임이 형성되는 것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러한 ‘틀 효과’를 연구한 사례가 있는데, Ewards et al. 2001의 연구에 따르면, 피험자에게 수술의 생존율이 90%라고 설명했을 때와 사망률이 10%라고 설명했을 때 수술을 하겠다고 응답한 피험자의 비율이 달랐다는 것이다. 이 실험은 사실상 생존율 90%와 사망률 10%가 논리적으로 같은 말이지만, 어떻게 프레임을 형성하는가에 따라 사람들은 다르게 인식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떤 설명을 들었을 때 수술을 하겠다고 했을까? 사람들은 긍정적인 틀이 형성되었을 때, 결과가 긍정적일 것이라 전망한다. 즉, 수술의 사망률이 10%라고 했을 때 보다 생존율이 90%라는 설명을 들었을 때 더 많은 사람들이 수술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사람들이 틀에 갇히면서 생기는 인지왜곡은 행동에 변화를 낳는다. 그리고 이 ‘틀 효과’는 개인 혹은 단체가 이익 추구를 위해 이용할 수 있는데, 대표적인 예가 기업체의 마케팅이다. 어떻게 소비자에게 어필하는가에 따라서 수익에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여러 광고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에이스 침대의 유명한 광고 문구인 ‘침대는 과학이다’를 보자. 에이스 침대에서 대대적으로 내건 이 문구는 사람들에게, 특히 40대에서 50대의 침대를 소비하는 주 소비자층에게 매우 익숙하다. 이 광고 이전에 침대는 그저 하나의 가구로 여겨졌다. 소비자들은 침대를 구매할 때 침대의 모양, 감촉, 디자인 등 보통의 가구를 고르는 요소로 평가하였다. 그러나 에이스 침대 회사에서 침대는 과학이라는 프레임을 제시하자 소비자들은 침대를 그저 보통의 가구가 아닌 제품의 인체공학적 기술, 기능 등을 함께 가진 가구로 인식하게 된다. 에이스 침대의 장점을 보고 해당 사의 제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기업에서는 광고에서뿐만 아니라 제품을 판매할 때 판매 방법을 정하는 것에 있어서도 프레임을 이용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 회사에서는 소비자에게 차의 옵션을 최대한 많이 구매하도록 유도해야 이득이다. 풀 옵션 상태에서 하나씩 제거하는 ‘감산적 프레이밍’과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하나씩 옵션을 추가하는 ‘가산적 프레이밍’, 두 가지 방식 중 어떤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답은 전자의 방식이다. 가장 이상적인 상태인 풀 옵션에서 하나씩 감산하는 방식이 결과적으로 자동차 회사에 이득이 되므로 이 판매 방식은 자동차 회사가 적용할 수 있는 프레임이라고 할 수 있다. 


위의 에이스 침대와 자동차 판매 예시를 제외하고도 많은 단체들은 프레임을 형성하여 이익을 추구한다. 비단 바깥의 단체들뿐만 아니라 우리 스스로도 종종 자신이 만든 프레임에 갇혀 시야를 넓게 보지 못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는 때때로 정신적, 사회적, 혹은 금전적으로 손해를 보게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어떤 중요한 결정을 할 때, 자신이 어떤 프레임에 갇혀 편파적, 단편적인 판단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검토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틀에 박히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을 통해서 한 층 더 성장하며 보다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최인철. (2021). 프레임-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21세기북스

한규석. (2022). 사회심리학(4), 틀 효과 (pp. 198-201). 학지사

장경영. (2022년 9월 19일). ‘침대=과학’ 파격적 프레임으로 국내 1위 침대회사 됐다.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2091990891

전성율. (2009). 가격 기준은 절대가치 아닌 상대가치. 동아비즈니스리뷰, (44),  https://dbr.donga.com/article/view/1101/article_no/2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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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4-11 10: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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