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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고다연 ]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상황을 맞닥뜨리며, 그 속에서 우리는 정말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바쁜 현대인들이 자주 느끼는 감정은 '분노'이지 않을까 싶다. 과도한 업무, 상사와의 관계, 체력, 미래에 대한 걱정 등이 모여 우리의 마음속 깊은 곳에 생겨나는 순간이 누구나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분노는 우리의 삶에서 불가피한 감정 중 하나다. 그만큼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무엇보다 이 감정을 조절하고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분노나 격분 같은 감정은 종종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사건 중에 생기기 쉽고, 이렇게 생긴 감정은 싸움으로 발전하고 더 심할 경우 폭행, 방화, 살인 같은 범죄로도 이어질 수 있다.


많은 사람은 사회화 과정을 겪으며 자연스럽게 분노를 조절하고 해소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각자만의 방법으로 이 감정을 해소하는데 흔히 샌드백을 때리는 등 강하게 화를 표출하며 해소하는 경우와 요가나 명상 등 릴렉스하며 화를 진정시키는 경우도 있다.


이 기사를 보고 있는 당신은 어느 쪽에 속하는가?




'분노방'의 등장


"화가 날 때는 화를 표출해야 한다."


어디선가 많이 들어봤던 말일 것이다. 화는 참는 것이 더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이유로 이를 잘 해소하기 위해 일부 국가에서는 '분노방(rage room)'이라는 서비스도 제공되고 있다. 비용을 내고 입장한 방 안에서 유리 및 도자기 제품을 던지거나 가구, 가전제품을 부수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다.


출처 머니투데이

하지만 분노를 해소하는 방법으로는 무언가를 부수는 것 등 강하게 표출하는 것보다 오히려 몸을 안정시키는 것이 감정을 진정시키는 데 더 효과가 좋다는 사실, 알고 있었는가?


'분노방'을 체험한 사람들의 후기를 보면, 방 안의 물건을 부수면서 생기는 파편을 보며 희열이 느껴지지만 "더 이상 방안에 부술 물건이 없어지자 아쉬움과 허탈이 밀려왔다"며 스트레스 해소 뒤 공허함을 토로했다. 또한 몇몇 심리학자는 "분노방을 찾는 게 습관이 되면 폭력에 중독돼 다른 곳에서도 폭력을 휘두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렇게 스트레스를 쉽고 빠르게 해소하려다 보면 정작 마음속 깊은 곳의 감정은 해결되지 못한 채 쌓여만 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도 있다. 




각성 감소? 증가?


이와 관련된 연구가 있다. Sophie L. Kjærvik, Brad J. Bushman은 실제로 공격성을 표출하는 게 악감정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했다. 10,189명의 참가자가 참여한 184개의 독립표본을 포함한 154개의 연구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각성 감소 활동이 분노와 공격성을 낮춰준다는 결과를 밝혔다. (여기서 각성 감소 활동은 심호흡, 요가, 명상 등의 활동을 지칭하며, 각성 증가 활동은 달리기 등 활동적인 행동을 가리킨다) 다른 성별, 인종, 연령 및 문화를 가진 사람들의 결과가 다 비슷하게 도출되었고, 이와 대조적으로 각성 증가 활동은 전반적으로 진정 효과가 없었다. 


또한 흔히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으로 많이 사용하는 ‘조깅’은 오히려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깅이 반복적인 움직임을 수반하는데 이것은 단조롭고, 지루함이나 좌절감으로 이어져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할 가능성을 증가시킨다고 보았다.



연구에 따르면, 감정에 반응하기 전에 단순히 주어진 숫자(예를 들어, 10 또는 100)를 세는 것만으로도 분노를 줄일 수 있는데, 이는 각성이 소멸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요가, 명상 및 호흡 운동 등은 공격성을 감소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 신체 근육의 이완을 유도하면 마음이 더 평온해지고 분노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감소하며 특히 명상은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타인에 대한 연결감, 연민, 공감을 증가시킨다.

 

물론, 몸을 활동적으로 계속 움직여야만 스트레스 해소가 된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방법에는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쌓인 감정을 어떻게 해소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고 있었다면 각성을 감소시키는 활동을 하며 몸의 열을 낮춰 보는 것은 어떨까. 

 

분노를 다스리는 법은 곧 나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법이다. 우리가 그것을 통제하는 방법을 배우고 잘 활용한다면 더욱 삶의 질이 향상하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참고문헌

Sophie L. Kjærvik, Brad J. Bushman. (2024). A meta-analytic review of anger management activities that increase of decrease arousal: What fuels or douses rage?. Clinical Psychology Review, 109

Mbc 뉴스. (2016). https://imnews.imbc.com/replay/worldreport/4023971_29915.html 

MoneyS. (2018). https://www.moneys.co.kr/article/2018090408548035162 

헬스조선. (2024).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4/03/19/202403190190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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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4-26 13:4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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