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영
[한국심리학신문=박소영 ]
보통 갓난아이나 어린아이들이 힘든 상황에 놓여 울음을 터뜨리는 것은 정상적으로 보지만 어른이 눈물을 보이면, 그 사람이 연약하다, 또는 ‘다 큰 어른이 돼서 왜 울고 그래?’라는 것과 같은 선입견 섞인 판단을 내리곤 한다. ‘남자는 인생에서 세 번 눈물을 보인다,’ 또는 ‘울면 지는 거야’라는 표현들이 있을 정도로, 성인이 되어 감정이 격해지는 것은 미숙해 보인다는 편견이 있다.
이러한 사회적 편견과 반대로, 어른으로서 흘리는 눈물은 심리학적으로 그리고 과학적으로 엄청난 치유 능력을 갖고 있다. 한 논문에 의하면 눈물을 흘리는 것이 카타르시스, 또는 감정을 정화하는 능력을 가진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눈물을 흘림으로써 스트레스 받았던 상황이 해소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 또는 상처받았던 일이나 어려움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이해했을 때와 같이 새로운 깨달음을 알아차리는 것과 같은 상황을 일컫는다 (Bylsma et al., 2009).
하지만, 자료들에 의하면 어른이 울음을 터뜨리는 것에 대한 의견은 해로움과 이로움 사이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보인다. 눈물의 정신 생리학적 연구에 대한 한 논문에 의하면 눈물이 몸의 균형을 바로잡으며 회복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눈물을 터뜨리고 난 이후 몸은 눈물을 멈추려고 높은 자극 상태에 들어간다 (Gross et al., 1994). 따라서, 울음을 터뜨리고 나면 긍정적인 감정뿐만 아니라 다른 부정적인 몸의 반응과 감정이 동요되어 정신적으로 그리고 육체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게 된다. 더 나아가, 한 자료에 의하면, 아기는 스스로 해낼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우는데, 이러한 눈물의 의미는 “무능력함"을 나타난다. 따라서, 진화적으로 보았을 때, 어른이 눈물을 보이는 행위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무능력함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혁신하는 인간, 2023).
하지만, 다른 관점으로 보았을 때, 더 목청껏 우는 아이에게 젖을 먼저 주는 것과 같이 눈물은 사람들에게 동정심을 유발해 주위의 관심과 지지를 끌어들일 수도 있다 (Aubrey, 2010).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이러한 분분한 의견 가운데 고려해야 할 다른 요인들은 문화적, 가정환경, 그리고 상황에 따라 적절한지에 따라 갈리는 것 같다.
현재 상담을 진행하는 상담사로서, 어른 내담자들을 만나기 전 문진표에서 물어보는 질문 중 하나가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쉽게 울음을 터뜨림,’ 또는 Crying Spell이라는 증상을 기본적으로 물어보는데 이 질문의 의도는 내담자의 감정조절을 확인하기 위함이다. 만일 내담자가 이 질문에 ‘자주'라는 답변을 내놓았을 때, 극한의 상황에서 내담자가 가져야 할 대처 능력, 그리고 회복 탄력성에 대한 이야기를 상담 동안 나누어본다. 이처럼, 어른이 되었을 때 나타나는 ‘비정상적인’ 감정표현과 쉽게 눈물을 보이는 행동은 개인이 맞닥뜨린 어려움 정도와 그가 정신적으로, 인지적으로, 감정적으로 느끼는 영향을 통해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대체로 잘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을 머릿속이 불이 난 것처럼 패닉상태가 온다거나 쉽게 충격에 빠지는 상태로 반응한다면, 이는 감정조절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필자 또한 이제껏 감정에 북받쳐 울음을 터뜨린 경험이 많이 있지만 눈물의 목적에 따라 그의 영향이 달랐던 것 같다. 화났을 때 터뜨린 울음은 눈물이 멈추고 나서도 감정이 계속 들끓는 것을 느꼈지만, 계속 차 올라왔던 막막한 상황 속 터뜨린 울음은 이후에 꽤 개운하면서도 몸에서 무언가 빠져나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상황에 따라, 그리고 울고 나서 느끼는 감정에 따라 눈물은 우리에게 해가 될 수도 있고 득이 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울어 본적이 언제인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그만큼 내 마음 안에는 온갖 감정의 독소들이 쌓여있을 가능성이 크다.
더 이상 참지도, 감추지도, 숨기지도 말자.
기쁘면 환희의 눈물을, 화가 나면 분노의 눈물을, 슬프면 통곡의 눈물을 흘려보자.
우리의 몸과 마음은 더욱 건강해진다.”
- 혁신하는 인간
참고문헌
Aubrey, A. (2010). Teary-Eyed Evolution: Crying Serves A Purpose. npr. https://www.npr.org/templates/story/story.php?storyId=129329054
Bylsma, L. M., Vingerhoets, A. J., & Rottenberg, J. (2008). When is crying cathartic? An international study. Journal of Social and Clinical Psychology, 27(10), 1165-1187.
Gračanin, A., Bylsma, L. M., & Vingerhoets, A. J. (2014). Is crying a self-soothing behavior?. Frontiers in psychology, 5, 82046.
Gross, J. J., Fredrickson, B. L., & Levenson, R. W. (1994). The psychophysiology of crying. Psychophysiology, 31(5), 460-468.
혁신하는 인간. (2023년 12월 26일). '눈물'에 대한 관점이 완전히 달라집니다ㅣ울어야 하는 놀라운 이유. [영상].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Vj3fiNQ4p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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