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민
[한국심리학신문=한유민 ]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이나 여러 명이 집을 떠나면서 발생하는 가정 내 변화는 각 가족 구성원에게 큰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자녀가 성인이 되어 독립함으로써 발생하는 '빈 둥지 증후군(Empty Nest Syndrome)'은 부모에게 심리적, 정서적으로 큰 변화를 초래합니다. 이 기사에서는 빈 둥지 증후군의 정의, 원인, 영향, 및 극복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빈 둥지 증후군, 다 키운 자녀들을 그리워하는 부모님의 한숨
빈 둥지 증후군은 ‘공소증후군(空巢症候群)’ 이라고도 불리며, 자녀가 성인이 되어 집을 떠날 때 부모가 겪는 상실감과 우울감을 말합니다. 이는 특히 40대 이후의 중년기 여성 주부들에게서 두드러지며, 자녀의 독립으로 인한 역할의 축소와 소통의 부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결혼 이후 중년의 나이가 되기까지, 남편의 뒷바라지와 자식들의 양육에 힘쓰던 가정주부들은 이들이 자신의 품을 떠났다는 생각에 가정으로부터 오던 안정감과 삶의 보람을 잃곤 합니다. 이는 바깥 일에 몰두하는 남편의 소홀함과 진학, 취직, 결혼 등의 이유로 독립을 한 자녀를 보며, 주부들이 정체성 상실과 같은 회의감에 빠지는 심리적 불안에서 기인한 정신 질환이기도 합니다.
빈 둥지 증후군의 원인
자녀와의 갑작스러운 분리와 부모 역할의 변화
자녀들이 성장하여 대학 진학, 연애, 결혼, 취업 등 독립의 길을 걸어가면서 부모는 세상에 혼자 남겨진 것 같은 심리적 불안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소통이 감소하게 되는데, 자녀와의 유대감 약화는 자녀를 위해 헌신한 삶과 대비되어 허탈감을 느끼게 합니다. 이는 특히, 자녀 교육에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았던 전업 주부, 배우자와의 관계가 좋지 않은 경우, 단자녀 가정에서 더 취약합니다.
중년기의 신체적, 사회적 변화
중년기는 발달의 단계 중에서도 여성의 폐경과 같은 신체적, 생물학적 노화가 일어나는 시기입니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점에서는 은퇴를 겪으며 직업 생활을 정리하고 제 2의 삶을 설계해야 하는 단계입니다. 이 시기에 부모들은 대인관계 및 사회경제적 위치의 큰 변화를 맞이하지만, 이 과정에서 주축을 이루는 건 ‘역할의 감소’ 입니다. 따라서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기에는 늦었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해방감, 성취감 보다는 실패감, 당혹감 등의 하락하는 감정을 느끼기 쉽습니다.
빈 둥지 증후군의 영향
정서적 영향
앞서 언급했듯이 빈 둥지 증후군의 일반적인 문제는 우울증, 상실감, 외로움 등의 정서적 위기입니다. 이는 자녀의 양육 과정에서 누구나 경험할 수 있지만, 자칫 슬픔에 잠식되어 심각한 정신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사회적 영향
빈 둥지 증후군은 알코올 중독, 사회적 고립, 부부 관계의 악화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공허감을 채우기 위해 무언가를 하기 위한 욕구는 잘못된 방향으로 충족될 위험이 있습니다.
이처럼 빈 둥지 증후군은 개인적인 문제를 넘어서 사회적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지원과 개인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빈 둥지 증후군을 슬기롭게 극복하려면
대처방안
시간적 공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취미 활동이나 자기계발, 재교육 등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회적 활동을 통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사회적 관계망을 넓히는 것도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심각한 우울감이나 다른 정신적 문제가 지속될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자녀의 독립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빈 둥지 증후군은 부모에게 여러 심리적, 사회적 도전을 제시하지만, 이에 매몰되지 않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오히려 새로운 시작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자녀의 독립은 가정의 자연스러운 변화이므로, 이젠 양육자에서 벗어나 해방감도 느껴보고, 삶의 주체로서 새로운 목표와 즐거움을 찾을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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