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한국심리학신문=장순범 ]


인간의 기억은 크게 장기 기억과 단기 기억으로 나누어진다. 기억은 크게 용량과 시간을 통해서 구분할 수 있다. 용량과 시간의 제한이 없이 보존되는 것이 장기 기억이고, 용량과 시간의 제한이 있는 것이 단기 기억이다. 즉, 일시적으로 잠시 저장되었다가 사라지는 기억을 단기 기억이라 한다. 우리의 기억 중 특히, 단기 기억은 재밌게도 한 숫자와 관련이 있다. 


우리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7개의 요일로 구성된 일주일을 매일매일 살아간다. 유명한 별자리 중 하나인 밤하늘의 북두칠성은 밝게 빛나는 7개의 별로 구성되어 있다. 어릴 적부터 많이 들어온 백설 공주 이야기 속 난쟁이는 총 7명이 나온다. 이제 우리의 기억과 관련 있는 숫자를 알겠는가? 

바로 숫자 ‘7’이다! 

 

행운의 숫자라고 불리기도 하는 숫자 7은 우리에게 좋은 의미의 숫자이다. 특히 서양에서는 행운의 의미만 아니라, 가장 ‘완벽한 숫자’라고 표현한다.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피타고라스는 7이라는 숫자를 가장 완벽한 수라고 주장했다. 그는 가장 완벽한 도형은 삼각형과 사각형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각 변의 수를 합한 숫자가 7이었기 때문이다. 

 

유럽 축구 리그 경기를 보면 각 팀의 에이스는 보통의 경우 등에 7이라는 숫자를 달고 경기를 뛴다. 대한민국의 자랑 손흥민 선수의 등번호도 7번인 것을 보면 이 숫자가 가진 의미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는 7이라는 수와 친숙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런 친숙한 숫자 7은 마법의 수라고 불리기도 한다.




매직 넘버 7


The magic number 7. 인지심리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조지 밀러(George A. Miller)가 처음 제시한 이론이다. 1959년 ‘Magical Number Seven Plus, Minus Two 마법의 숫자 7±2’라는 논문을 발표하며 인간의 평균 작용 기억에 저장할 수 있는 수가 최소 5개에서 최대 9개까지라는 주장을 하였다. 

 

밀러의 법칙이라고 불리는 이 심리학적 이론은 인간의 기억에 대한 두 가지 사실을 알려준다. 첫째, 인간은 뇌를 통해 정보를 받아들일 때 저장되기 전 작업기억에서 정보가 처리되며, 그 과정에서 처리가 가능한 기억 용량이 5~9개라고 말한다. 둘째, 기억 범위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정보의 기본 단위인 비트(bit)의 양이 아니라 정보 결집, 덩어리(chunk)의 개수라고 말한다. 

쉽게 말해 인간이 짧은 시간 동안 기억을 유지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은 5~9개 정도이고, 위에 보이는 같은 숫자의 배열이라도 왼쪽처럼 나열되어 있는 숫자를 기억하는 것보다, 오른쪽처럼 몇 개의 덩어리로 나누어 기억하는 것이 더 쉽다는 것이다.


이 ‘마법의 숫자 7’의 원칙은 우리 생활 속에서 많이 녹아들어 있다. 우리가 서점에 가면 ‘~하는 사람들의 7가지 법칙’이라는 책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우리의 전화번호는 010 같은 통신사 번호나 031 같은 지역 번호를 제외하면 7~8자리 숫자로 구성되어 있다. 우편번호도 보통 7자리 안팎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렇게 마법의 숫자 7원칙은 우리 생활 곳곳에 적용되고 있다. 

 


‘The magic number 7’ 인간의 인지능력과 정보 처리 능력에 관한 기초적인 기반과 이해를 제공한 중요한 이론이다. 그러나 모든 학술적인 이론처럼 이 이론 또한 여러 방면에서 비판과 평가를 받아왔다. 다른 학자들은 이런 단기 기억이 7개가 아닌 발음하여 읽었을 때의 길이(2초)로 정해진다고 주장했다. 즉 기억 용량은 개수가 아닌 발음할 때 길이의 문제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비판들로 인간의 단기 기억 용량에 대한 논쟁이 꾸준히 이어져 왔다.

 

여러 논쟁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 뇌의 기억 용량은 명확한 한계가 있다는 사실은 확실하다. 특히 한 번에 처리할 때 사용하는 단기 기억은 더욱 적다. 7개나 2초 정도의 길이나 짧은 것은 매한가지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것들을 기억하며 살아간다. 알맞은 용량과 목적에 맞게 전략적으로 기억을 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정보를 기억할 때 쉬운 판단을 위해 명확하고, 간결한 적은 수의 정보로 기억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다.




참고문헌

Miller, G. A. (1956). The magical number seven, plus or minus two: Some limits on our capacity for processing information. Psychological Review, 63(2), 81–97.  

brunch story. (2021). https://brunch.co.kr/@dhlee702/18.

하루 5분 연구소. (2016). https://blog.naver.com/PostView.nhn?blogId=1st_navi&logNo=220724558279.






기사 다시보기 

완성되지 못한 것은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는다

살인자 ㅇ난감 '이탕' 그는 정의로운 인물인가?

‘5분 보려고 6시간 대기’... “이제 안녕”... 그동안 고마웠어! 푸바오

호주와 예멘 중 어디가 더 인구가 많을까?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psytimes.co.kr/news/view.php?idx=8437
  • 기사등록 2024-04-29 00:16:49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