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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김기훈 ]


넷플릭스 인기 드래그쇼 '루폴의 드래그 레이스'의 진행자 루 폴

뉴스를 보면 종종 이성의 옷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의 기사를 볼 수 있다. 바로 '크로스 드레서'라고 불리는 사람들이다. 이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각은 천차만별이다. 변태적인 성도착증이라는 인식이 있는 한편 당당하게 본인을 드러내는 '드래그 퀸'으로 불리는 사람들도 있다. 넷플릭스의 장수 버라이어티인 '루폴의 드래그 레이스'는 미국의 유명 드래그 퀸인 루 폴의 진행으로 크로스드레서 남성의 메이크업과 의상, 연기 등을 평가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최근 한국에서 3년 만의 상연을 시작한 '헤드윅'은 드래그 쇼에 락음악을 접목시킨 뮤지컬로, 출연하는 남성 배우들의 긴 머리에 스타킹 차림으로 공연마다 화제가 되기도 한다. 이제는 남성들에게도 화장과 젠더리스한 복장이 보편화되었지만 지금도 방송에서 높은 구두와 치마를 입는 남성 연예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변태' 혹은 '괴짜'로 극명히 갈린다.




크로스드레서는 트랜스젠더?



그렇다면 '크로스드레서'는 누구일까? 이들은 흔히 말하는 '트렌스젠더'와는 다른 부류의 사람일까?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종류의 젠더퀴어를 명명백백히 가를 수 있는 기준은 없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크로스드레서와 트렌스젠더는 다르게 분류된다. 트렌스젠더는 본인의 젠더에 대한 인식이 생물학적 성별과 일치하지 않아 본인의 젠더 정체성을 다르게 결정한 사람들을 이른다. 이들은 외과적 수술을 통해 다른 성별의 성적 특징을 가지는 경우도 있고 외과 수술 없이 약물치료만을 받거나 단지 인식에서 그치는 경우도 존재한다. 크로스드레서의 경우 젠더에 대한 인식은 본인의 생물학적 성별과 일치하나 단지 다른 성별의 복장을 착용함으로써 만족감을 얻는다. 공통적으로 성애의 대상이 되는 성적 지향과는 관계가 없으며 트렌스젠더와 크로스드레스적 성향이 같이 발현될 수도 있다.


다른 성별의 복장을 착용하는 크로스드레싱 행위의 심리학적 배경은 어떻게 될까. 우선 처음 크로스드레싱을 시도하는 심리는 일탈행위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남성과 여성이 입는 옷과 화장 등은 일종의 규범으로 인식되고 있다. 사회적 규범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하며 해방감을 느끼기 위해 일탈행위를 시작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남들과는 다른 본인의 모습에 만족감을 느끼고 SNS 혹은 커뮤니티에 게시한 본인의 사진에 대한 평가를 듣고 긍정적 강화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크로스드레서를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카페와 트위터 등의 커뮤니티에서 크로스드레서의 사진이 활발하게 공유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성적 대상화인가 해방의 창구인가



크로스드레싱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 또한 부정할 수 없다.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고 본인의 만족감을 추구하는 크로스드레싱이라면 문제가 될 여지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공공장소에서 노출이 많은 의상을 입고 활보하거나 여자화장실에서 발견되는 남성 크로스드레서의 사례가 뉴스를 통해 계속 노출되고 있다. 범죄행위로 이어지는 순간 단순히 개인의 기호가 아닌 사회적 안전의 문제로 이어지게 된다. 또한 폐쇄적인 크로스드레서 커뮤니티에서 공공연하게 성매매가 발생하는 경우도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크로스드레싱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사라지지 않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또한 크로스드레싱이 성도착의 일종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근본적으로 드래그쇼와 크로스드레싱 커뮤니티가 성적 대상화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비판 역시 존재한다. 성관계 과정에서의 크로스드레싱이 아니더라도 이성의 복장을 본인의 '섹스 어필'을 위해 이용하는 점을 부정할수 없다는 주장이다. 특히 여성계를 중심으로 여장을 하는 남성 크로스드레서가 대다수를 이루는 현실에서 여성의 복장으로 인식되는 긴 머리, 치마, 스타킹 등을 성적 어필이 강한 공연에 내세우는 것이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를 강화시킨다는 주장이 존재한다.


성소수자 예술가들이 적지 않은 뉴욕의 공연예술가에서는 '헤드윅', '렌트'와 같은 작품을 통해 성소수자의 한 사례로서 크로스드레서의 명암을 비춰왔다. 소수의 마니아가 즐기던 드래그 쇼가 이제는 한국에서도 TV 광고에 등장할 정도로 대중성을 확보하기에 이르렀다. 주말 저녁 홍대와 이태원의 드래그클럽에서는 국내외 드래그 퀸의 공연을 보기 위해 장사진을 펼치기도 한다. 하지만 크로스드레싱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여전히 양면적이다. 사회적 규범에 맞서는 일탈의 창구이면서 동시에 성적 대상화를 심화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받는 크로스드레싱 문화가 대중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이러한 과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우리는 왜 일탈을 꿈꿀까? 일탈백서 심리학.YTN.2019.03.20.이동귀

세상 밖으로 나온 '여장 남자'.주간경향.2014.06.22.박주연

여장남자 아니죠 드래그퀸 맞습니다. 시사인. 2016.10.12.신한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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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5-08 08: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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