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주선
인간은 대체로 내용보다는 외모를 통해서 사람을 평가한다. 누구나 다 눈을 가지고 있지만 통찰력을 가진 사람은 드물다. - 마키아벨리 - |
면접과정을 정교하게 설계하고 훌륭한 과제를 만든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어려운 과정이 남아 있다. 아무리 과제가 훌륭하고 좋은 면접 질문이 준비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평가를 수행하는 면접관들이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많은 비용을 들여 역량중심 선발 시스템을 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면접관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거나 의식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반대로 면접관의 평가 역량이 매우 우수하다면 어떤 과제나 어떤 상황에서도 평가가 가능하다. 그만큼 면접관의 역할이 중요한 것이다.
면접관의 조건
면접관이 갖추어야 할 조건은 무엇일까?
첫째, 해당 조직 및 그 조직의 문화에 대하여 잘 알고 있어야 한다. 해당 조직의 사람들이 가지는 전반적인 성향 및 명문화하기 어려운 고유한 특징들을 잘 알수록 좋다.
둘째, 다양한 사람들에 대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우수한 인재는 물론 문제가 되는 인력에 대한 경험 등 사람과 관련된 다양한 경험을 보유할수록 좋은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셋째, 평가와 관련된 경험이 많을수록 좋다. 비록 면접은 특수한 상황에서의 평가이지만 기본적으로 평가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따라서 다양한 상황에서의 평가 경험 및 면접과 관련해서도 많은 경험이 있다면 더욱 좋다.
이와 같은 면접관의 조건을 종합해 보면 결국 해당 조직에서 오래 근무하고 있는 관리자 이상의 인력이 면접관으로 가장 적합하다.
누가 면접을 보는 것이 좋은가?
실제 면접 단계들은 다양한 면접관들이 참여하도록 구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초기 단계에서는 실무자들이 면접을 수행하고 최종적으로는 CEO나 임원면접으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과연 어떤 면접관이 면접을 보는 것이 좋을까?
주요 면접관 유형은 보통 네 가지이다. CEO나 임원, 현업 관리자, 인사 담당자, 그리고 외부 전문 면접관이다.
이중 가장 객관적인 판단이 가능한 사람은 외부 면접관이다. 그러나 외부 면접관들은 조직 문화나 조직의 인재 속성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 반면에 CEO나 임원, 그리고 현업 관리자와 인사 담당자 등은 조직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중 CEO나 임원 등은 조직에 대해 잘 아는 동시에 사람을 다룬 경험도 많은 편이다. 그러나 나름대로의 주관적이고 독특한 인재관을 보유하고 있어 그에 기초한 이상한 질문이나 혹은 나름대로의 주관적인 판단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급상의 문제로 인해 이를 조언하거나 수정해 달라고 요구하기 어렵다.
현업 관리자의 경우 실무적 차원에서 지원자의 요구 특성이나 다양한 필요능력에 대하여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전 영역에 걸친 다양한 사람들에 대한 경험을 보유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현재의 팀이나 혹은 지금까지의 경험틀 내에서 판단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비해 인사 담당자는 사람을 가장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평가할 수 있는 자질을 가진 내부 인력군이다. 그러나 현업에서 요구하는 직무 요건에 대해 모두 알 수는 없으며, 조직 위계나 현업과의 갈등 가능성 때문에 제소리를 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면접관의 기능과 역할
면접관의 핵심적인 기능과 역할은 3가지로 구분된다. 그 중 첫번째는 면접관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은 평가자(Interviewer as Assessor)로서의 기능이다. 즉 면접 과정 중 평가자로서 지원자의 특성을 정확히 객관적으로 평가하여 지원자가 가지는 능력과 자질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해당 지원자가 우리 조직에 입사했을 때의 잠재력과 가치를 평가해야 한다. 하지만 면접관이 단순히 평가만을 하는 것은 아니다.
두번째는 면접관의 기능은 면접 운영자(Interviewer as Manager)로서의 기능이다. 즉 면접을 시작하고 진행하며 적절한 마무리를 하는 운영 주체로서의 기능이다. 특히 면접 운영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서 지원자가 자신의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거나 혹은 긴장 속에서 머뭇거리다가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해 보지도 못하고 끝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면접 운영자로서의 면접관의 기능에도 관심이 필요하며, 지원자의 능력을 주어진 상황 하에서 최대한 발휘하도록 하는 스킬이 필요하다.
세번째는 면접관의 기능은 질문 및 과제 개발자(Interviewer as Developer)로서의 기능이다. 인사팀에서 좋은 면접가이드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사팀의 역랑이나 가이드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특히 직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전문 지식이나 주제들은 현업과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며 아무리 좋은 면접 가이드라고 하더라도 모든 응답과 상황을 포괄할 수는 없다. 면접 가이드는 가이드이다. 지원자와의 집중적인 역동 속에서 즉각적인 질문을 도출하여 더 깊은 심층적 탐색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은 면접관의 질문 역량이다.
면접관의 금기사항 3가지
면접관이 반드시 피해야 할 핵심적 금기사항이 있다. 가장 첫번째는 인상에 의해서 판단이나 평가가 좌우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이를 보통 ‘후광효과(halo effect)’라고 한다. 정확한 정의는 어떤 사물이나 사람에 대해 평가를 할 때 일부 긍정적 측면에 대한 판단이 다른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면접의 경우 면접실에 입장한 후 지원자의 외모를 보면서 자동적으로 평가가 이루어지며, 이와 같은 외모에 대한 판단이 이후 평가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각 면접관은 나름대로 선호하는 ‘스타일’이라는 것이 있으며, 이에 따라 지원자에 대한 선호가 달라지게 된다. 하지만 우리가 평가하고자 하는 업무능력이 외모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경우는 없다. 따라서 외모나 인상에 의해 능력에 대한 판단이 좌우되지 말아야 한다.
두번째는 소위 ‘말빨’에 속지 말아야 한다. 언변이 우수하고 유창한 사람의 경우 내용이 빈약한 경우에도 긍정적 평가를 받게 되는 경우가 많으며, 내용이 좋음에도 불구하고 언어적 표현이 어둔한 경우 부정적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다. 즉 면접관은 이와 같은 언어적 표현 능력에 집중하지 말고 표현 내용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면접 초반 과도하게 긴장하는 경우 말하면서 더듬거리거나 혹은 경직되고 자연스럽지 못한 말투를 보이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이와 같은 표현 상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 내용을 놓치고 부정적 평가를 하기 쉽다. 이런 경우 우선 긴장을 풀도록 지지함으로써 충분히 자신을 표현하고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언변이 유창한 지원자는 일단 ‘언어적 표현능력’이 우수한 것은 맞다. 하지만 나머지 역량은 독립적인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적어도 ‘속빈 강정’을 뽑지는 말아야 한다.
세번째는 본인의 기준에 근거하여 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전문 면접관이 가장 객관적일 수 있는 주요 이유 중 하나는 전문 면접관들은 다양한 계층과 대상자들을 두루 평가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피평가자에 대하여 상대적인 평가가 가능하며, 이로 인해 비교적 정확한 ‘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것이다. 역으로 조직 내 면접관의 경우 주로 업무를 같이 보는 사람들과의 제한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충분히 다양한 수준의 사람들을 경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면접관의 판단은 지원자 수준에 대한 객관적 평가라기 보다는 ‘내 주변 사람들을 기준으로 하여 지원자를 비교해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이 평가자로서의 기준 상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고 이와 관련된 제반 오류에 주의해야 한다.
면접관 교육의 필요성 및 면접관 교육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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