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인
[한국심리학신문=김혜인 ]
상대방의 얼굴을 모른 채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 러브 이즈 블라인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연애 실험: 블라인드 러브>의 공식 포스터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연애 실험:블라인드 러브는 벌써 시즌6까지 방영된 인기 있는 연애 리얼리티 쇼이다. 30명 정도의 남녀가 번갈아 가며 여러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10일 후 가장 끌리는 이성을 고르는 것이 기본 규칙이다. 그러나 이 시리즈가 전 세계의 많은 이들로부터 인기를 끈 것은 이런 평범한 스토리 때문이 아니다. 이 리얼리티 쇼만의 특별한 규칙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무려 참가자들은 서로를 최종 선택하기 전까지 얼굴을 확인할 수 없다! 자신의 외형에 관해서 설명하는 것이 금지된다. 얼굴도 모른채로 이들은 오로지 목소리와 나눈 대화의 내용만으로 자신의 연애 상대를 선택해야 한다.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데, 사랑에 빠지는 것이 가능한가 싶기도 하겠지만, 이 쇼의 참가자들은 목소리만 아는 상대에게 자신의 온 마음을 다 주기도 하고 결혼할 결심을 하기도 한다. 이런 리얼리티 쇼에서 실제로 커플이 맺어지는 것을 보면 외모가 사랑을 하는데 그다지 큰 요소로 작용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외모의 중요성
하지만 위에서 말한 예시는 다른 국가의 상황에 해당한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외모라는 기준을 제외한 채로 연애 리얼리티 쇼가 성공한 적은 없다. 아무래도 한국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외적인 요소들을 중요시하고 더 신경 쓰고 평가하려는 경향이 기저에 깔려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실제 한국에서는 연애 상황에서 외모가 어느 정도로 중요할까? 통계자료에 따르면, 29세 이하의 젊은 층에서 외모가 중요하다고 답한 사람이 30~50세 정도 사이의 중년층이나 60세 이상의 노년층보다 높은 비율을 기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연애를 가장 많이 하는 나이대의 사람들에게 외모는 연애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외모지상주의에 찌든 국가라며 한탄할 수 있으나 사실 이런 현상은 후천적인 것이 아닌 과학적으로 증명된 선천적인 경향이라고 볼 수 있다.
외모지상주의가 만들어낸 문제점
외모만 중시하려 하는 우리 사회의 단편적인 모습들이 기형적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 문제를 고치는 것은 어렵다. 이미 아주 오래전부터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외모지상주의 사회에서 드러나는 대표적인 문제점은 바로 외모 강박증이다. 외모 강박증은 단순히 외모에 대한 신경 씀을 넘어서서 과한 염려와 집착을 통해 일어난다. 외모 강박증이 있는 사람들의 무려 절반이 하루 3시간 이상을, 외모를 가꾸고 점검하는 데에 소비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렇게 하루 종일 본인의 온몸을 평가하고 신경 쓰다 보면 신체의 아주 작은 결점이나 마음에 안 드는 점이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결국 상당수의 사람이 성형외과나 피부과로 향하고, 스스로를 갉아먹다가 우울증 환자가 되고 만다. 이처럼 외모지상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사람들은 과하게 외모에 신경 쓰는 경향을 보인다.
외모보다 더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물론 우리는 미적으로 아름다운 사람에게 과학적인 측면에서 끌릴 수밖에 없다. 뇌과학적으로 남성은 예쁜 여성을 보았을 때 안와전두피질, 측과핵 같은 취미활동을 하거나 좋아하는 음식을 먹을 때 활성화되는 뇌 영역이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결국 사람이라면 선천적으로 예쁨과 잘생김에 이끌린다는 것인데 이에 절망하기는 이르다. 외모 외에도 사람에게 호감이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영역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에게서 풍기는 분위기나 패션센스는 얼굴이 뛰어나지 않아도 자기관리를 통해 얻어낼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뛰어난 유머 감각이나 여유로움, 자신감 넘치는 모습 역시 그 사람의 내면적인 매력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수단이다. 자기 외모를 스스로 낮게 평가하고 자존감을 하락시킬 시간에 스스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을 가꾸어 나가는 것이 진정으로 아름다운 나를 위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지금까지 자신의 외적인 모습만 보고 실망하고, 자책했다면, 앞으로는 바꿔 나가보자. 사람의 진실한 아름다움은 언제나 내면에 존재하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출처]
외모 자존감 수업(도서) -부운주
연애 상황에서의 외모의 중요성 -KOSIS 국가통계포털(kosi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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