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빈B
[한국심리학신문=조수빈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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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2024년의 거의 절반이 지나갔다. 이렇게 새로운 달을 몇 번 더 지나 보내면 우리는 또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해야 한다. 당신은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할 때 어떤 기분이 드는가?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할 때 새로운 시작에 대한 설렘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것에 대한 공허함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사실 필자는 하루하루 늙어가는 것이 두렵다. 언젠가 청년 시기를 떠나보내고 새로운 시기를 맞이해야 한다는 사실 또한 참 두렵게 느껴진다. 나이가 드는 것은 모든 인간이 피해 갈 수 없는 것인데, 왜 이것을 받아들이지 못할까? 나이 먹는 것이 왜 두렵게 느껴지는 걸까? 곰곰이 생각했다. 인간이 늙어감에 있어서 내가 걱정하는 부분은 무엇인지 말이다.
“그래도 35살 전에는 결혼해야 하지 않겠니?...”, “20대 후반인데 아직도 취업을 못했어?...” 등과 같은 누가, 언제 만들었는지도 모르는 사회의 기준은 ‘미래의 내가 나이에 맞는 과업을 달성하지 못하면 어쩌지?’라는 걱정을 하게 만든다. 이러한 걱정이 결국 나이 먹는 것을 두렵게 만드는 것이다. 미래에 대한 부담감을 가득 안은 채로 어떻게 행복을 꿈꿀 수 있겠는가.
언젠가 노년기를 맞이하며 받아들여야 하는 변화 또한 나이 먹는 것을 두렵게 만든다. 빈곤, 질병, 퇴직, 고독은 노인의 4대 고통이다. 악화되는 건강은 더 이상 경제적인 책임을 질 수 없게 만들고, 사회에서의 역할을 잃은 상태로 나의 존재가치와 쓸모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것은 큰 두려움이다. 사람의 인생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기에 미래에 나의 노후가 충분히 준비되어 있을 것이라는 보장도 할 수가 없다. 또한 증가하는 핵가족화와 빨라지는 세대 차이는 노년기의 심리적 고독함을 악화시킨다는 사실이 미래를 불안감으로 이끈다. 많은 미디어 속에서 묘사되는 노인의 부정적인 이미지와 그에 따른 낙인 또한 미래를 무기력하게 만든다.
이에 더하여 나이를 먹어갈수록 마주해야 하는 이별이 많아진다는 것도 외면하고 싶은 사실이다. 함께하던 반려동물, 함께하던 사람 등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죽음에 가까워진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신에게 빌어서라도 시간을 멈추고 싶은 마음이 든다.
나이 듦은 여전히 필자의 마음에 두려움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지나간 젊음을 그리워하고, 나이 듦을 두려워하면서 남은 인생을 살기에는 앞으로 나에게 주어질 하루하루가 너무나도 아깝지 않은가? 이제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나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갈 준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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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탐색하고, 사회적 기준이 아닌 나의 주관적인 시선으로, 나의 속도대로 내 삶을 꾸려나가려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익한 교수는 “일에 정성과 사랑을 담는 것은 자기 속도로 하는 사람의 경우가 더욱 바람직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라며, “내면에서 요구하는, 자신에게 어울리는 시간대에 맞게 목표설정을 하고, 항상 인생을 자신의 페이스대로 이끌어가길 권한다··· 자기다운 삶을 살아가는 것은 무엇보다도 소중한 성공이다.”라고 말했다. 모두가 알고 있는 것처럼 인생에 정답은 없다. 사회적인 요구와 평균이 어떻든지, 나만이 할 수 있는, 나만의 인생을 살아가 보자.
나이 듦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년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변화시켜야 한다. 강신주 철학자는 한 프로그램에서 나이 듦에 대해 나이 드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 나이 드는 것이 이런 것임을 깨닫는 것의 중요함을 강조했다. 이에 더하여 “300년 전만 해도 ‘나이 들었다’라는 것은 최고의 지혜이다. ··· 하지만 신제품이 늘어가면서 늙음이 저주받은 것, 무능력, 무기력으로 여겨지기도 한다.”라는 말과 함께 하지만 사람은 기계제품과 다르다는 것, 지금까지 쌓인 경험과 지혜가 얼마나 가치 있는지를 아는 것의 중요함을 언급했다. 강신주 철학자의 말처럼 우리는 노인을 단순한 약자와 부양 대상으로만 대할 것이 아니라 마땅히 존경받아야 할 존재로 인식하고, 그들의 삶을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시켜야 할 것이다. 어린 시절의 우리가 어른들에게 걸음마를 배우고 한글을 배웠던 것처럼, 우리도 그 당시 어른들에게 새로운 기술과 문화에 대해 가르쳐주는 것을 꺼려하면 안 된다. 키오스크 앞에서 주저하는 어르신이 있다면, 먼저 다가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보는 건 어떨까?
마지막으로, 이별은 슬프다. 마땅히 슬퍼해도 된다. 하지만 아직 오지 않은 그 순간의 두려움 때문에 지금 주어진 시간을 우울하게 보낸다면, 슬픈 순간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 배가 되는 슬픔과 죄책감으로 훨씬 더 힘든 날들을 보내야 할 수도 있다. 함께하는 시간 동안 후회 없이 사랑하자. 이별의 순간이 다가왔을 때 최소한의 후회만 남길 수 있도록 말이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자. 아직 오지 않은 일에 대해 걱정하는 슬픈 마음보다 남은 시간 동안 함께 더 많이 쌓아갈 즐거운 추억을 생각하자.
한 번에 내 생각을 완전히 바꾸기는 어려울 수 있다. 또한 나이 듦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살아가는 와중에도 가끔 시간에 대한 슬픔이 당신에게 찾아올 수 있다. 하지만 하나씩, 천천히 하면 된다. 슬픔이 느껴질 때마다 당신이 노력해 온 긍정의 힘이 당신을 도울 것이다. 그러다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더 아름답고 우아하게 늙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참고문헌>
강유선. (2021년 2월 11일). [우리도 결국 노인이 된다①] 빈곤·질병·퇴직·고독 … 4苦에 시달리는 노인들. 투데이신문. https://www.n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77115
김교수의 세 가지. (2022년 1월 25일). 나만의 속도를 알아차리는 법. 조급함은 금물. 서열 중심 사회에서 벗어나기. 주체적인 삶 회복하기. 주체성을 회복하기 위한 준비. 나에게 맞는 속도와 시간 세팅하기.[영상]. youtube.
https://youtu.be/5krwdmSYb3Q?si=3zGVzqMYKid6GRim
사피엔스. (2020년 11월 1일). 강신주 철학자 #4 | 나이 들어도 20대를 흉내내는 사람들, 모두 상술이다? | #어쩌다어른 #사피엔스[영상]. youtube.
https://youtu.be/6NCLAdmc2lQ?si=hJDVgpvmcOcQ9P6k
조수현. (2019). 사회위험수준 인식이 노인에 대한 낙인에 미치는 영향 : 사회적 관계망의 조절효과를 중심으로 (석사학위,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R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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