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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이나경 ]


출처 : Pixabay

"대학교 졸업 후에 취업하지 못할까봐 걱정이야...."

"다음 주에 토익 시험을 보는데 800점 못 넘으면 어떡하지...."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힘들었던 경험이 있는가? 필자 또한 걱정이 많은 사람으로서 크고 작은 여러 걱정 때문에 고통스러웠던 경험이 있다. 그렇다면 걱정이 많은 사람과 걱정이 적은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 또한 일상 속 수많은 걱정 속에서 슬기롭게 살아가는 방법은 무엇일까?



대체 '걱정'이 뭔데?


걱정에 대한 표준국어대사전의 정의를 살펴보면, 걱정이란 '안심이 되지 않아 속을 태움'을 의미한다. 걱정은 많은 사람이 경험할 수 있는 일상적인 현상이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친구관계에 대한 걱정이나 진로에 대한 걱정 등은 그 정도가 과도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걱정들은 꽤 현실적이고, 일부는 통제할 수 있으며,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는 긍정적인 기능을 한다. 하지만 걱정의 강도가 심해서 통제가 불가능하다고 여기거나 일상생활을 방해한다면 이는 병리적인 걱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병리적인 걱정은 범불안장애의 핵심 특징으로 정의된다. 

 

그렇다면 걱정이 많은 사람의 특징은 무엇일까? 먼저, 걱정이 많은 사람은 불안 수준이 높으며, 최악의 결과를 생각하는 파국적인 사고를 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불확실한 것을 견디기 힘들어하며, 완벽을 추구하기 때문에 자신이 걱정하는 상황을 통제하고자 한다. 이 밖에도 자신의 모습이나 미래에 대한 높은 기대치를 가지고 있다는 특징을 보인다. 

 


상상력이 좋은 사람이 걱정이 많다?


심리학자 김경일 교수는 걱정의 원인으로 상상력을 지목했다. 한마디로 걱정하기 쉬운 일이니까 걱정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다. 우리가 어떤 걱정을 한다는 것은 그 걱정의 내용이 머릿속에서 잘 그려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최근에 취업이 어려워 힘들어하는 인물의 모습을 담은 영화나 드라마를 보았다면 취업난에 대한 상상이 비교적 쉽다. 이렇게 걱정하기 쉬운 일이란 결국 상상하기 쉬운 재료를 많이 접했다는 것이다.

 

또한, 영국 런던 왕립대학 연구진은 걱정과 상상력 사이에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신경생물학자 퍼킨스 박사는 걱정과 상상력의 관계를 뇌의 구조에 따라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부정적인 생각을 만들어 걱정하는 사람들은 뇌 속의 내측 전전두피질이 활성화되어 있다고 한다. 내측 전전두피질은 여러 가지 위협을 인식하는 역할을 하며, 이곳이 활성화된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더 쉽게 공포를 느낀다. 따라서 주변에 위협이 없어도 공포를 느끼거나 부정적 감정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에 따라 상상력이 지나치게 풍부해 있지도 않은 위협이나 부정적인 사건을 머릿속으로 만들어 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박사는 언급한다. 

 


걱정을 다루는 방법


걱정이 많아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면,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을까? 김경일 교수는 걱정이 있는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말하며, 걱정을 줄이기 위해서는 작은 것이라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미래의 일을 걱정하며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당장 눈앞에 있는 것에 집중하여 무엇이라도 시작하라는 것이다. 무언가 시작하면 걱정이 자연스럽게 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취업난으로 인해 취직하지 못하게 되는 것을 걱정하기보다 당장 다음 주에 마감인 과제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또한 주변에 걱정이 많은 지인이 있다면 작은 것부터 시작해 보기를 권유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출발점을 설정하지 못해 걱정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출발점을 제시해 주거나 성공한 사람들이 처음으로 했던 것에 대한 사례를 제시해 주는 것이 좋다.

 

또한 심리학자 케이트 스위니는 걱정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방법에 대해 3단계로 설명한다. 첫 번째 단계는 걱정이 무엇에 대한 걱정인지 꼬리표를 붙이는 것이다. 두 번째 단계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할 수 있는 행동을 정리하는 것이다. 마지막 세 번째 단계는 할 수 있는 조치를 다 했다면, 몰입이나 명상 등 심리상태를 조절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다. 이처럼 자신이 하는 걱정 자체에 대해서 들여다보는 과정이 중요하다. 또한,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일이라면 그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통제할 수 없는 일이라면 자신의 눈앞에 놓인 다른 일에 집중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미국의 심리학자 어니 젤린스키는 자신의 책을 통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람들이 자주 하는 걱정거리의 40%는 절대 일어나지 않는 일에 대한 것, 30%는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것, 22%는 사소한 고민, 4%는 우리가 바꿀 수 없는 일에 대한 것이다'. 결국 우리가 고민을 통해서 대처할 수 있는 것은 4%밖에 되지 않으므로 부질없는 걱정이나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지 말라는 얘기다. 과도한 걱정은 분명 우리의 일상을 방해한다. 때로는 의욕을 떨어뜨리고 자신을 자책하게 만든다. 하지만 내가 지금 바꿀 수 없는 일보다는 걱정을 활용하여 지금부터 바꿔나갈 수 있는 일에 집중한다면 보다 원하는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출처]

윤한나. "범불안증상 완화를 위한 걱정 노출프로그램의 효과성." 국내석사학위논문 대구대학교 대학원, 2024. 경상북도

사피엔스 스튜디오, "우리가 하고 있는 걱정 중 무의미한 걱정이 96%?! 쓸데없는 걱정을 사서 하는 현대인 뼈 때리는 심리학자 [심리읽어드립니다] | 김경일 심리학자" (2022)

https://www.youtube.com/watch?v=XalL7K7dfOY

부산일보, "[밀물썰물] 원영적 사고". 강병균. (2024)

https://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4051418132950645

BBC NEWS 코리아, "걱정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은 이유". (2020)

https://www.bbc.com/korean/international-53956248

직썰, "걱정이 많다고요? 당신은 천재일지도 모릅니다". (2015)

https://www.ziksir.com/news/articleView.html?idxno=2461

표준국어대사전, 걱정

https://ko.dict.naver.com/#/entry/koko/6dc6bd16ad7643bfab96f1586f3fbcc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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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6-17 20: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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